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살리는 친환경 패션, 지금은 소재 전쟁!

2020. 4. 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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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주 기자] 어떤 명사 앞에건 ‘착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시대. 그만큼 트렌드는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구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21세기가 더없이 편리해진 만큼 역설적이게도 기후 변화, 멸종 위기종 등 상실한 것들도 적지 않기 때문. 결국 이런 우려 때문에 점진적으로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고 지구를 살리는 운동과 윤리적 소비를 권장하는 캠페인이 세계적으로 활발히 잇따르는 추세.

패션 산업 역시 지속 가능한 패션, 비건 패션에 발맞춰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여러 유수 브랜드는 동물 털을 사용하지 않는 퍼 프리 선언을 제안하는가 하면 런던 패션위크는 2018년 9월부터 모피로 만든 옷은 쇼에 금지시키기도. 따라 가죽은 합성피혁으로, 울과 모피는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 합성 소재로, 실크는 레이온이나 텐셀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리사이클 혹은 업사이클이 주목받으며 재조명받기 시작한 브랜드들이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환경 보호 슬로건 아래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가진 프라이탁은 트럭 방수천과 안전띠를 재활용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슬로 패션을 지향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질세라 생각지 못한 재료들로 대체하기 시작한 것.

코르크 마개(Cork)


참나무의 천연 소재인 코르크는 구조적인 특성상 충격에 강하고 소음 흡수 효과가 있어 대개 바닥재와 같은 건축자재로 쓰이고 있다. 또 와인 마개부터 여름날 신는 웨지힐과 플립플롭을 생각하면 코르크 소재의 활용은 낯익기도 하다. 하지만 코르크 특유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 옷과 가방들은 쉬이 상상 가지 않을 것.

다니엘 리가 전개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는 ‘2020 프리 스프링 컬렉션’에서 코르크와 판넬 소재의 백 라인을 선보였다. 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하며 처음 출시한, 일명 ‘만두 백’으로 불리는 파우치도 코르크 신소재로 재탄생한 것. 기존 가죽 백보다 가볍고 유연한 디자인으로 이번 시즌에서 각광받은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 거미줄(Spider Silk)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볼트 스레드(Bolt Threads)는 2009년부터 인공 거미줄 연구 개발에 매진해 최초로 ‘스파이더 실크’로 옷을 만들기까지 이르렀다. 이에 비건 패션의 선두주자인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는 바로 협약을 체결해 골드 드레스를 만들어 2017년 10월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하기도 했으며 같은 해 파리 패션위크에서 브라운 니트웨어를 앞세우기도.

이어 작년 7월에 스텔라 매카트니와 아디다스와 함께 생분해 테니스 드레스를 탄생시켰다. 이 역시 마이크로 실크라는 단백질 기반 직물로 만들어졌으며 설탕, 효모, 물 성분이 포함되어 가볍고 통기성이 우수해 스포츠 웨어로 제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볼트 스레드는 이에 그치지 않고 버섯 뿌리의 균사체를 활용해 만든 ‘마일로(MYLO)’ 가죽 백을 출시하는 등 성능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나아가고 있다.

커피 찌꺼기(Coffee Grounds)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코알라트리(Coalatree)는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시는 커피의 찌꺼기를 사용해 옷을 만든다. 이들은 ‘커피 컬렉션’의 일환으로 커피 찌꺼기와 폐플라스틱 병을 활용한 ‘에볼루션 조거’와 ‘에볼루션 후디’를 판매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세계 최초 크라운드 펀딩 서비스 플랫폼인 인디고고(INDIEGOGO)에서 ‘스위치백 셔츠’ 라인을 선보였다.

이는 아이스 커피 3잔과 플라스틱병 10개만으로 하나의 셔츠를 만들 수 있어 환경 파괴를 막는 것은 물론 직물 자체적으로 열을 차단하고 몸의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뿐 아니라 구김이 적고 가벼워 야외 활동에 매우 적합한 것. 또 방수 역할이 더해져 얼룩과 오염, 냄새에도 강하다는 장점이 있어 미국 내에서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자동차 시트 가죽(Car Seat Leather)


처치 곤란한 폐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전히 바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한국의 현대 자동차는 2019년 뉴욕 맨해튼에서 ‘리스타일(Re:Style)’이라는 소규모 컬렉션을 열어 디자이너 마리아 코르네호(Maria Cornejo)와 함께한 업사이클링 재킷과 드레스 등 15벌의 의상을 공개한 것. 자동차 시트에 주로 사용되는 블랙과 화이트 컬러를 그대로 사용해 자갈과 눈 등 자연의 이미지를 연상케 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 중국에서 열린 ‘리스타일 베이징’에서 ‘리클로딩 뱅크(Reclothing Bank)’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장 나(Zhang Na)는 폐차 직전의 차 가죽 시트를 재활용한 백팩 펜던트, 탈부착 가능한 웨이스트 코트 등 7벌의 의상을 선보였다. 아울러 재활용 PET로 만든 티셔츠와 에코백 기념품은 밀레니얼과 Z세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진출처: 보테가 베네타, 스텔라 매카트니, 볼트 스레드, 코알라트리,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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