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대책에 대한 30대의 엇갈린 반응 "그래서 우리에게도 기회가 오나요?"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담은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대책'을 발표하자,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30대의 관심도 여기에 쏠리고 있다. 임대물량의 경우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응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환영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결국 또 소수만 기회를 가져갈 것’이란 우려가 뒤섞여 나오고 있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대책 곳곳에 공공임대 확대 정책이 녹아 있다.
공급 전략 중 하나인 ‘공공재개발’은 용도지역과 용적률 상향, 분양가상한제 적용 배제와 같은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정비사업 시행사로 참여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끈다. 이럴 경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50% 이상을 공적임대로 공급하고, 이중 최소 20% 이상을 공공임대로 제공하도록 의무화한다.
정부는 용산 정비창 부지(8000가구), 용산유수지(500가구) 등과 같은 국공유지와 코레일 부지를 활용해 공공임대주택을 건설·공급하겠다고도 밝혔다. 용산 정비창 부지 내 공공임대는 30%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공급안을 두고 특히 예민해진 것은 30대 안팎의 청년들이다. 재산이 덜 형성된 상태에서 집값이 크게 올라 집을 사지도 못했고, 가점이 낮아 청약에서도 소외된 세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시세보다 싼 가격에, 서울 도심에서 거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세찬(28)씨는 "뉴스를 보고 ‘기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서 "분양이든 임대든 최대한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되기만 하면 주거비 부담을 줄이면서 입지 좋은 곳에서 살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공급 대책이 보편적인 무주택 수요자를 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 목소리도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서울 양천구 소재 빌라에 거주하는 결혼 3년차 김 모(34)씨는 "부모 도움 없이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맞벌이 부부에게 이번 대책이 피부에 와닿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지금까지 주택정책에서 매매든 전세든 30대 맞벌이 부부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번 대책을 듣고도 그는 한숨을 쉬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정부는 공공재개발에서 공급되는 공적 임대 일부를 ‘수익공유형 전세’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수익공유형 전세의 입주자격은 ‘월평균소득 120% 이하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다. 작년 도시근로자 신혼부부(2인가구) 월평균 소득 120%는 525만5771원이다. 30대 상당수 맞벌이 부부가 이 기준을 넘는다.

김 씨는 "둘이 합해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넘는 사람도 많다"면서 "사각지대에 있는 맞벌이를 위한 대책은 이번에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정책 및 제도 수혜자 중에선 소득을 축소 신고하거나 각종 꼼수를 쓰는 사람들도 많은 게 현실이지 않느냐"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급 숫자 늘리기에 치중하다 보니 그동안 지적됐던 단점들을 보완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대책이 공급을 확대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의 불만은 더 커질 수 있다"면서 "정부가 이를 어떻게 기술적으로 정책과 제도에 반영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주택 맞벌이 부부에 대한 현실적인 길이라도 터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수많은 전문가들이 무주택 맞벌이부부는 핵심 실수요자인 만큼 이들에게 대출 규제라도 완화해줘야 한다고 제언해왔으나, 정부는 여전히 반응이 없다"면서 "한시적으로라도 젊은이들에게 대출규제를 풀어주고 신혼부부 대상 특별공급에서도 일부 기회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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