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6개월 떠안아달라" 자금출처 조사 회피 '꼼수' 거래 등장
증빙 어려운 자금 조사 피할 목적..코로나발 집값 하락에 매도·매수자 분쟁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강남의 한 아파트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집주인에게 6개월정도 단기 전세를 떠안아 달라고 부탁했다.
최근 고가주택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와 서류 증빙 등 거래 요건이 까다로워진 가운데 정부의 조사를 피할 동안만 매도자에게 전세계약을 맺고 '세입자'로 살아달라는 것이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30억원 선. 현재 전셋값은 15억∼16억원에 달해 매수자 A씨는 전세 보증금 1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5억원에 대한 자금만 증빙하면 된다고 본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하는 '갭투자'와 같은 형식이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집을 사는 사람은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가 대부분이지만,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이 중단되면서 자금출처 증빙이 어려운 돈으로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이 집주인에게 단기 전세를 떠안아주길 요구한다"며 "정부의 자금조달계획서 조사가 2∼3개월 정도 걸린다고 보고, 6개월 정도만 집주인이 전세로 살아주면 비정상 거래로 의심받지 않고 정부의 자금출처 조사 등 후폭풍도 피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개업소 모습.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4/12/yonhap/20200412111243671aztd.jpg)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전에 팔려는 급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매도자와 단기 전세 계약을 맺고 집을 사고파는 '꼼수' 거래가 등장했다.
12·16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중단으로 '합법적인' 돈 줄이 막힌 상태에서 정부가 자금조달계획서에 대한 조사를 대폭 강화하자 A씨처럼 정부의 자금출처 조사를 피할 목적으로 매도자에게 전세계약을 요구하는 것이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흔히 말하는 '갭투자'처럼 다른 세입자에게 전세를 놓고 집을 사는 것도 가능하지만 매수인 입맛에 맞춰 2년도 아닌 6개월짜리 단기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며 "종전에는 대출을 일으켜 자금출처 조사를 피해갈 수 있었지만 대출 금지로 이 방법이 어려워지면서 매도자에게 전세 거주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집주인이 6개월만 살다 나가도 전세 계약서상의 계약 기간은 정상 계약처럼 1년, 2년 등 정하기 나름이어서 정부의 의심도 피해갈 수 있다.
강남권의 또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 등이 집을 살 때, 증여세 등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돈으로 집을 살 때처럼 자금조달계획 증빙이 어려운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이들은 집 한 채 잘못 샀다가 의심 사례로 적발돼 사업장의 세무조사로 이어질 것을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러한 거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도소득세 중과나 보유세를 피해 올해 5∼6월 내 서둘러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 입장에서도 그런 요구를 뿌리치기 힘들다.
시중에 급매물은 점점 늘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수세는 위축되다 보니 여건이 허락되는 한 매수자의 사정을 최대한 봐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정부의 자금출처 조사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꼼수 거래들이 곳곳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4/12/yonhap/20200412111243742ghtt.jpg)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집값이 단기 급락하면서 매수·매도자간 분쟁도 발생하고 있다.
자녀 학군을 위해 갈아타기를 계획했던 B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지난해 말 평소 지켜보던 아파트에서 고점 대비 1억원 빠진 급매물이 나오자 덜컥 계약했는데 대출 중단에 코로나 사태로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집이 안팔려 4개월째 잔금은커녕 중도금도 못 내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이 아파트 급매물 시세는 A씨가 산 금액보다 3억원이 추가로 하락했다.
양도세 중과, 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5월 말까지 소유권 이전을 마쳐야 하는 집주인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계약조건 불이행으로 매수자에게 계약 파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계약금 배액배상을 받는다 해도 작년 말 매도시점보다 시세가 급락한 데다 5월 말까지 새 매수인을 찾아 팔 수 있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은 막히고 정부는 거래자금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니 매수·매도자들이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며 "최근 코로나 여파로 급매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미 계약한 매매 금액을 깎아달라는 매수자와 매도자간 다툼도 가끔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달 21일부터 거래신고 기간이 30일로 단축돼 과거보다는 덜하지만 집값 상승, 하락기에는 매수·매도자간 분쟁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최소한 다음달까지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막판에 몰린 매도자들이 가격을 더 낮출 경우 관련 분쟁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sms@yna.co.kr
- ☞ 이낙연 "지도자가 남 안돕는게 자랑스럽나"…황교안 직공
- ☞ 해병 손흥민에게 말하면 안 되는 것들
- ☞ 여성 126명과 성관계 몰래 촬영 30대 징역1년6개월
- ☞ 부산 유세장에 깜짝 등장한 청학동 훈장 김봉곤
- ☞ 전봇대 들이받고 불난 차에서 20대 운전자 숨진채 발견
- ☞ 미래당 후보 찾은 김제동 "듣보잡 목소리가…"
- ☞ 친아버지 찾는 미국 입양한인 "하고 싶은 말이…"
- ☞ 총리에 보호장비 달라 호소했지만…의사 결국 사망
- ☞ 차명진, '세월호 텐트' 막말 계속…통합당 "더 취할 조치 없다"
- ☞ 유시민 "윤석열은 장모·부인 의혹으로 식물총장"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감시영상 보니…트럼프 만찬 총격범, 총 갖고 보안검색대 돌진 | 연합뉴스
- 전 여자친구 집 침입해 고양이 때려죽인 20대 '징역형 집유' | 연합뉴스
- 15m 거리 동료 샷에 20대 실명…캐디 과실치상 혐의 벌금형 | 연합뉴스
- 강남 초등학교 100m 앞 '사이버 룸살롱'…막을 법이 없다 | 연합뉴스
- '한때 측근' 터커 칼슨, 트럼프 직격…"네오콘의 노예 됐다" | 연합뉴스
- 이대 멧돼지·탄천 너구리·관악산 들개…서울 빈번 출몰 지역은 | 연합뉴스
- 2년 넘게 미룬 경찰·1년 만에 결론 낸 법원…정몽규 수사 촌극 | 연합뉴스
- 부부싸움 하다 남편 흉기로 찌른 40대 아내 체포 | 연합뉴스
- '채소 훔쳐 갔다' 오해 이웃에 흉기 상해 80대 입건 | 연합뉴스
- "불타는 미확인 물체 추락"…밤하늘 별똥별 추정 목격담 이어져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