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과 '어색함' 공존..중‧고 3학년, 사상 첫 '온라인 개학'(종합)

김도용 기자,이진호 기자,장지훈 기자,서혜림 기자,이상학 기자,황덕현 기자 2020. 4. 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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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업 방식‧과제 제출 방법 등 헷갈려
쌍방향 수업‧사전 녹화 수업 등으로 진행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오전 서울 중랑구 중화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식을 하고 있다. 2020.4.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이진호 기자,장지훈 기자,서혜림 기자,이상학 기자,황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중‧고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에는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설렘과 처음 겪는 환경에 대한 어색함과 불완전한 온라인 시스템으로 인한 불안감이 함께 했다.

9일 사상 최초로 실시된 온라인 개학은 국민의례가 생략되고, 학교장이 훈화를 두 번 하는 등 이전 개학과는 달랐다.

이날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중화중학교는 오전 9시30분쯤 3학년을 상대로 온라인 개학식을 실시했다.

개학식을 본격적으로 앞두고 학생들은 채팅창을 통해 "안녕하세요" "집에서 개학하는게 처음이라서 너무 설레요" "선생님 잘 생겼어요" 등을 올리며 학교와 소통했다.

일반적인 개학식과 많은 차이가 보였다. 가장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등 국민의례가 생략됐다.

또한 3학년 학생들만 참여한 이번 개학식은 동시에 2개의 계획안으로 진행됐다. 개학식에 사용된 플랫폼 줌(ZOOM)은 총 100명이 로그인이 가능한데, 중화중 3학년 학생수가 총 170명인 관계로 1~4반, 5~7반 2개로 나뉘어서 진행됐다.

백해룡 중화중 교장도 훈화를 두 번 했다. 먼저 1~4반 학생들이 출석한 채팅창에서 훈화를 한 뒤 5~7반 학생들이 출석한 채팅창에서 다시 한 번 했다. 훈화 내용도 기존과는 달랐다. 백 교장은 "온라인 수업에 적극 참가하고, 채팅을 할 때 바른 언어를 쓰고 예절을 지키길 바란다"며 "'넹' 'ㅋㅋㅋ'가 아닌 제대로 된 문장을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동구의 도선고등학교는 다른 방식으로 개학식을 진행했다. 오전 8시30분께 학교장의 인사말로 개학식을 시작, 사전에 촬영한 영상을 재생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2020.4.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개학식 후 진행된 정규 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사전 녹화 수업 등으로 진행됐다.

최혜경 중화중 교감은 "학생들과 만나지 못하지만 온라인으로, 함께 하고자 쌍방향 수업을 결정했다"며 "아무래도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진행하는 수업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3학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개학할 1, 2학년들을 상대로 모두 쌍방향 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쌍방향 수업에 대해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이날 쌍방향 수업을 마친 조광호 도선고등학교 교사는 "쌍방향 수업을 몇 번 연습했는데 아직 익숙지 않아서 바로 수업을 하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소리가 실시간을 들리지 않고 1초 정도씩 늦게 들린다. 움직임도 자연스럽지 못하다"며 "제작법에 미숙해서 수업하기엔 아직 적절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학교가 쌍방향 수업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마포구의 서울여고에서는 사전 녹화 수업을 계획했다. 사전 녹화 수업은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만큼 편집도 가능하다. 학생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수업 영상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듣는다.

이에 중3 자녀를 둔 어머니 서모씨(43)는 "쌍방향 수업도 있지만 녹화된 수업도 있더라"며 "처음이라 이해는 하지만 학부모가 계속 지켜볼 수도 없고 (쌍방향 수업이 아닌 다른 수업에서) 아이들이 집중을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전국 중·고교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오전 한 고3 학생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2020.4.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첫날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아직은 불편한 점이 많다.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인 노희성군(18)은 수업을 듣기에 앞서 잠시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이날 들어야할 7개 과목 가운데 2개 과목의 수업 일정이 오전 8시까지도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와 '포만한 수능 최상위권 모임' '디씨인사이드 수능갤러리'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온라인 클래스 로그인이 안된다' '수업 시작 15분 후인데 우왕좌왕 학생들이 못 들어가고 있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기 시작했다. '1교시 국어인데 9분짜리 영상 하나 올라와 있고 영상 재상 안되는 애들 점점 나온다'며 불평을 토로하는 글도 다수 목격됐다.

교사들도 불만족스럽다. 송원석 서울여고 교사는 "지금 청소년들은 인터넷 강의를 많이 접해본 세대라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좋은 조명과 음향의 수업에 익숙하다"며 "(학교에서는) 일반 교실에서 열악한 장비로 촬영하다보니 수업 내용과 별도로 영상 품질에 대한 어려움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온라인 개학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새로운 도전이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한 발짝 앞으로 나가고 교육도 미래로 나가게 될 것"이라며 "시행착오는 있을 것이지만 경험과 과정이 향후 자산이 될 것이다. 학생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 학교 현장에서 열정과 헌신을 갖고 노력하는 선생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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