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로드맵2.0]④"맘놓고 공부해요"..안정된 주거에서 내일을 꿈꾼다

국종환 기자 2020. 5. 2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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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형 청년주택 가보니..입지·시설·임대료 등 만족도 높아
정부, 주거복지로드맵2.0 통해 청년 맞춤 주거 지원 더욱 강화

[편집자주]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 중심의 부동산 대책이 주를 이뤘다면 주거복지로드맵은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 공급을 기본으로 청년층부터 신혼부부, 고령층 등 세대별 수요에 맞춘 주거 지원책이다. 정부는 주거복지로드맵의 반환점을 맞아 '주거안전망 완성'을 목표로 △공급혁신 △생애주기 지원 △주거권 보장 △ 지역상생 등을 개선해 추진한다. 뉴스1은 주거복지 정책의 수혜자인 서민과 주거취약층의 정책체감도를 확인하고 주거복지로드맵2.0의 방향을 제시한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기숙사형 청년주택' 복층형 원룸의 모습. 청년들이 부담없이 지낼 수 있도록 주변 시세 대비 절반가량인 보층금은 60만원,,월 임대료는 30만원에 책정했다. 원룸 안에는 냉장고·세탁기·시스템 에어컨·가구류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청년주택이 아니었다면 매월 무시무시한 금액의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느라 제대로 공부하기 힘들었을 거 같아요. 뒤늦게 청년주택을 알게 돼 다행히 한시름 놨습니다."

올해 서울권 대학에 입학한 A양은 합격의 기쁨도 잠시, 교내 기숙사 추첨에 떨어져 숙소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학교 인근의 원룸을 알아봤지만, 최소 수천만원대 보증금과 월 60만~80만원대의 높은 임대료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지방에 계신 부모님께 말씀드리자니 빠듯한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A양은 절박한 심정에 무작정 인터넷을 뒤지다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주택'을 알게 되면서, 극적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기숙사형 청년주택'(사진 왼쪽 가운데)과 입지도.© 뉴스1

◇입지에 놀라고, 시설에 놀라고, 가격에 세 번 놀랐다

A양이 입주한 청년주택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기숙사형 청년주택'이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국토교통부가 2018년 '신혼부부·청년 주거 지원방안'에 따라 대학생·청년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주축이 돼 기존 주택을 매입해 생활편의시설을 설치한 뒤 기숙사와 유사하게 운영하는 '학교 밖 소규모 분산형 기숙사'다.

정부는 지난 2019년 3월 구로구와 성동구를 시작으로 올해 초까지 종로구, 서대문구, 금천구, 광진구, 경기 화성시 등 8곳에 총 1016가구의 기숙사형 청년주택을 공급해 입주까지 마쳤다.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청년층을 고려해 대부분이 역세권 등 대학과 인접한 교통의 요지에 공급됐다.

지난 19일 광진구 기숙사형 청년주택을 처음 방문했다. 총 63가구 규모로, 올해 2월 개관해 현재까지 90%가량 입주를 마쳤다. 단층형 원룸과 복층형 원룸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A양을 비롯해 50여명의 청년들이 거주하고 있다.

현장을 둘러보며 세 번 놀랐다. 먼저 입지 부분이다. 광진구 청년주택은 지하철2호선 구의역에서 불과 550m(도보 7분 이내) 떨어진 역세권에 자리 잡고 있다. 버스 정류장도 도보 3분 거리에 있다. 건국대까지 걸어서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세종대는 10분, 한양대는 3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다.

올해 2월 입주한 새 건물이라 시설도 깨끗하고 최신식이다. 청년들의 선호를 고려해 전 가구를 침실·욕실 등 개인 공간이 보장된 1인실로 공급하고, 냉장고·세탁기·시스템 에어컨·가구류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 집기도 실별로 구비했다. 층별로 남·여 입주자의 생활공간을 분리하고, 24시간 상주 관리 인력이 배치돼 청년들의 안전을 지킨다.

그런데도 주변 시세의 절반 이하에 공급해 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대폭 낮췄다. A양이 입주한 곳은 복층형임에도 보증금 60만원에 월 임대료 30만원 수준이다. 주변에서 비슷한 원룸을 구하려면 최소 보증금 수천만원에 매월 60만원 이상의 월세를 지불해야 한다. 다른 지역의 기숙사형 청년주택도 월 임대료가 19만~30만원대로 시세의 50% 이하에 맞춰져 있으며, 최대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기숙사형 청년주택' 의 경비실과 무인택배함. 상주관리인력이 24시간 청년들의 안전을 지킨다.© 뉴스1

◇청년층 만족도↑…정부, 주거복지로드맵2.0 통해 청년 주거지원 확대

실제 청년주택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만족도는 꽤 높았다. A양은 "이곳에 살면서 비용적인 측면이나 시설 등 정부가 청년 주거 지원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며 "거주 기간도 보장되는 만큼 여기에서 열심히 공부해 4년 뒤 취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형편이 여의치 않은 다른 친구들도 이런 좋은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 밖의 입주 청년들도 취업 또는 결혼 등의 꿈을 이룰 때까지 청년주택에서 안정적으로 머물며 준비하고 싶다고 답했다.

정부는 A양의 바람대로 더욱더 많은 청년층이 주거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올 초 주거복지로드맵의 개선안인 '주거복지로드맵2.0'을 통해 청년 맞춤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청년층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인구 트렌드 변화에 맞춰 관련 주거 복지를 강화한 것이다.

국토부는 청년층에 특화한 공공주택을 기존 21만 가구에서 14만가구 더 늘린 총 35만가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의 경우 당초 2022년까지 5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2025년까지 5000가구를 더해 총 1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방은 국립대 소재 지역의 공급을 늘리고, 수도권은 기숙사 신축 지연 지역에 집중적으로 공급한다.

예술인주택, 캠퍼스 혁신 파크 등 주거와 문화, 일자리를 한곳에 모은 '일자리연계주택'도 기존 3만가구에서 3만가구를 더해 6만가구를 공급한다. '노후 고시원 리모델링 사업'도 5000가구에서 1만가구로 확대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도심 지역에 신개념의 공유주택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공유주택은 침실과 욕실은 개인 공간을 두고, 주방·세탁실·커뮤니티 등 공용시설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다.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청년층 주거 임대료를 지원하는 청년버팀목 대출 지원 대상을 만 25세 이하에서 만 34세 이하로 확대한다. 대출한도도 3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리고 일부 연령대는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주거급여 수급가구의 20대 미혼 청년에게는 주거급여를 별도로 지급할 예정이다.

최아름 국토부 공공주택지원과장은 "청년들이 집 걱정 없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청년 공공임대주택을 차질없이 공급할 것”이라며 "올해 총 3만1000가구의 청년 임대주택이 계획돼 있으며, 청년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주택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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