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전기 생활 위한 숨은 카드 '주파수'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

김영선 한국전기연구원 전력ICT연구센터 책임연구원 2020. 5. 4. 21: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해외 출장을 준비할 때에는 업무 내용뿐 아니라 출장지와 관련된 정보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전기와 관련된 규격이다.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낭패를 본 경험도 있는데 전압, 전류, 주파수와 같은 다양한 전기 규격 중 전압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장지 전압 규격이 110V인지 220V인지 모르고 간 것 때문이 아니라 휴대했던 전기제품이 220V 전용인 것을 인식하지 못해서였다. 즉, 110V 전기가 공급되는 출장지에서 220V 전기를 전용으로 쓰는 전기제품을 사용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대부분의 국내 생활가전은 110V에서 220V 사이의 전압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교류 전기를 직류 전기로 변환해주는 검은색 네모 모양의 ‘변환기(Converter)’가 있는 전기제품은 더욱 그렇다. 이 변환기는 전압뿐 아니라 전류, 주파수 등의 변화에도 실제로 필요한 직류 전기를 잘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주파수의 변화에 대해서는 특별한 인식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주파수는 발전소에서 자계(磁界) 속에 있는 코일이 회전하며 전기를 발생시키는 발전기의 동작에 의해 만들어진다. 1초에 몇 번 회전하느냐에 따라 주파수가 정해지며 우리나라는 60㎐(헤르츠)로 북중미, 서일본 등과 같다. 러시아,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동일본 등에서는 50㎐를 사용한다.

각 국가에서는 정확하며 안정된 주파수의 교류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 단위의 전력계통에서 법령에 의해 주파수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효율을 요구하는 전기기기뿐만 아니라 정확한 주파수의 전기가 필요한 정밀 장비까지도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전기 소비자 분야에서 새로운 주파수 변동요인이 거론되고 있다. 야간에 전기 소비가 급격히 줄어드는 주·야간 부하(負荷) 변동의 차이가 전통적인 요인이었다면, 최근에는 태양광·풍력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 또는 전기자동차의 대규모 충전 및 방전에 따른 전력계통의 주파수 변동 영향성이 연구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불규칙적인 전력 생산과 함께 나날이 늘어가는 전기자동차 숫자로 인해 무시하기 어려워진 부하 및 발전(發電) 주체로서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부하 및 발전 주체의 모델링, 기여 시간대 및 소비·발전량의 예측, 완충 방법으로 에너지저장장치 도입 등 다양한 기법들이 연구되고 있으므로 한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주파수 관리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를 활용한 편리한 생활을 큰 염려 없이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김영선 한국전기연구원 전력ICT연구센터 책임연구원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