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뉴노멀]⑯"인류의 역사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종합)

조현기 기자,최동현 기자 2020. 5. 11.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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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서 '태풍'급 변화
전문가, 정부·기업 '포스트 코로나' 대비 서둘러야

[편집자주]석 달 넘게 이어진 '코로나 공포'가 전세계인의 삶을 바꾸고 있다. 소비자들은 마트와 백화점 대신 온라인몰과 편의점으로 몰렸다. 수요는 온라인으로 쏠렸고, 소비자는 대형마트가 아닌 편의점에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회의는 물론 회식도 자취를 감췄다. <뉴스1>은 코로나19로 급부상하고 있는 '뉴노멀'을 들여다봤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최동현 기자 = # 인류의 역사는 'Before Corona'(BC)와 'After Disease'(AD)로 나뉠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7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열린 'WEA 콘퍼런스:팬데믹(대유행)과 동아시아'에서 한 발언이다.

비단 박 시장의 발언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누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바꿔놓은 생활을 직접 느끼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우리 일상은 '집'과 '비대면' 두 가지 핵심 단어로 요약된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집'…"집콕族, 집밥族 등 코로나가 변화시킨 삶"

'집'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이자, 변화의 중심 축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개학이 연기되면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집'과 관련한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다.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을 막기 위해 관련 용품들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 2월~3월 공동주택 층간소음 민원은 전년대비 42.8% 급증한 170건이 접수됐다. 이는 서울시가 층간소음 민원을 받고 상담을 시작한 지난 2014년 4월 이후 2·3월 수치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층간소음을 막아주는 상품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G마켓의 경우에는 Δ소음방지용품(86%↑) Δ폴더매트(25%↑) Δ슬리퍼(7%↑) 등의 매출이 증가했다.

또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관련된 소비 역시 증가했다. 설치기사가 방문해 설치해야 하는 대형 가구보다는 집 안에서 나만의 케렌시아(공간)를 소소하게 꾸밀 수 있는 소형가구나 재택근무 등에 필요한 사무용품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아울러 게임으로 실내에서 스트레스를 풀며 동시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닌텐도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예약판매와 1차 본 판매 모두 조기 매진되면서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성인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온라인 기반 게임에 관심을 쏟았다면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장난감으로 아이들과 집 안에서 놀아주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헬로카봇 제작사인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실제 코로나19 이후 헬로카봇 온라인 매출이 올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시적이었지만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됐던 3~4월에는 회식이 사라지면서 홈술족도 늘어났었다. 세븐일레븐의 2~3월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냉장 안주류 판매량도 12.8% 뛰었다. CU의 주류, 안주류 판매량도 각각 17.5%, 12.9%씩 성장했다.

이밖에도 재택근무가 급격히 늘었났던 3~4월에는 밖에 흡연하기 귀찮은 사람들이 전자담배를 사거나, 편의점에서 보루째 담배를 구매하는 등의 풍경도 보였다.

26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드라이브 스루 수산물 판매' 행사에서 시민들이 차량과 자전거 등을 이용해 광어회 세트를 구입하고 있다. 판매되는 광어회 실중량은 450g 가량으로 2~3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분량이며 1kg(손질전 무게 기준)을 1만5000원에 드라이브 스루로 1일 50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2020.4.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드라이브스루, 홈픽, 에듀테크…일상화된 '언택트'" 집과 더불어 가장 많이 부각된 단어는 '언택트'(비대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높은 전파력으로 인해 대면 서비스가 급격히 줄어들고, 대신 비대면 서비스가 급격히 늘어났다.

무엇보다 코로나19확산 이후 도입된 '드라이브스루(승차) 검사'는 전세계에서 따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보건·방역의 노하우를 기업들은 속속 서비스로 접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활어회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판매하거나, 가수 양준일씨는 세계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팬 사인회'를 갖기고 했다. 최근에는 재건축 조합 총회, 도서 대여, 전통시장 식료품 구매 등 새로운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와 유통 업계는 더욱 드라이브스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쇼핑 등 대형마트들은 2010년대 초중반 도입했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부활시켰다. 맥도날드의 올해 1분기 드라이브 스루(DT) 플랫폼 '맥드라이브' 이용 차량은 100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 기업들은 속속 문 앞에 서비스할 물건을 놓으면 비대면으로 수거해 가는 '홈픽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공구업체에서는 스탠리가 집 앞에 공구를 놓으면, 직접 수거해서 수리한 후 집 앞까지 다시 갖다놓는 '홈픽 서비스'를 실시했다. 또 비대면 모바일 세탁서비스 론드리고, 문고리로 책 반납할 수 있는 '우리집은 도서관' 등 홈픽 서비들도 주목받고 있다.

산업군 전체 중에서 가장 빠르게 비대면 서비스가 도입된 업계는 단언컨대 '교육업계'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학 연기, 오프라인 학원 휴원, 학습지 방문 교육 연기 등으로 인해 자녀들의 학습 결손을 크게 우려했다. 이에 교육 업계는 발빠르게 에듀테크 콘텐츠와 서비스를 선보였고, 학부모와 학생들도 에듀테크를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에듀테크는 AI엔진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을 통칭한다. AI가 학습자의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난이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학습지 공부보다 학습 효율이 뛰어나다. 스마트기기만 있으면 '홈스쿨링'이 가능하다는 점도 호응을 얻는 요소다.

지난달 9일 교원, 대교, 아이스크림에듀, 천재교육, 메가스터디교육, 재능교육, 에스티유니타스, 비상교육 등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초등 에듀테크 상품에 가입한 전체 회원 수는 약 118만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생 수가 260만명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 절반에 이르는 학생들이 에듀테크를 접하고 있는 셈이다.

초등교육뿐만 아니라 중고등, 성인 교육에서도 비대면 교육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삼성 HR전문기업 멀티캠퍼스는 오프라인 강의 신청자 80%가 '멀티캠퍼스 라이브'(LIVE)로 전환했을 정도다.

교육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에듀테크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확산된 에듀테크 열풍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수'(常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는 전통문화인 '관혼상제'까지 변화시켰다. 장례식장에도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떠오르고 있다. 계좌이체로 조의금을 전달하거나, 한 사람이 부의금을 다발로 들고 오는 경우가 잦아졌다. 결혼 업계에서는 동영상 결혼식까지 등장하는 등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개학' 중인 20일 서울시내 한 가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엄마와 함께 e학습터 접속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초등 1∼3학년 137만여명이 3차 온라인 개학을 시작해 전국 초·중·고교생 535만명이 모두 원격수업을 받게 됐다. 2020.4.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전문가·정책당국…"포스트 코로나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전문가·정부·업계는 한목소리로 코로나19는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진단하며, 비대면·온라인 경제라는 큰 흐름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Δ온라인 Δ실버 소비자 Δ식품 등 3가지 측면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쇼핑 유형이다. 이미 T커머스, V커머스 등 다양한 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60대 이상 실버소비자들이 코로나19 확산 계긱로 그동안 해왔던 오프라인 습관 대신, 온라인 쇼핑에 도전하고 친숙해지기 시작했다"며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에는 '식품' 분야는 상대적으로 온라인에서는 약세였는데, 이번 코로나19 계기로 식품 분야도 온라인에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 계기로 산업 전반의 풍경이 바뀌고 온라인쇼핑을 비롯해 원격의료·교육·금융 등 비대면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며 "세계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중소기업은 스마트공장 도입 확산 등 기존 중소기업의 디지털 가속화를 비롯해 의료기술이나 'K팝'·'K뷰티' 등 우리가 강점이 있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정부에서 국내 규제를 전향적으로 완화해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문가의 분석과 업계의 전망에 대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이미 지난해부터 온라인 경제에 대해 준비하고, 예산을 반영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언텍트·온라인 경제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기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 겪을 수 있다"며 "어려움 겪는 과정에서 실패를 줄일 수있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준비해 나아가겠다"고 역설했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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