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KF80 찾는데.. 약국엔 KF94뿐

윤수정 기자 2020. 5. 1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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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예방력 강한 KF94는 기온 오르며 숨쉬기 힘들어 KF80 수요 몰리지만 공급 달려
덴탈 마스크까지 덩달아 품귀.. 어린이용은 '하늘의 별따기'

서울 강서구에서 약국을 하는 약사 최모(41)씨는 11일 "날이 더워지니 숨쉬기 편한 KF80 마스크를 달라는 손님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면서 "약국용 공적 마스크는 KF94와 KF80이 섞여서 오고 취사선택해 줄 수 없어 곤란한 처지"라고 했다.

5월 들어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으로 인해 코로나 확산 불안감이 커지면서 더운 날씨에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게 불가피해졌는데, 초여름 날씨엔 KF94보다 KF80가 숨쉬기에 편해 수요가 급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KF80는 KF94에 비해 생산량이 현저하게 적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KF80 마스크가 국내 보건용 마스크 생산량 중 차지하는 비율은 37%(하루 평균 463만장)에 불과하다.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팔 때 KF80만 골라 팔기도 어렵다.

/조선일보

이런 상황이라 감염 예방력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덴탈 마스크'를 찾는 사람도 늘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KF(Korean Filter) 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보다 얇고, 주로 치과 등 병원 의사가 진료나 수술 때 일회용으로 착용하는 마스크다.

◇KF94 마스크는 약국마다 재고 쌓여

KF94 마스크 수요는 줄면서 수급 불균형이 생기자 약국에는 공적 마스크 재고가 쌓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공적 마스크를 받는 전체 약국 중 84.2%(약 1만9300여 개)에서 약국당 평균 282장이 재고로 남아 있었다.

날씨가 더워지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최근 기온이 높아지자 장기 착용에 유리한 KF80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 7일 식약처와 대한약사회는 "날씨가 덥고 장시간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경우 KF80 마스크 사용을 권장한다"는 대국민 안내문을 공동으로 냈다.

◇KF80 모자라 덴탈 마스크 수요 급증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사이 덴탈 마스크 판매량이 15% 늘었다. 가격도 올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덴탈 마스크 가격(50장 기준)은 2만9800원(장당 596원)에서 최대 7만1900원(장당 1438원)으로 높아졌다. 공적 마스크로 공급되는 덴탈 마스크 가격이 장당 125원인 것과 비교하면 최고 10배까지 비싸다.

개학을 앞둔 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더 어려운 처지다. 어린이용 덴탈 마스크는 어른용보다 비싸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성모(41)씨는 "초등 1학년 아들의 등교 개학용으로 사려고 온라인을 뒤졌는데 50장들이 한 상자에 14만원(장당 2800원)까지 하더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적 마스크로 공급하는 덴탈 마스크는 전부 의료 기관에만 공급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내 아이를 위해 덴탈 마스크도 공적 마스크로 풀어달라'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덴탈 마스크 공급 확대 쉽지 않을 듯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 7일 "수술용 마스크 수급 상황과 생산량을 점검해 여유가 있으면 일반인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덴탈 마스크 생산량이 적어 공급을 늘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반응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덴탈 마스크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50만장이다. 평일 하루 최대 1250만장쯤 생산되는 보건용(KF94와 KF80) 마스크 생산량의 20분의 1 수준이다. 의료기관에 덴탈 마스크를 유통 중인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병원들도 덴탈 마스크가 모자라 보건용 마스크와 섞어 받고 있는데 일반인 공급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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