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재난지원금' 이끈 뚝심.. #김경수 #50만원 #기부
정부가 4일부터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섰다. 긴급지원 대상으로 시작으로 모든 가구에 40만~100만원을 준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전례 없는 정책이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뚝심'이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논란을 뚫은 결과다. 최초 제안부터 지급대상 확대까지 민주당의 결단을 이끈 장면들을 꼽았다.
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 제안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내수경기가 얼어붙자 재난 극복을 위한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일명 '재난기본소득'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재난기본소득 논의에 불씨를 당긴 장본인이다. 김 지사는 3월 초 "모든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포퓰리즘 논란이 불거졌으나, 김 지사는 재난기본소득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전 국민 현금 지원에 따른 경제활성화 효과, 지급대상 선정을 위한 과도한 행정비용 소모 등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김 지사의 제안은 재난지원금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촉발하면서, 민주당의 정책 추진으로 이어졌다. 김 지사는 먼저 경남형 재난지원금을 도입하면서 정부의 정책 부담도 완화했다. 결과적으로 금액은 다소 줄었으나 김 지사의 제안대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이 이뤄졌다.
당정청은 3월 30일 소득하위 70% 가구에 재난지원금 100만원(4인 가구 기준)씩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지급 금액과 대상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기획재정부의 격론이 오간 끝에 내린 결정이다.
얼마 가지 않아 여야는 지급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한다. 지난달 5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하자, 다음 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긴급재난대책은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받아쳤다.
이후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전 국민 지급 주장을 펼치며 사실상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황 전 대표의 제안은 민주당의 재난지원금 행보에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됐다. 반전을 기대한 통합당 입장에선 '악수'에 가까운 결과를 가져왔다.
총선 '압승'에도 전 국민 지급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통합당이 적자국채 발행을 거부한 가운데, 기재부에서도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통합당과 기재부가 함께 맞서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이러다간 국민들과 약속을 어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됐다.
당정청의 '불협화음'을 돌파하기 위해 민주당이 꺼내든 카드는 '기부'다.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재난지원금을 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자는 제안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처럼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 사회지도층과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기부가 이뤄지면, 지급대상 확대에 따른 재정건전성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민주당의 묘수는 먹혔다. 당정청 모두가 동의하면서 "정부 설득부터 하라"던 통합당이 반대할 명분이 사라졌다. 통합당 소속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낸 22가지 재난지원금 숙제도 기재부가 풀었다. 기부 카드를 내놓은 지 한 주 뒤인 지난달 29일 12조2000억원 규모 추경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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