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리고 전셋값 뛰자..다시 고개드는 갭투자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집값 원상회복'을 강조하며 갭투자를 정조준한 고강도 규제 대책을 쏟아냈지만, 대책의 풍선효과로 전셋값만 되레 밀어 올리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결국 집값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99㎡는 지난달 28일 최고 1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는데, 올해 1월 최저 8억66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8400만원 올랐다. 잠실엘스 전용 84.8㎡는 올해 4월 29일 최고 11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올해 1월 최저 8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3000만원이 껑충 뛴 가격이다. 이들 단지는 코로나19가 올해 2월보다는 진정세에 접어든 가운데 전셋값이 연초보다 수억원 가까이 급등하자 매물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격과의 격차를 좁혀 나가자 전세가율이 작년 1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KB리브온의 월간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54.8%로 집계돼 전월(54.7%) 대비 상승했다. 리센츠와 엘스 아파트가 위치한 송파구의 지난달 전세가율은 47.9%로 작년 12월 47.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서울 전역에서도 이같은 전셋값 상승 분위기가 감지된다.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8656만원으로 전년 동월 4억6241만원과 비교해 2414만원(5.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6년 3월 4억244만원으로 4억원대에 진입한 뒤 2년 전인 2018년 5월 4억5009만원을 기록하며 4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년 전과 비교하면 3647만원 올랐는데, 2년 전 전세 계약한 세입자가 같은 집에 살려면 평균 3500만원 넘는 돈이 필요한 셈이다.
올해 2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이 평균 3382만원이라고 답변한 점을 감안하면 직장 초년생의 경우 1년간 번 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모아도 전세금을 내기가 쉽지 않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년 새 3.3㎡당 평균 96만원 올랐다. 전용면적 84㎡ 기준 전셋값이 2437만원 오른 격이다. 전용 84㎡ 아파트를 기준으로 1년 새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남구로 8171만원(11.6%)이 급등했다. 이어 서초구가 4891만원 올랐고, 송파구 3596만원, 광진구 3206만원, 성동구 3165만원, 성북구 2859만원, 양천구 2830만원 등 7개 구가 3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평균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역시 강남구로 전용 84㎡짜리 전세 아파트를 얻는데 평균 7억8574만원, 서초구가 7억3003만원이 각각 필요했다. 송파구에서는 5억4495만원이 필요했고 중구 5억4212만원, 용산구 5억3921만원, 광진구 5억2572만원, 성동구 5억2227만원이 있어야 했다.
부동산 업계는 매매가격이 주춤하는 사이 이처럼 전셋값이 상승하면 갭투자가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꾸준히 지속되면 결국 매매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통계상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7월 첫째주 이후 48주 연속 상승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서는 작년 7월 둘째주 이후 47주 동안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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