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부양책에 부동산 반등하는 중국.. 한국도 따라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중국의 경제 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은 반등을 시작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적극 부양책을 시행한 영향인데, 중국 부동산 시장 부양이 향후 중국 경제 발전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한국에서도 부동산 가격 반등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국적인 셧다운 사태가 잦아들고 중국 전역의 부동산중개업소가 영업을 재개하면서 중국 주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주택가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3월 주택 가격은 0.13% 오르며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대도시의 회복 추세는 더욱 빨라 아파트 거래량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달 중국 27개 대도시의 신규 아파트 매매는 2월에 비해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의 경제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8%로 전분기 6.0%보다 12%포인트(p) 이상 하락했다.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 발표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전국 주민 가처분 수입도 3.9% 감소했다.
경기 지표가 좋지 않음에도 주택 시장이 반등을 보이는 이유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시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고 있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중국 정부는 2월 중순 부동산중개업소 영업을 재개하도록 하는 한편, 전국의 공장 생산을 재개하고 상업시설 폐쇄를 완화하면서 경제 활동을 장려하는 등 경기 회복에 힘쓰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자금난에 처한 부동산 개발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것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지난 20일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05%에서 3.85%로 0.2%p 인하했다. 5년 만기 LPR은 4.75%에서 4.65%로 0.1% 포인트 내렸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과 소비자대출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부동산 시장 회복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족 단위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신축 아파트와 보다 넓은 집에 대한 ‘갈아타기 선호’가 커졌다는 것도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신규주택매매는 2월 11만4552건에서 3월 35만5312건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중국의 부동산 가격 회복세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외신 등의 판단이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할 경우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다시 폐쇄할 가능성을 열어두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중국에 셧다운이 재개될 경우 주택시장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착륙은 곧 중국 경제 경착륙’이라는 생각으로 부동산 경기 부양에 임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대출을 완화하고 지방정부들이 강하게 옥죄었던 부동산 규제를 풀면서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부동산 부양이 중국 경제에 장기적인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4차산업혁명 등 미래성장을 이끌 산업에 장기 투자돼야 할 돈이 부동산으로 들어가면서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도 비상경제회의를 여러 차례 열고 대규모 부양책을 마련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회의에서만 90조원 규모의 추가 대책을 내는 등 200조원 이상을 풀 준비를 하는 상태다. 금리가 내려가고 시중에 돈이 풀리는 것은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유동성 지원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시중에 돈이 풀리고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이 쉬워져야 하지만 대출 규제가 심한 상태에서 유동 자금이 풀린다고 해도 주택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대출이 비교적 쉬운 토지나 건물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가격이 너무 오른 상태여서 영향이 적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도 "시중에 풀린 돈은 대출을 통해 부동산시장으로 들어가는데 규제가 첩첩산중인 와중에 자금 진입이 쉽지 않다"면서 "상가나 건물 시장으로는 들어갈 수 있지만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지원은 부동산보다는 서민 실물경제에 대한 지원 측면이 강하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린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강력 규제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돈을 푸는 것은 서민 경제를 위한 것이고 전월세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 종부세 인상 등으로 ‘부자증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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