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재택 학력평가'..인터넷 검색어에 '부채꼴 넓이 공식' 뜨기도

이성희 기자 2020. 4. 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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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올해 첫 전국 단위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학력평가)가 24일 자율 재택시험으로 실시됐다.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시험을 치르는 등 학력평가는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됐으나 인터넷상에는 문제와 관련된 단어가 검색어로 뜨고 답안지 유출 의혹 등도 제기돼 사실상 모의고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학력고사에 응시하는 고3 학생들은 오전 8시30분쯤 학교에서 문제지를 배부받았다. 시험은 오전 9시40분 1교시 국어로 시작해 오후 5시2분 탐구영역으로 끝이 났다. 정답과 해설은 시험이 끝난 뒤인 오후 6시 공개된다. 그러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채점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고교생 대상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집에서 자율적으로 치러진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문제지를 배부받으러 온 차량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학력평가는 당초 지난 3월12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5차례 연기된 끝에 결국 재택 시험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집에서 감독 없이 치러져 시험 결과에 신빙성이 우려돼 교육당국은 전국단위 채점과 성적처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모의고사는 취소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교육계의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이날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부채꼴 넓이 공식’ ‘수미상관’ ‘윤선도 견회요’ ‘설의적 표현’ 등 학력평가에 나온 문제와 관련한 주요 단어들이 실시간 검색어로 떴다. 집에서 시험을 보던 학생들이 잘 모르는 내용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문제를 풀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이날 한때 ‘2020 3월 모의고사 답지’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유료로 모의고사 답안지를 공유하겠다는 글이 나돌기도 했다. 이는 일부 학교에서 문제지와 답지를 함께 배포하면서 빚어진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5월 등교 가능성에 대비해 등·하교 시간을 차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만여 개 각급 학교의 방역준비 상황을 점검한 결과 소독, 발열 검사 준비 등과 함께 수업시간 차별화 준비를 마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 관계자는 “한꺼번에 등교하고 하교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학교 결정에 따라 수업시간을 차별화할 수 있다”며 “오전·오후반을 검토할 수도 있지만 등·하교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일부 조정하는 방식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등교개학 시기와 방법을 다음달 3일 전후 확정하기로 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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