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학교 살려달라" 거리로 나온 학생들..왜?

이선화 기자 2020. 5. 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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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7일) 밀착카메라는 "학교를 살려달라"고 외치는 학생들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지난해, 회계 비리가 불거졌던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 학생들입니다. 연습실이 사라지는 등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장을 해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고3 김가영 학생이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교복 차림이지만, 갈 곳은 학교가 아닙니다.

[김가영 : 신당역 밑에서 이제 친구 하나 만나가지고 이제 지하철 타고 을지로4가에서 환승해서 갈 예정이에요.]

광화문 광장에 40여 명의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 학생들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의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입니다.

출근길 광화문 광장으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그리고 이 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이 모였습니다.

학생들의 꿈을 지켜달라, 이런 문구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마스크를 낀 채 침묵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리로 나온 이유는 하나입니다.

학교를 정상화시켜달라는 겁니다.

[서울실용음악고 졸업생 : 꿈을 위한 공부를 하러 온 학생들과 학생들의 돈을 사용해서 자신의 돈벌이와 사업을 했고.]

이 학교는 지난해 감사에서 20억여 원 회계비리가 드러났습니다.

설립자이자 교장은 해임됐고, 아들인 교감은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학생들과 교사들은 교장만 바뀌었을 뿐,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당장 연습 공간부터 없어졌다고 말합니다.

[김가영 : 음악고등학교에 연습실이 없다는 거는 체육고등학교에 운동장이 없다는 것과 같으며…]

연습실로 썼던 건물을 학교 설립자가 지인에게 임대한 뒤, 학생들에게 별도의 비용을 내게 했다는 것입니다.

[재학생 : 저는 학교에만 의했었는데. 이번 달부터 아예 사비로 내는 개인 연습실을 하나 구했거든요.]

성희롱성 발언으로 쫓겨났던 시간강사가 최근 학교와 계약 관계로 얽히면서 다시 나타났다고도 말합니다.

지난해 학교 비리를 처음 공론화했던 행정실 직원은 계약 연장을 거부당했다고 말합니다.

학교 정문 앞에는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이 서 있습니다.

지난해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던 공익제보자인데요.

지금은 학교에서 출입을 금지해서 이렇게 한 달 넘게 서 있다고 합니다.

[공익제보자 : 학교에서 도저히 쓸 수 없는 업무추진비를 쓰셨어요, 집 주변에서. 그걸 사문서 위조하라는 지시를 받았어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죄를 타협하는 걸 보여줄 수 없었어요.]

최근엔 방과 후 학교 지원금 7억여 원이 부당하게 흘러갔다는 의혹도 제기돼 학부모들이 고소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 수업료는 다 받아 왔지만 수업 42시간을 거의 7년 동안 하지 않았던 거죠.]

학교장을 만나봤습니다.

방과 후 수업 지원금의 경우 돈이 잘못 들어온 건 맞다면서, 현재 반환 중이라고 해명합니다.

또 연습실은 교육청 시정 결과 학교 건물로서 부적합하단 판정을 받아 사용하지 못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송지범/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 교장 : 서울시교육청에서 시정조치가 내려왔습니다. (대안학교)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부족한 연습실을 내부 공간을 임대하여 사용했지만 (이제 인가받았으니) 임대 건물은 사용이 안 된다.]

그러면서 학부모와 교사들이 자신을 해임시키기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는 거라 말합니다.

[송지범/서울실용음악고 교장 : 서울시교육청에서 시정 조치가 내려왔습니다. (대안학교)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부족한 연습실 을 내부 공간을 임대하여 사용했지만 (이제 인가받았으니) 임대건물은 사용이 안 된다.]

그러면서 학부모와 교사들이 자신을 해임시키기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송지범/서울실용음악고 교장 : 학생들 잘 모를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 백그라운드는 누구냐 하면 그 학부모들의 자녀들이고요. 다 그냥 교장 해임이에요. 그 이야기가 뭐겠어요? 본인들이 학교 운영을 주도적으로 하기 위한 저는 계획이라고 생각하고.]

학교 측은 정상화를 방해하는 집단행동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생들은 불안해합니다.

지금은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지만, 다가올 개학이 걱정스럽습니다.

[정서연 : 학교 일도 신경 쓰이고 입시도 신경 쓰이고 하나만 신경 써도 힘들 그런 시기인데. 정말 힘들고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이래가지고 지치기도 하고.]

파행이 길어질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뿐입니다.

곧 있으면 등교 개학을 합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수업을 듣고 추억을 쌓는, 그런 평범한 일상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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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보도] JTBC는 지난 2020년 5월 7일자 기사에서 <"학교 살려달라" 거리로 나온 학생들…왜?> 이라는 제목으로 감사에서 20억원 회계 비리가 드러났고, 공익제보자와 학부모들의 방과후 학교지원금 부당 의혹들에 대해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결과,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 교장과 교감은 위 내용에 대해 지난 8월 26일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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