[오태훈의 시사본부] 라디오 복귀 황정민 "전혀 다른 남자와 연애하는 기분"

KBS 2020. 6. 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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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황정민 아나운서, 진행 시간대 바꿔 라디오 복귀... 최근 100일 맞아
- 오후 2시 <뮤직쇼>로 돌아온 이유? 새로운 시간에 새로운 사람과 새롭게 시작하고파
- 19년동안 <FM대행진> 진행, ‘엄마없는 아침 맞았던’ 자녀들과 시간 보내고자 휴직
- <FM대행진> 하차, 진행하는 동안 최선 다했기에 아쉬움 없어
- 나에겐 ‘아무튼 라디오’ 라디오를 제일 좋아하고,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라디오
- <황정민의 뮤직쇼>, 편안함과 휴식 줄 수 있는 시간 됐으면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6월 12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황정민 KBS아나운서(‘황정민의 뮤직쇼’ 진행자)


▷ 오태훈 : ‘라디오 퀸의 귀환, 라디오의 전설 그녀가 돌아온다.’ 지난 3월 초였습니다. KBS의 황정민 아나운서가 황정민의 뮤직쇼 DJ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전하는 많은 기사에 이런 제목이 달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화요일에 복귀 100일을 맞았다고 하는데 예고를 1부에서 드렸는데 벌써부터 문자가 와있어요. 햅티아 님께서 ‘황정민 아나운서가 돌아왔나요? 어디서 뭐 하시다가 돌아오셨나요. 방송 다시 시작하셨나요?’, 백채정 님 ‘어머나, 오후의 메가 비타인 우리 황 족장님이 여기에 나오시는군요. 오해 마세요. 시사계의 주윤발...’ 아이고, 아이고. ‘오태훈 님 방송 듣고 비타민 복용하러 갈 거예요.’ 이렇게 또 문자들을 보내고 계십니다. 황정민의 뮤직쇼로 돌아오신 황정민 아나운서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황정민 : 안녕하세요? 어머, 나 몰랐네. 시사계의 주윤발이셨구나.

▷ 오태훈 : 아니, 그건 아니고요. 원래 이런 거 막 하면 쑥스럽고.

▶ 황정민 : 저는 오태발인 줄 알았는데 주윤발이셨구나. 아, 그러시구나. 얼굴 빨개지셨어요.

▷ 오태훈 : 저는 반갑기도 하고 참 오늘이 걱정이 되기도 했었어요.

▶ 황정민 : 저도 너무 떨리는 거 있죠.

▷ 오태훈 : 그러니까 평소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제가 초대석에서 많은 분들과 말씀을 나누는데 황정민 선배님께서 오신다고 하니까 왠지 반갑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거 또 내가 더 잘 진행을 해야 하는데.

▶ 황정민 : 아니, 깜짝 놀랐어요. 왜냐하면 오태훈 씨가 아까 하는 것 들었거든요. 그런데 막 거기서 너무 ‘여야 간에 그런 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삼성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막 너무 그런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다가 촉촉하게 ‘라디오 퀸의 귀환.’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너무 스위트 가이신데요.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잘 적응하고 있다고 보시죠?

▶ 황정민 : 그럼요. 너무 잘하고 계시고 자랑스러워요. 이렇게 또 시사본부 하고 계시니까 딱 자리를 잘 잡고 계셔서.

▷ 오태훈 : 진행은 제가 하겠습니다. 복귀하신 지 100일 되셨어요.

▶ 황정민 : 화요일이 딱 100일이었으니까 오늘이 102일째?

▷ 오태훈 : 원래는 아침의 퀸이었잖아요.

▶ 황정민 : 저요? 그런데 왜 저도 본 영화 또 보기는 싫더라고요. 그러니까 다른 시간대에 다른 모습으로 청취자들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냥 FM대행진을 만약에 하게 됐다면 편했겠죠. 왜냐하면 그동안 해왔던 게 있고. 그런데 좀 새로운 것.

▷ 오태훈 : 내 몸에 맞는 시간이라고 생각이 될 거 아니에요.

▶ 황정민 : 그렇죠. 그런데 정말 저는 하루 종일 예전에는 7시부터 9시까지가 제일 쌩쌩했어요. 그런데 그게 자기가 맞춰가는 것 같아요. 지금은 2시부터 4시까지가 그냥 딱 그야말로 2시의 메가 비타민. 그때가 딱 좋아요. 이렇게 맞춰가는 거죠, 뭐.

▷ 오태훈 : 이런 문자 나올 줄 알았어요. 김정은 님께서 ‘황정민 선배님이에요? 오태훈 씨가 한 10년쯤은 선배로 보이는데요.’

▶ 황정민 : 여기 화질이 굉장히 좋아서 제가 걱정이 되는데. 그런데 약간 연애로 치자면 전혀 다른 남자를 만나는 느낌? 그러니까 FM대행진을 듣는 분들은 출근하면서 정말 그분들도 바쁘고 저도 바쁘고 그러니까 제가 지금도 말이 빠르기는 하지만 그때는 조금 더 텐션 업 됐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좀 듣는 분들도 여유로우신 것 같아요, 이 시간대가 2시부터 4시까지는. 그래서 조금 차분하고 음악 선곡이 워낙 우리 이정윤 PD, 최지원 PD 같이 하는데.

▷ 오태훈 : 완벽한 제작진과 함께하시네요.

▶ 황정민 : 저희 진짜 갑자기 또 단어가 생각이 안 나네요, 이거. 그래서 선곡 맛집에다가 또 라디오 퀸이라고 내가 이야기하기는 그런데 그렇게 해서 저희가 좋은 팀으로 2시부터 4시까지 아주 편안하고 알차고 할 이야기는 다 하고 좋아요.

▷ 오태훈 : 그러니까 뮤직쇼와 FM대행진과는 다르잖아요.

▶ 황정민 : 너무 다르죠.

▷ 오태훈 : 많은 분들께서 FM대행진 때의 기억들을 많이 갖고 계실 거예요. 통통 튀는 진행에다가 또 연기 많이 하셨고 그리고 이제 노래도 직접 부르시기도 하고.

▶ 황정민 : 저 뮤지션의 피가 흐르나 봐요.

▷ 오태훈 : 그러니까요.

▶ 황정민 : 얼마 전에도 저희 스윗소로우의 김영우 소장님이 저희 게스트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로고도 만들었어요, 제가 불러서.

▷ 오태훈 : 그래요? 이번에도 로고를 직접 부르셨어요?

▶ 황정민 : 네, 그냥 제가. 주변에서 너무 원해서 제가 했죠. 노래를 그동안은 많이 안 불렀었는데 그렇게 하고 연기는 사람들이 저한테 연기 한번 해보지 그랬냐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제가 그게 오랜 기간 가지는 않는데 순간 뭐 이렇게 보면 얼굴에 우리가 바른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막 갑자기 ‘부부의 세계란 무엇인가.’ 뭐 이렇게 해서 그 순간만 딱 나오는 거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 오태훈 : 그러니까 황정민 선배가 떠나고 나서, 황정민 아나운서가 떠나고 나서 그 다음을 박은영 아나운서가, 지금은 퇴사를 했지만 이어받았는데 많은 아나운서들이 그 부분을 지적했어요. 그 연기 부분에 대해서. 황정민에 버금 갈 수 없다, 노력은 하는데 쉽지 않다 이런 이야기를 참 많이 했었잖아요.

▶ 황정민 : 저는 좋아해요. 그런 거 따라하는 거 되게 좋아하고요. 여러 목소리 내는 거 좋아하고요. 조우종 씨는 요즘 어떤가요? 조우종 씨 하는 건 제가.

▷ 오태훈 : 지금은 조우종 씨가 하잖아요.

▶ 황정민 : 그럼요.

▷ 오태훈 : 들어보셨어요?

▶ 황정민 : 네, 조우종의 FM대행진.

▷ 오태훈 : 평가해보신다면?

▶ 황정민 : 그냥 남의 프로그램 평가하는 것만큼 또 재미있는 게 없잖아요, 우리끼리는.

▷ 오태훈 : 그렇죠.

▶ 황정민 : 남의 의식하지 말고 경쟁사 의식하지 말고 그냥 자기 패턴대로 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지금은 남을 굉장히 의식하는 것 같은, 어깨에 힘을 조금 더 빼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그런데 조금 시간이 필요하죠, 라디오는. 그렇지 않아요?

▷ 오태훈 : 그럼요. 진득함이 있어야 하죠.

▶ 황정민 : 맞아요.

▷ 오태훈 : 6799님께서 ‘방가방가, 목소리가 더 젊어지신 것 같아요.’, 8156님, 이거 계속 나오네. ‘선배님이시라고요? 거짓말.’ 4742님께서 ’황정민 아나운서 정말 오랜만입니다. 요즘 무슨 방송 하시나요?‘ 황정민의 뮤직쇼 2시부터 4시까지 KBS 쿨FM에서.

▶ 황정민 : 89.13이거든요. 그러니까 12시부터 2시까지는 여기 97.3에서 오태훈의 시사본부 들으시고 잠깐 머리 식히고 음악 듣고 싶으시면 89.13MHz KBS 쿨FM 황정민의 뮤직쇼로 놀러와주세요.

▷ 오태훈 : 그렇죠. 그러니까 머리를 조금 식히고 싶은 분들은 거기로 가시고 또 저희 끝나고 나면 이규원 선배님이 또 이 시간에 계속하고 있으니까 또 계속해서 들으실 분들은 또 계속 들어주셔도 될 것 같고요. 0315님께서 ‘누나, 저 누나라고 생각할 만큼 친근해요. 황정민 아나운서 책 낸 거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2205님 ‘제 느낌에는 왠지 황정민 아나운서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말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라고 의견 주셨는데 황정민 아나운서 이야기를 하면 황족들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잖아요.

▶ 황정민 : 그렇죠. 저희 황정민의 뮤직쇼를 듣는 가족이 됐죠, 이제. 그런데 이제 예전에는 FM대행진. 그러니까 저도 처음에 하는데 2시 몇 분인데 하도 7시 몇 분 하는 게 입에 붙어서 ‘지금 시각은 7시 몇 분입니다.’ 이렇게 한 거예요, 2시에 하면서. ‘어머, 아닌데.’ 뭐 이런 적도 있었고 아직도 ‘안녕하세요? FM대행진 황정민이에요.’ 이게 더 입에 익숙해요.

▷ 오태훈 : 입에 익죠?

▶ 황정민 : 네, 그런데 뮤직쇼의 저는 또 새로운 우리 청취자들하고 익숙해지는 시간이어서 100일 동안은 어떤 분들이 듣나. 완전히 다른 분들이 듣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분들이 듣는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지 그거에 대해서 매일매일 문자 보면서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약간 기억에 남는 순간이 첫날은 좀 다들 그렇잖아요. 영화 개봉하는 감독님들도 그렇고 사람들이 올까 그랬는데 첫날 정말 다들 기다렸다가 문자를 확 보내주신 거예요. 그래서 우와 그러다가 100일째 되는 날 100일이라고 특별히 말씀을 안 드렸는데 그냥 듣고만 계시던 분들이 또 문자를 확 보내주시니까 제가 이렇게 문자에 약해요. 문자가 조금 덜 온 날은 ‘내가 오늘 뭘 잘못했나?’

▷ 오태훈 : 남죠, 그게 계속 머릿속에. 끝나고도 남아요.

▶ 황정민 : 태훈 씨도 그래요?

▷ 오태훈 : 그럼요. 그래서 저는 아예 문자를 잘 보기 힘들어요, 여려서.

▶ 황정민 : 이렇게 마음이 여리고 촉촉하신데.

▷ 오태훈 : 3267님께서 ‘황정민 아나운서 떠나시고 제 라디오에서 89.1를 지웠는데... 돌아오셨다는 말을 듣고 얼마 전에 다시 살렸어요.’

▶ 황정민 : 매일매일. 그러니까 매일 들으시는 분은 약간 지겨울 수가 있을 텐데, 매일매일. ’어머, 어디 계시다 지금 오셨어요?‘

▷ 오태훈 : 계속 그런 문자가 오죠?

▶ 황정민 : 네, 매일. 그래서 어머, 이걸 코너로 만들어볼까 싶을 정도로. 그런데 진짜 감사합니다, 다시 찾아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그런 마음이 매일 드는 거 있죠. 그리고 20년 안 채웠다고 저보고 막 바보 같다고, 20년 딱 채우지.

▷ 오태훈 : FM대행진은 19년 하셨어요.

▶ 황정민 : 그랬는데 그때 딱 아이 육아휴직이 마지막이었어요, 그때 안 쓰면 못 쓰는 거여서. 사실 결혼하고 나서 결혼하기 전부터 했으니까 한 번도 아이들은 제가 아침에 없는 거예요, 늘.

▷ 오태훈 : 그러네요.

▶ 황정민 : 그래서 그게 늘 아이들한테는 어떻게 보면 한이 된 거죠. 그래서 육아휴직을 한 번 써야겠다 이렇게 생각해서 그야말로 아침에 늦잠도 자고는 아이들하고도 하고. 그래서 1년 더 채웠으면 물론 20년이니까 뭔가 의미가 있기도 했겠지만 저는 그냥 이거 매일매일 그냥 열심히 해야지 ‘나 20년 채워야지.’ 이런 생각 갖고 시작한 게 아니어서.

▷ 오태훈 : 매일매일 그냥 하다 보면 한 주가 금방 지나가고, 한 달이 금방 가고 이렇게 되잖아요.

▶ 황정민 : 그러니까요. 그래서 그런 거에 대한 아쉬움은 별로 없어요.

▷ 오태훈 : 아이들 많이, 남매 많이 컸죠?

▶ 황정민 : 네, 이제. 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이고 중학교 1학년이어서 남들은 막 다 군대 가고 이러는데 우리 집 애들만 안 크는 것 같기도 하고.

▷ 오태훈 : 그런데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목소리도 그렇고 외모도 그렇고 전혀 변함이 없으세요.

▶ 황정민 : 또 이렇게 보시면서. 새빨간 거짓말을 또 이렇게 하시네.

▷ 오태훈 : 지금 그 목소리가 참 포인트였잖아요.

▶ 황정민 : 그런데 라디오 하다 보면 그냥 저도 모르게 이렇게 기분이 조금 좋아지고 그런 게 있어요. 그리고 왜 어제도 그런 이야기했었는데 ‘아무튼 시리즈’가 있었잖아요. 뭐 아무튼 라디오, 저는 아무튼 라디오인 것 같아요. 라디오를 제일 좋아하고 이렇게 말하면 조금 그렇지만 제일 잘하는 게 라디오인 것 같아요.

▷ 오태훈 : 제가 알고 있기로는 TV 뉴스도 많이 하셨고 또 TV 진행도 엄청나게, 예능도 많이 하셨잖아요.

▶ 황정민 : 네, VJ특공대나 도전지구탐험대나 그때 TV도 많이 했었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라디오도 ‘야, 그 정도 했으면 네가 안 해도 네가 하는 줄 알아. 그냥 그거 하지 말고.’ 왜냐하면 FM대행진을 했을 때 아침 시간에 있는 TV도 못 하지만 밤에 있는 TV도 못 하거든요. 한밤중에 하는 건 할 수 없었는데 그래도 그때는 너무 좋았어요. 하는 게 너무 좋고 이거 없으면 안 될 것 같고. 사실 휴직하기 전에도 일을 안 하는 것에 대해서 약간 불안하더라고요. 왜냐하면 늘 일을 하는 저에 대한 평가만 제가 내려왔기 때문에 일을 안 하고 그냥 있는 나에 대해서 좋게 생각할 수 있을까 이랬는데 또 휴직하고 일 안 하니까 그때 또 잘 맞더라고요.

▷ 오태훈 : 그러니까 아이들은 엄마가 없는 아침을 계속 보내왔다가 한 3년 정도 여유 있게 같이 있다가 이번에 다시 또 출근을 하신 거 아니에요. 뭐라고 해요?

▶ 황정민 : 그냥 이제는 아침에 같이 있으니까 많이 안정되고 좋은 것 같아요. ‘그동안 나 없이 어떻게 얘네들이 아침을 먹고 학교를 다니고 그랬지.’ 뭐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고 그냥 라디오 하는 거 신기해해요, 다시 하니까. 그러면서 ‘엄마 재미있게 해.’

▷ 오태훈 : 안상민 씨가 이런 질문 주셨어요. ‘앞서서 잠깐 말씀을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라디오 DJ 복귀를 FM대행진이 아닌 뮤직쇼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다시 이야기해 주세요.’

▶ 황정민 : FM대행진은 왜 연애할 때 잘 못 해 준 사람이 오히려 더 매달린대요. 그런데 저는 FM대행진을 하는 동안에 정말 제 최선을 해서 사랑했기 때문에 그걸 그만 두고 나서는 다시 돌아가야지 하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 오태훈 : 충분한 사랑을 했다?

▶ 황정민 : 네, 나는 여기에는 이 정도면 됐고 또 새로운 시간대에서 새로운 사람들하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 오태훈 : 이제 진짜 황정민의 뮤직쇼다?

▶ 황정민 : 네.

▷ 오태훈 : 0579님께서 ‘갑자기 비타민 주사 맞는 느낌입니다. 30대 초반 목소리입니다. 이런 상큼한 목소리 하루 내내 들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루 내내 듣으실 수 없지만 2시부터 4시까지 쿨FM에서 들으실 수 있고요. 여유당 님은 ‘고민되네요. 2시부터 4시까지 이규원 아나운서 방송 들어왔는데 이제 뮤직쇼 들어야 하나요. 배신해야 하나요. 고민 좀 크크.’

▶ 황정민 : 배신의 아이콘. 89.1 황정민의 뮤직쇼로. 가끔 놀러오세요. 안 들은 분이 있어도 한 번 듣고 안 듣지는 않으실 거예요.

▷ 오태훈 : 그 질문을 저는 꼭 드리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지난 3년 동안 쉬실 때 음악들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트렌드가.

▶ 황정민 : 그렇죠.

▷ 오태훈 : 그러니까 과거에 FM대행진 했을 때 내가 알고 있던 음악의 패턴이라든가 흐름들이라든가 이런 익숙했던 것들이 잠시 쉬었는데 그 잠시 쉰 순간에 특히 우리 가요라든가 이런 게 확 바뀌어 버렸어요.

▶ 황정민 : 맞아요.

▷ 오태훈 : 그때 뮤직쇼를 그러면 딱 시작했을 때 그 포인트를 어디에 두세요?

▶ 황정민 : 그래서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 제가 그동안 음악을 계속 들은 것도 아니고 그리고 워낙 방송 환경이 바뀌면서 너튜브나 이렇게 화면이나 아주 짧은 걸로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하지 싶었는데 첫째는 라디오는 듣는 분들이 계속 들으니까 많은 변화가 있지는 않았더라고요. 그리고 음악 같은 경우에는 이제는 아이들이 그냥 요즘 음악을 너무 많이 듣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아이들 하고 같이 있으면서 계속 음악을 듣다 보니까 그게.

▷ 오태훈 : 아, 아이들의 음악을 따라갈 수 있으니까.

▶ 황정민 :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 오태훈 : 그러니까 음악을 저도 참 좋아해서 과거에는 다양한 음악들을 많이 들었는데 언젠가부터 음악을 많이 안 듣고 있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인데 나만 모르고 있는.

▶ 황정민 : 그런 경우가 많죠.

▷ 오태훈 : 왠지 소외되는 것 같고 제가 불쌍해지더라고요.

▶ 황정민 : 아니, 그런데 어떤 보편적인 감정이 있는 걸까 싶은 게 아이들이 이렇게 듣는 음악을. 저희 아이들은 정말 무슨 고장 난 테이프처럼 계속 노래를 부르거든요. 그런데 그 음악이 좋더라고요, 요즘 음악들도. 그리고 드라마 관련된 음악들도 많고 이러니까 금방 적응 했어요, 처음에는 조금 걱정했는데. 그리고 예전에 좋았던 음악들은 지금 들어도 좋고 지금 틀어도 좋고 하니까.

▷ 오태훈 : 황정민의 뮤직쇼가 그러면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면 좋을까요?

▶ 황정민 : 저는 FM대행진 할 때는 운전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 옆에 저 앉혀주실래요.’ 그러면서 애인 같은 DJ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그야말로 밥 잘 사주는 누나, 그냥 편안한 친구, 조금 더 편안함과 또 휴식을 줄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으면 좋겠고요. 뭔가 같이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들? 어제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요즘은 다들 평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그래서 자꾸 처지기도 하고 자기 목표했던 것보다 훨씬 못 미치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냥 다들 그래, 다들 그러니까.’ 그리고 뭔가 평균 레벨을 조금 더 낮춰서 그렇게 생각하면 ‘나도 평균 안에 들고 있고 사람은 다 똑같아, 다 좋아 보여도 그냥 저 사람은 저런 면이 있고 이 사람은 이런 면이 좀 힘들고.’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런 느낌? 그런 느낌을 같이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오태훈 : 황정민 아나운서하고 저하고 가끔씩 이야기를 하거나 뭐 어떤 자리에 있을 때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 저는 방송을 통해서 말씀을 나누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DJ가 옆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너무 신기해요, 지금. 그러니까 3533님께서 ‘반가워요. 정확한 발음 잘 들려요. 통통 튀는 생기발랄 밝은 엔돌핀 목소리도 좋고요.’라고 문자 보내주셨습니다.

▶ 황정민 : 벌써 끝난 거예요? 음악이 나오네요.

▷ 오태훈 : 2시에 또 방송하러 내려가셔야 하잖아요.

▶ 황정민 : 2시에는 89.1 황정민의 뮤직쇼 한번 놀러와 주시고요. 오늘 끝 곡은요.

▷ 오태훈 : 직접 소개해 주세요.

▶ 황정민 : 윤상의 달리기 골라봤어요. 이 노래도 힘들고 그야말로 햇살 속에 막 뛰어가는데 끝은 보이지 않을 때 그럴 때 이 노래 들으면 조금 시원해지고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우리 완주를 목표로 1등은 아니더라도 완주를 목표로 한번 가보자고요.

▷ 오태훈 : 윤상의 달리기 뮤직쇼 애청자 분들과 시사본부 애청자 함께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곡 들으면서 라디오의 퀸 황정민 아나운서 인터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황정민 : 오늘 초대해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 오태훈 : 저도 영광이었습니다.

▶ 황정민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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