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에 땀이 뚝뚝"..의료진, 초여름 날씨 속 코로나와 필사적 사투 [김기자의 현장+]

김경호 2020. 6. 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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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진료소, 일부 시민들은 걱정 초조 / 이른 더위 탓 대형 선풍기는 쉼 없이 돌아가 / 의료진 분주함 속에도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아 / 영등포 한 관계자 "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 "우리를 믿고 (시민들이) 좀 더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앙카라공원 워킹스루 선별진료소 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우리야 잠깐 왔다 검사만 받으면 되지만, 여기서 의료진들도 사람들인데, 마음이 편하겠어요? 이분들도 가족이 있을 테고 아마 집에서도 불안해서 편히 못 쉴 것 같아요.”

1일 오전 10시쯤 찾은 영등포구 앙카라공원 워킹스루 선별진료소. 이 선별진료소는 여의도 홍우빌딩에 입주한 학원에서 강사와 수강생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 공원 한 켠에 긴급히 설치됐다. 이 선별진료소는 변호표, 대기장소, 상담, 워킹스루 안심부스로 구분됐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앙카라 공원 마련된 코로나19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에 앞서 의료진과 상담하고 있다.
 
선별진료소를 찾은 사람들은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상담과 검체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상담에서 걱정 초조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의료진의 분주함 속에도 긴장된 분위기가 깊게 감돌았다.

초여름 날씨 속에 의료진은 마스크, 장갑,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검사를 받는 시민들을 위해 영등포 구청은 대형 선풍기를 설치했다. 설치된 대형 선풍기는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이른 더위를 잡지 못했다. 구청 관계자들은 진료소의 열기를 조금이라도 식히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방호복을 껴입은 의료진들은 곳곳에서 쉼 없이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어 코로나 사투의 최전선임을 알 수 있었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앙카라 공원 마련된 코로나19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의 모습.
 
현장 한 켠에서 만난 영등포구 한 관계자는 “보건소 직원들이 잠을 한숨도 못 잤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굉장히 고생하고 있습니다”라며 “검사를 수요를 많아 금요일부터 오후 6시부터 준비해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밤새 설치하고, 지금까지 뜬눈을 버티고 있다”며 안쓰러운 듯 고생하는 직원들을 바라보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입구에서 번호를 나눠 주던 보건소 직원 김모(29)씨는 “비닐 방호복이라도 덥기는 마찬가지예요”라며 “직원들과 일을 함께 나눠서 하고 있다”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받으러 와 주셔서 관내에 확진자도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며 “많이 힘들지는 않습니다”고 했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앙카라 공원 마련된 코로나19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에 앞서 의료진과 상담하고 있다.
 
이 선별진료소를 찾은 사람은 토요일 첫날에만 800여명, 이튿날 500여명, 오늘까지 197명 등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이곳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의료진들은 긴장감 속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모(40)씨 “직원분들이 밤늦게까지 고생하는 것 같다”라며 “많이 도와주지 못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영등포 한 관계자는 “우리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가 빨리 진정 될 것을 믿고 (시민들이) 좀 더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앙카라 공원 코로나19 워킹스루 선별진료소 한 켠에는 대형 선풍기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한편 서울 여의도 중심가에 있는 홍우빌딩의 ‘연세나로’ 학원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학원 수강생 확진자(영등포구 34번)의 어머니인 여의동 거주 40대 여성이 관내 38번째 확진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달 30일 발열과 인후통 증상이 나타났고 31일 영등포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1일 확진됐다.

여중생인 영등포구 34번 확진자는 지난달 28일 확진됐다. ‘연세나로’ 학원의 강사이자 첫 확진자인 인천시 계양구 26번 환자(26세 여성)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등포구 34번 확진자는 ‘연세나로’ 학원 외에 같은 건물의 ‘용문플러스’ 학원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앙카라 공원 마련된 코로나19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에 앞서 의료진과 상담하고 있다.
 
홍우빌딩은 여의도 중심가에 있어 주변으로 유동인구가 많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지금까지 이 건물 학원·교습소의 수강생·강사와 방문자 등 3900여명을 검사했다. 3400여명이 음성으로 나왔고 나머지는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34번과 33번 등 학원 수강생 2명이 확진된 이후 ‘연세나로’ 학원 관련 확진자가 나오지 않다가 이날 가족 확진자가 1명 생겼다. 이날 영등포구에서는 관내 39번째 확진자도 발생했다. 도림동 거주 50대 남성인 영등포구 39번 확진자는 인천 부평구 확진자와 지난달 28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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