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양극화'.."부자는 집 샀고, 가난한 사람은 생활비로 썼다"

박광범 기자 2020. 4.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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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자료=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소득별 부동산 자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소득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 가구의 부동산 자산 격차가 12.3배까지 벌어졌다.

소득 상위 20% 가구는 약 1억2500만원의 부채를 갖고 있었는데, 대다수가 부동산 자금 마련을 위한 빚으로 이를 레버리지로 활용해 자산 증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위 20% 가구는 평균 약 3600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신용대출 비중이 높았다.

부자들은 빚 내서 집 사고, 가난한 사람들은 빚 내서 생활비 썼다
자료=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신한은행은 27일 빅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지난해 평균 부채 잔액은 1억2498만원으로 2018년(1억856만원) 이후 1년 새 1642만원 늘었다. 이들은 부채의 77.4%가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자금 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이었다. 대출의 87.7%는 시중은행에서 받았다.

반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지난해 평균 부채 잔액은 3646만원이었다. 이 중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은 68.8%였고, 일반 신용대출 비중이 12.5%로 상위 20% 가구(8.2%)보다 4.3%p(포인트) 높았다.

특히 하위 20% 가구는 신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카드사(16.8%), 저축은행(8.4%), 대부업체(2.8%) 등 제2·3금융권 대출 상품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상당한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총부채 잔액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컸다"며 "반면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일반 신용대출과 현금서비스 비중이 높아 자산의 증식 보다는 생활비, 급전 등 단기 목적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소득가구와 저소득가구의 부동산 자산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20% 가구의 부동산 자산 규모는 1년 새 3126만원 오른 데 반해 하위 20% 가구는 오히려 55만원 떨어졌다. 그 결과, 두 계층의 부동산 자산 격차는 2018년 11.6배에서 2019년 12.3배로 벌어졌다.

상위 20% 가구 한 달 교육비 60만원…하위 20%의 20배
자료=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이번 조사 결과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소득에서 차지하는 생활비 비중은 줄고, 교육비 비중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상위 20% 가구는 한 달 평균 410만원을 소비했는데 이 중 14.6%(60만원)를 교육비에 썼다. 반면 하위 20% 가구는 99만원의 한 달 평균 소비 중 약 3%(3만원)만 교육비로 사용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위 20% 가구의 교육비는 하위 20%와 20배 격차를 보였다"며 "가구 소득 구간이 높아질수록 기혼 가구 비중이 늘면서 자녀 교육비가 가구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위 20% 가구는 월 평균 215만원을 투자하거나 저축했다. △적금과 청약 38.1%(82만원) △보험 36.3%(78만원) △수시입출금/CMA 18.1%(39만원) △펀드, 주식, ELS(주가연계증권) 등 투자상품 7.5%(16만원)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렌털·정기배송·차량공유 더 뜬다
자료=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보고서는 앞으로 렌털과 배송,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응답자 중 58%가 향후 6개월 내 렌털 서비스를 신규 가입하거나 추가로 이용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이용 중인 렌털 서비스의 종류는 정수기(40.7%)가 가장 많았고, 이어 안마기/안마의자(29.3%), 공기청정기(21.9%) 등의 순이었다. 추가 이용하고 싶은 서비스는 안마기/안마의자(31.2%)가 가장 많았고 공기청정기(23.8%), 음식물 처리기(19.2%) 등이 뒤를 이었다.

원하는 제품을 필요한 날짜에 배송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25.4%였다. 6개월 내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계획이 있는 사람까지 합치면 41.9%까지 올랐다. 20~30대의 이용률(29.9%)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월평균 이용액은 40대(6만원)가 가장 많았다.

한편 지난 3년 간 부동산을 산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1%였다. 이들이 산 부동산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파트 84.7% △빌라·다세대 주택 6.7% △단독주택 5.5% △오피스텔 1.9% △빌딩·상가 내 주택 1.3% 등이다.

이 기간 아파트 구매 금액별 상승액을 살펴보면 구매 당시 5~6억원대 아파트는 평균 1억224만원, 7억원 이상 아파트는 1억6629만원 올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구매 당시 받았던 대출금의 절반 이상으로 아파트 가격이 올라 자산 증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선배들이 사회초년생들에게 전하는 조언
자료=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이번 보고서에는 사회 초년생의 금융생활 가이드라인인 '지폐지기(知幣知己)' 보고서도 포함됐다. 사회생활 선배들이 사회 초년생에게 경제 관련 조언을 해주는 콘셉트다.

분석에 따르면 직장인 선배들은 품위유지비와 관련해 남성은 정장 5벌(1벌당 23만원)을, 여성은 오피스룩 8벌(1벌당 19만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금융상품 투자와 관련해선 적금과 청약 가입이 최우선이고, 만일에 대비한 실비보험 가입을 추천했다.

부모님 용돈으로는 첫 월급 기념으로 30만원이 적당하다고 응답했고, 매달 생활비로 20만원과 명절 용돈으로 20만원이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또 이직을 할 때는 최소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 연봉을 올리며 하는 게 좋다고 봤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0월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조사한 결과다. 또 지폐지기 보고서는 서울과 경기,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39세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분석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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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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