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경유 2만t 유출에 '비상사태' 선포..사고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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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경유 2만t이 유출된 러시아 북부 크라스노야르스크주 노릴스크시(市) 카이예르칸 지역에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지난달 29일 유출 사고가 벌어진 후 일주일 만에 지방정부 차원에서 내려졌던 비상사태 수준을 확대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일 유출 사고를 논의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열고 지방 정부와 문제의 회사 대표 등을 호되게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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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에 동토 녹아 벌어진 사고" 추측
생태계 복원에 최다 10년 걸릴수도
복구 작업 1조7000억원 비용 소요 예상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경유 2만t이 유출된 러시아 북부 크라스노야르스크주 노릴스크시(市) 카이예르칸 지역에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지난달 29일 유출 사고가 벌어진 후 일주일 만에 지방정부 차원에서 내려졌던 비상사태 수준을 확대한 것이다.
AP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세계 최대 니켈·팔라듐 생산 업체인 '노릴스크 니켈'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한 발전소의 연료 탱크가 파손되면서 벌어졌다.
유출된 기름은 사고 현장에서 약 12㎞까지 퍼져 암바르나야강까지 붉게 물들였다.
◇푸틴 "SNS 통해 사건 파악하다니" 분노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일 유출 사고를 논의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열고 지방 정부와 문제의 회사 대표 등을 호되게 질책했다. 해당 화상회의는 생방송으로도 공개됐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크라스노야르스크주의 알렉산드르 우스 주지사는 이날 '지난달 31일까지 사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났으나 여전히 사고 원인과 책임자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경유가 유출된 사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31일께 인지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왜 우리 정부는 이틀 뒤에나 이를 알게 됐는가" "SNS를 통해 비상 상황을 알아야 하는 건가?"하며 크게 분노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내리고 특별수사위원회(Russian Investigative Committee)를 구성해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공장 관리인은 사고가 보고된 직후 구금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유출은 연료 탱크가 파손되며 원유가 지반으로 스며들며 발생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BBC는 올해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로 북극의 동토층 녹아 탱크 주변의 지반이 무너져 내리면서 균열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점쳤다. 일각에서는 탱크에 적정량 이상의 원유를 보관해 무게를 이기지 못한 탱크가 터졌다는 추측도 나온다.
◇러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유출 사고…"회복까지 10년"
알렉세이 크니즈니코프 세계자연기금 소속 전문가는 "이번 사고는 러시아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유출사고"라며 1994년 북부 코미 지역에서 벌어진 대량 원유 유출 수준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렉 미트볼 전 러시아 연방 환경감독청장은 "이번 정화 작업에는 1000억루블(약 1조75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생태계 복원에는 5~10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번 유출로 사고 주변 350㎢가 오염됐다. 푸틴 대통령은 "주변 토양이 모두 (유출된 기름으로) 흠뻑 젖은 상태"라고 말했다.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정부는 수백 명을 투입해 현지에서 유출 기름을 닦아내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릴스크 니켈 측은 "인력을 동원해 지금까지 340t의 원유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관계 부처 장관들도 일치된 의견을 내놓지 못했다.
유출된 기름에 불을 붙이는 방안에 드미트리 코빌킨 천연자원부 장관은 "이렇게 방대한 양의 기름을 태울 순 없다"며 "시약을 투입해 기름을 희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산청은 기름이 유출된 암바르나야강에 바지선 투입하자는 의견에 "수심이 얕아 불가능하다"며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암바르나야강에서 유출된 기름은 인근 퍄시노 호수와 카라해까지로 흘러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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