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 김선생] 밥 한 톨 들어가지 않지만 맛있는 '키토 김밥'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2020. 6. 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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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보슬보슬'의 베이컨 키토 김밥을 집에서 만들어봤다.

서울 강남역 인기 김밥집 ‘보슬보슬’의 대표 메뉴인 ‘키토김밥’은 쌀밥이 한 톨도 들어가지 않는다. 밥 대신 노란 달걀지단으로 꽉 차 있다. 보슬보슬 사장 이용훈씨는 “김밥 한 줄당 무려 달걀 5알 분량의 지단이 들어간다”고 했다. 가늘게 채 썰어 넣은 덕분에 포슬포슬 보드랍게 씹히는 식감이 독특하다.

밥 대신 달걀지단을 넣을 아이디어는 손님들이 김밥을 주문하면서 “밥 양을 줄여달라”거나 “밥을 아예 빼고 말아달라”는 요청에서 얻었다. 키토는 ‘키토제닉 식단(ketogenic diet)’의 줄임말. “탄수화물을 되도록 먹지 않는 게 키토제닉이라서 그렇게 이름 붙였지요.” 이 곳 말고도 서울 낙성대역 ‘소풍가는날’, 신도림동 ‘앞산분식’, 프리미엄 김밥집 ‘마녀김밥’ 등이 밥을 아예 넣지 않거나 없다시피 한 김밥을 선보이며 ‘키토김밥집’으로 알려지며 손님이 몰리고 있다.

서울 강남역 '보슬보슬'의 키토김밥(왼쪽)과 베이컨키토김밥.

키토김밥이 인기를 얻는 건 요즘 얼마나 사람들이 키토제닉 식단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상태를 키토시스(ketosis)라고 하는데, 여기서 키토제닉이라는 말이 나왔다. 키토시스 상태에서 섭취하는 지방은 모두 에너지로 쓰거나 배출하고, 모자라면 몸에 쌓인 체지방을 태워 보충하기 때문에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자연스레 체지방이 줄어들게 된다는 게 이 식단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원리다. 키토김밥은 탄수화물을 덜 섭취할 수 있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맛이 훌륭하다. 그래서 보슬보슬의 '베이컨키토김밥' 맛을 떠올리며 집에서 만들어봤다. 주 재료는 김과 달걀, 베이컨, 마요네즈 딱 4가지로 단순하다. 김밥 말기를 잘 하지 못해 대신 해 준 아내는 "지단은 밥처럼 김에 착 달라붙지 않아서 말기가 좀 힘들지만 그래도 할 만하다"고 했다. 맛은 보슬보슬 수준은 아니지만 꽤 괜찮았다. 굳이 사 먹지 않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베이컨 키토 김밥 만드는 법은 동영상 참조.

베이컨 키토 김밥 김밥용 김 1장, 달걀 5개, 베이컨 4줄, 마요네즈·소금·식용유 약간씩 (1줄 분량) 1. 달걀을 풀고 소금으로 간 한다. 프라이팬을 달구고 식용유를 두른 다음 달걀 지단을 부친다. 얇고 길게 썬다. 2. 베이컨을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3. 김에 준비해둔 달걀지단을 최대한 모두 올린다. 베이컨 2줄을 지단 한복판에 놓고 마요네즈를 뿌린 뒤 남은 베이컨 2줄을 올린다. 4. 김이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김밥을 말고 한 입 크기로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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