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테마주' 포장,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범들 유죄 확정
'황우석' 재료 삼은 투자 '허상'에 상장사 사주 등 가담
투자금 40% 댄 금융투자업계 '큰 손'은 무죄 확정
코스닥 상장사 홈캐스트를 '황우석 테마주'로 포장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가조작 사범 윤모(52)씨, 김모(46)씨에게 각각 징역 3년,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홈캐스트의 전 최대주주 장모(51)씨는 징역 1년 실형, 임원 신모(49)씨와 김모(46)씨는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윤씨 등은 공시 등을 통해 황우석 박사가 대표로 있던 에이치바이온과 상호 투자해 줄기세포 관련 사업을 함께하는 것처럼 꾸며 부당이득을 챙길 목적으로 2014년 4~5월 홈캐스트 주가를 374%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홈캐스트는 에이치바이온에 250억원, 에이치바이온은 홈캐스트에 40억원 규모로 서로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실제 투자금은 장씨 차명 지분 처분 등을 통해 조달됐고, 제대로 된 실사 과정도 없었다.
장씨는 2013년 말 홈캐스트 경영권을 인수했으나 영업부진으로 인수자금 3분의 2를 차지하는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되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이치바이온 역시 2010년부터 자금난에 시달려왔다고 한다.
1심은 "주가 부양과 투자금 유치가 절실한 두 회사 거래를 '전략적 제휴'라고 주장하지만, 황우석과 관련된 회사라는 소문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이용하려던 허상에 불과하다"며 윤씨와 김씨에게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장씨에 대해서도 "실사주로서 회사의 발전과 이익을 도모해야함에도 추가 투자없이 거액을 얻을 수 있다는 윤씨 등의 제안에 따라 회사를 주가조작에 제공했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홈캐스트 임원들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했다.
2심도 "'황우석 효과'로 일컬을 수 있는 증권시장 내 기대심리를 이용한 사기적 부정거래로 기업공시 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시장의 공정성·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전반적인 유죄 판단을 이어갔다.
다만 "부정거래 이후 주가 폭락이나 경영 악화로 이어지지 않아 당시 앞다퉈 주식을 사들인 일반 투자자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았고, 사후적으로나마 공동사업이 실현되기도 했다"며 전체적으로 감형했다.
특히 1심이 유죄로 봤던 원영식 W홀딩컴퍼니 회장은 무죄로 뒤집혔다. 검찰은 윤씨 등이 '황우석 테마'로 포장한 유상증자에 110억원을 댄 이른바 '코스닥 큰 손' 원 회장도 전주(錢主)로 가담한 것으로 봤다.
1심은 "윤씨 등의 범행에서 원 회장의 자금동원력은 핵심 요소"였다면서도 소극적 가담을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재무적 투자자 지위에 있었을 뿐 사기적 부정거래를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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