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2억 날리고 안산다? '매매가 -3억' 반포 아파트

권화순 기자 2020. 4. 1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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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강남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31일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반포동 반포미도 84.96㎡가 최근 17억원에 거래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매매가격 대비로는 3억원 낮춰 팔린 매물이기 때문이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거래된 반포미도 84.96㎡(15층)의 매매가격은 17억원으로 직전 거래일인 14일 18억4500만원(8층) 대비 1억4500만원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실거래 가격 20억원(11층) 대비로는 3억원 떨어진 '급매'다.

고점대비 -3억 반포미도, 계약 파기 배경 두고 다양한 추측
그간 18억원 이상을 유지했던 반포미도 매매가격이 17억원으로 떨어져 거래되자 인근 주민들이 술렁였다. 거래가 성사된 배경을 두고도 여러 추측이 나왔다. 인근의 다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거래"로 파악했다.

"원래 18억원 전후로 매매계약이 체결됐는데 매수자가 1억8000만원 상당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파기했다"는 설명이다. 매도자는 이 아파트를 팔고 다른 아파트 중도금을 내야 하는 자금 스케줄 상 곧바로 매수자를 찾아야 했다. 때문에 계약금을 5억원으로 올리는 대신 호가를 17억원으로 낮춰 거래를 했다는 후문이다.

첫 번째 매수자가 계약을 파기한 배경을 두고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이기 때문에 정확한 배경을 알기 어렵다"면서도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진다고 봤을 수 있다.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이 더 높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거래 배경과 무관하게 이 거래로 인해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반포미도 매매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 관측이 나온다. 같은 면적 기준으로 고층의 경우 현재 18억원대 중반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고 저층은 17억원 초반에 매물이 나왔다. 고층에서 17억원을 찍었기 때문에 호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매매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987년에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건축 '메리트'로 가격이 급상승했다. 지난해 6월 16억원대에 거래됐다가 10월 19억원, 12월 20억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조정을 받고 있다. 1984년 건축된 개포동 개포우성2 127㎡는 종전 최고가(34억5000만원)보다 5억원 낮은 29억50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고, 반포주공1단지(106㎡)도 고점 대비 5억원 낮은 34억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주식시장의 '성장주'에 비유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재건축 아파트는 '성장주'와 같아서 가격이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대출규제 영향을 많이 받고 투자상품 성격이 크다 보니 쏠림현상이 벌어지는데 부동산 가격이 빠질 때 가장 먼저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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