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가장 '사설 FX마진거래' 주의보

증권사 등 통해서만 거래 가능 / "원금보장" "합법" 속여 투자 유도

‘저금리 시대 재테크로 월수익 1000만원 실현’ ‘FX마진거래의 소득권리를 렌트하는 신개념 서비스’.

온라인에 게시된 이 같은 홍보 문구는 외환(FX)마진 거래를 모방한 ‘사설 FX마진 거래’로 도박에 가깝기에 유의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불법임에도 ‘합법’을 가장한 사설 FX마진 거래 홍보 글로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1일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접수된 사설 FX마진거래 피해 제보 및 상담 건수는 158건이다. FX마진거래는 이종 통화 간 환율변동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환차익 거래다. 국내 투자자는 당국의 인허가를 받은 증권회사 등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해 증거금을 납입해야 FX마진거래를 할 수 있다. 최소 거래 단위는 10만달러(달러가 기준 통화일 시)로 거래 단위당 약 1200만원의 증거금이 필요하다.

사설 FX마진거래는 거액의 증거금이 부담스러운 소비자 심리를 파고든다. ‘소액으로 FX마진거래가 가능하다’며 투자자를 유혹하나 실제로는 도박에 불과하다. 주로 1·3·5분가량의 짧은 시간에 환율이 오르거나 내릴지 맞히면 대금이 정산되는 식이다. 대법원은 2015년 “사설 FX마진거래는 일종의 게임 내지 도박에 불과할 뿐”이라고 판결했다. 실제 최근 사설 FX마진 업체가 도박공간개설죄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금감원은 “사설 FX마진거래 업체들은 홈페이지 등에 ‘합법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광고해 많은 소비자들이 금융상품으로 오인해 투자한다”고 경고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