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봄 여행 -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2020. 4. 9. 09: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네 마음은 여태 황량한 겨울이지만 창밖으로 비치는 햇살과 푸릇한 색감은 완연한 봄이다. 이런 봄을 맞으러 들로 산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한 채 집콕하며 캠페인 실천에 앞장서는 당신들을 위해 남촌 소식을 전한다. 올해는 아쉽지만 지면으로만 느껴보자. 사진에서 느껴지는 남풍만으로도 우린 좋대나.

그린 카펫 같은 보성의 푸른 차밭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적으로 열리던 봄꽃 축제가 줄줄이 최소되고 있다. 1963년 이후 계속되던 군항제도 올해 처음으로 열리지 않는다. ‘꽃놀이 자제 당부’. 글만 보면 우습기 짝이 없는 헤드라인 카피지만, 뼛속까지 와 닿는 현실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의 위험을 염두에 둔 지자체 입장에서는 춘심으로 잦아지는 지역간 이동을 자제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요즘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마음에 홀로 집 주변 공원을 거닐거나, 뒷산을 오르며 막 피어나는 개나리, 벚꽃, 목련으로 헛헛한 마음을 달래니 영 만족스럽지 않다. 우리 민족은 꽃놀이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상화(賞花)라 칭하며 단순히 꽃을 보는 이상으로 음미하는 것을 즐겼다. 고려 궁궐에는 상화정이라는 정자를 두어 꽃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정조는 궁궐 연못에서 ‘상화조어연(賞花釣魚宴)’이라 하며 꽃을 보며 낚시를 즐기는 연회를 자주 베풀었다고 한다. 이는 궁중에서만 비롯된 문화는 아닐 터, 만물이 생동하는 이 시절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연이

▶봄을 맞는 길목, 보성 대한다원

푸릇함이 그리웠다. 봄을 기다렸던 앙상한 가지들에 새순이 도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자식 크는 마냥 기분이 좋아지는 봄이다. 이런 작은 새순에도 탄복하는 우리들에게 눈앞에 펼쳐지는 그린 카펫! 거대한 녹차밭의 스케일은 그야말로 안구정화 그 자체다. 톡 터지는 탄산음료가 주는 청량감에 비길까. 대한다원은 활성산 자락 해발 350m에 위치한 녹차 농원으로 580여 만 그루의 차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이다. 녹차 주변으로 길게 심어진 삼나무를 따라 산책하듯 오르면 둥글둥글 부드러운 능선에 펼쳐지는 주단 같은 차밭은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하는 관광지 50선’에 선정됐을 뿐 아니라 ‘세계의 놀라운 풍경 31선’에도 뽑혀 내국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인정받은 곳이다. 대한다원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 남짓. 몸속 가득 녹색 물이 촉촉하게 들 것 같은 상쾌함은 이곳을 찾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단돈 2000원에 마실 수 있는 차 시음도 빼놓지 말자. 곡우 후에 처음 딴 차로 우려내는 최고의 차 맛을 맛볼 수 있다.

위치 전남 보성군 보성읍 녹차로 763-67 운영시간 09:00~18:00(3~10월), 09:00~17:00(11~2월) 입장료 일반 4000원, 청소년 3000원(7~18세), 경로우대(65세 이상), 군인 3000원

1. 흐드러진 매화꽃이 장관인 매화마을 2. 수백 개의 매실 장독대들이 장관이다. 3. 1만 원의 행복, 천리까지 퍼지는 천리향 묘목 구경하기

▶눈꽃이 내린다, 광양 매화마을

‘예쁘다’를 연발하게 하는 전남 광양 매화마을. 올해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그 꽃의 아름다움을 어찌 잊을까? 지리산 자락을 수놓으며 굽이굽이 섬진강을 따라 피어난 매화꽃들의 인사를 받으며 도착한 매화마을은 온통 눈으로 덮인 세상처럼 하얗다. 이 마을의 농가들은 매화나무를 심어 매실농사를 하기 때문에 매해 3월이면 하얗게 만개한 순백의 매화꽃이 장관을 이루며 봄을 알린다. 사이사이에 붉은 빛의 자태를 뽐내는 홍매화가 핀 청매실 농원은 1930년경 율산 김오천 선생이 심은 고목과 함께 2000여 개의 전통옹기들이 자리를 틀고 있어 그 모습이 근사하다. 눈을 감고도 익숙한 장면이지만 매해 마주할 때마다 그 아름다움에 놀라게 만드는 이곳, 청매실 농원을 지나 오르다 보면 영화 ‘취화선’의 배경이 된 대나무 숲도 놓치지 말아야 할 코스다. 왕대숲이 들려주는 잎 소리를 ASMR 삼아 걷다 보면 힐링이라는 두 글자의 의미가 완벽하게 이해되는 순간이 온다. 매화와 대나무의 매력, 매화 향이 기분 좋게 코끝을 간질이는 광양. 아쉽게 올해는 축제는 없지만 흐드러지게 만개한 매화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맘은 축제를 마주한 아이처럼 설레기만 한다.

▷Food

광양 전통불고기의 맛, 시내식당

‘천하일미 마로화적’. ‘마로’는 광양의 옛 지명을 일컫는 말로 광양으로 귀양 온 선비가 마을에서 글을 가르쳐주던 아이의 부모가 대접한 참숯에 구운 소고기 맛을 본 후 ‘마로(광양)에서 맛보았던 화적(소불고기)이 천하일미’라 칭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광양식 불고기는 얇게 저민 생고기를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양념해 참나무 숯에 구워 먹는 스타일. 오래 재운 양념고기와는 달리 얇은 고기가 가볍게 양념을 머금고 있어 불판에 올리자마자 앞뒤로 살짝 구워 먹는 그 맛이 부드럽고 입에 착 감긴다. 광양 불고기(1인 국산 2만3000원, 호주산 1만7000원). 위치 전남 광양시 광양읍 서천 1길 38 영업시간 11:00~21:00 *명절 연휴 휴무

▶아름다운 섬 여기여라~ 진도

진도의 아름다운 바다가 모습, 허련이 앉아 그림을 그릴 것만 같은 고즈넉한 운림각
진도에 가면 북 치는 법을 논하지 말고, 안동에 가면 제사 법 따지지 말라고 했다. 남도는 예부터 유배의 땅으로, 수많은 정객들이 유배되었고 시, 서, 화 등 그들의 재능은 그 지역의 후예에게 이어졌다. 섬 전체가 예술촌이나 다름없고 마을 곳곳에 명창들이 그야말로 ‘쌔부러진(많은)’ 섬이다. ‘미스트롯’에서 인기를 얻은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고향이기도 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2014년 세월호 사건으로 우리 민족의 상처가 되어버린 진도는 가슴이 아파, 그곳에 가 웃고 먹고 떠드는 건 예의가 아니란 생각에 일부러 외면하려 한 몇 년의 시간이 있었다. 묵은 체증까지 날려버리는 시원시원한 창법의 송가인의 등장과 함께 이곳, 진도에도 스산했던 겨울이 가고 봄 기운이 물씬 피어 오르고 있다.

진도는 진도 아리랑을 비롯해 진돗개, 다도해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한 충무공 유적지, 현대판 모세의 기적, 신비의 바닷길까지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본디 섬이니만큼 다도해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고, 고려 삼별초의 항몽지인 남도석성과 용장산성, 힘차게 꿈틀거리는 동석산 등 육해공의 아름다움을 두루 갖췄다. 그래서 진도를 ‘몽유진도’라 부르는 걸까. 안견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빗댄 표현으로 꿈속을 걷는 듯 발길이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절경, 흥미로운 스토리가 이어지는 섬이란 뜻이다.

진도를 들어가는 관문에 위치한 진도타워. 진도를 처음 접해보는 사람이라면 타워 전망대에 한번 올라보는 것을 권한다. 다도해를 한눈에 볼 수 있음은 물론 도심으로 향하는 진도대교와 함께 펼쳐지는 울돌목을 볼 수 있다. 바로 이순신장군의 명량대첩이 이뤄진 해협이다. ‘울’ 울다, ‘돌’은 돌다의 의미로 물길이 휘돌아 나가는 바다가 마치 우는 소리를 내는 것처럼 들려 붙인 이름인데, 역사책, 영화 속에서 표현된 그 바다의 모습과 같을까 호기심이 났다. 놀랍게도 신비스럽게 솟아오르고 가라앉으며 어른거리는 유속을 실제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자연 환경에서 만들어진 진도대교 역시, 한국 최초의 사장교로 물속에 교각을 세우기 힘들기 때문에 양쪽 해안에 교탑을 세워 케이블로 지탱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야경으로 유명한 진도대교. 세방낙조의 노을이 보고 싶어 아쉽지만 차를 돌렸다. 그림 같은 다도해,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듯 보이는 일몰이 장관인 낙조, 쉬미항에서부터 세방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드라이브. 그 어떤 붉은 빛보다 강렬한 아름다운 석양을 가슴에 담을 수 있다.

진도타워 위치 전남 진도군 군내면 만금길 112-41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임시휴관 중

첨찰산과 운림지가 어우러진 운림산방, 작품을 볼 수 있는 소치기념관 운림산방을 알리는 입구 모습.

▶그림 같은 그림작업실, 운림산방

첨찰산 기슭에 위치한 운림산방. 조선 후기 남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이 그림을 그리던 곳이다. 연꽃이 피는 연못, 나무가 어우러진 정원, 뒷산에 둘러 쌓인 집을 갖춘 운림산방은 그림을 옮겨 놓은 듯 아름답다. 아쉽게도 안개가 숲은 이룬다는 이름 속 ‘운림(雲林)’이 펼쳐지는 날은 아니었지만 소치 허련의 작업실은 첨찰산과 어우러진 곳곳의 장면으로 감명을 주기 충분했다. 남화는 수묵을 담대하면서도 자유로운 형식으로 선비의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리는 산수화인데, 그의 작품을 마주하니 그의 모습을 상상이라도 하게 되듯, 부드럽지만 강한, 농과 담을 넘나드는 그의 붓끝이 느껴지는 것 같아 감동스럽다. 근처에 위치한 소치 미술관은 허련뿐 아니라 후대를 이어 그림을 그린 자손들의 작품까지 전시되어 있다. 생각지도 않은 여행지에서의 촉촉한 아트 감성, 운림산방의 울림을 담아 근처 쌍계사로 발길을 옮겨보자. 일주문 앞으로 늘어선 은행나무와 졸졸 흐르는 개울과 새소리, 푸릇한 새순의 색감은 걷는 이에게 피톤치드 가득한 건강 에너지를 준다. 쌍계사 뒤로 이어지는 첨찰산 등산로, 3시간 남짓 걸리는 노선으로 걷다 보면 어느새 봄 한 가운데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운림산방 위치 전남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15 관람시간 09:00~18:00(11~2월 동절기 09: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요금 어른 2000원, 청소년(중고생), 군인 1000원, 어린이 800원

▷Food

송가인 단골, 그냥경양식

송가인이 자주 들러 먹었던 단골집 역시 이젠 명소가 되었다. 진도 사람이라면 이곳에서의 추억을 한두 개 정도 갖고 있다는 누구나 아는 오래된 식당. 내부 역시 세월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고 3~4개 테이블이 고작인 작은 식당이지만 한동안 줄을 서서 먹는 유명 맛집이 되었다. 뉴트로 열풍으로, 송가인 후광으로 진도 사람, 관광객 모두에게 추억의 맛을 선사하는 곳이다. 돈가스(7000원), 비후까스 (8000원), 생선까스(8000원). 위치 전남 진도군 진도읍 성내리 46-41

남도 바다의 맛, 해미원

(좌) 해미원의 생선정식 한상차림 (우) 젓갈만으로도 한 그릇 뚝딱하는 남도 음식
남도에 왔으니 싱싱한 바다 향 가득한 식탁을 기대한다면 해미원으로 가보자. 이곳의 대표적인 메뉴는 생선 정식. 제철 생선들로 차려주는 회 정식이 꽤 풍성하고 싱싱하다. 입맛 도는 고등어구이, 반건조 우럭구이, 농어, 바삭 구운 서대 등 각종 생선구이와 회와 굴, 해삼 등 제철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생선 정식은 4인 기준(4만 원, 6만 원) 두 가지 중에 고를 수 있다. 상다리 부러지는 맛깔스러운 반찬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외 바지락무침(3만 원), 굴무침(3만 원), 간재미 무침(3만 원)은 요리 안주로 추가 주문해도 좋다. 진도 홍주와 함께 한잔하면 더욱 꿀맛. 남도의 푸짐한 인심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위치 전남 진도군 진도읍 교동 5길 109

▶봄 바람이 가장 먼저 닿는 곳, 해남

우리 땅의 가장 먼 끝 해남, 수도권에선 반나절은 와야 도착하는 먼 곳, 쉬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기에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자연이 선보이는 그 변화가 늘 궁금했다. 특히 두륜산. 두륜산은 백두산의 ‘두’에 곤륜산의 ‘륜’자가 합해진 것으로 중국의 곤륜산 줄기가 동쪽으로 흘러 백두산을 이루고, 그 줄기가 다시 남으로 이어진 산이라 생각하면 쉽다. 태백산맥의 줄기답게 힘 넘치는 봉우리들이 이뤄내는 산세가 장관이다. 특히 이 산을 오르다 보면 만나게 되는 대흥사.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산사는 꼭 한번 가보면 좋을 사찰이다. 경내로 들어가는 울창하고 긴 숲길과 계곡이 아름답고 서산대사를 비롯한 여러 고승들의 부도와 부도비가 있는 부도밭도 이곳의 자랑이다. 구림리(九林里) 장춘동(長春洞)에 위치해 있는데 구림리는 ‘아홉 굽이 숲길’, 장춘동(長春洞)은 ‘봄이 길다’, 즉 이르게 봄이 찾아와 오래 머문다는 뜻일 테다. 이름대로 봄은 이곳에 진즉 찾아와 만연하다. 이미 져버린 동백꽃, 만발한 매화를 비롯 광대나물꽃, 잔잔하게 바닥을 수놓은 개불알풀꽃이 이곳의 봄소식을 전한다. 대흥사는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엔 다른 절과 달리 사천왕상을 모시는 천왕문이 없고 보현보살과 문수동자가 지키는 해탈문이 있는 게 특이하다. 해탈문에서 대흥사를 바라보면 두륜산이 병풍처럼 감싸 앉은 듯 보이는데 저 머리 보이는 능선은 ‘누워 있는 부처’ 형상을 닮았다 한다. 요리조리 산세를 보며 그 형상을 모자이크 해본다. 지저귀는 새소리만이 고요한 대흥사의 적막을 깨는 이곳에 만개한 매화 향이 아찔하다. 부처님의 심장 자리에 위치한 천년수 연리근. 천불전 앞에 위치한 나무둘레가 4m가 훌쩍 넘는 커다란 느티나무다. 뿌리가 붙어 있는 연리근이라 더 귀하게 여겨 좋은 인연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근처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인 녹우단이 잘 보존되어 있으니 둘러보자. ‘오우가’ ‘어부사시사’ 등 조선시대 명문장가인 그의 유품과 사랑채가 있다. 종손이 살고 있는 사랑채는 현재 공사 중이라 볼 수 없지만 유물전시관에는 4600여 점의 소장품이 전시 중이다. 뒷편 비자나무 숲이 근사한데 바람이 불 때마다 ‘쏴~아’ 하는 소리가 꼭 비 내리는 듯 해 ‘녹우단(綠雨壇)’이라는 이름을 붙인 윤선도의 고택이자 해남 윤씨의 종가다. 문장가 집안다운 시적인 이름이다.

대흥사로 가는 계곡리에 위치한 유선 여관도 한번 묵어볼 만한 전통한옥 여관이다. 1914년부터 영업을 하는 12칸짜리 전통한옥 건물로 대흥사를 돌아 본 후 이곳에 하루 머무는 것도 좋은 추억일 테다. 숙박이 아니더라도 들러 나무 밑 평상에서 묵과 부침개를 먹으며 막걸리 한 잔 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 보면 볼수록 더 알고 싶은 곳, 해남은 몇 시간만 둘러보기 아까운 곳이다. 수도권에서 멀리 달려와 상징적인 땅끝마을만 보고 가는 일정 말고 해남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좋겠다 싶다.

대흥사 위치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입장료 어른 3000원, 중고생 1100원, 초등학생 1000원

고산 윤선도유적지 위치 전남 해남군 해남읍 녹우당길 135 운영시간 매일 09:00~18:00

유선관 위치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가격 숙박 2인(5만 원), 4인(8만 원), 8인(12만 원), 숙박손님에 한해 조식 8000원, 석식 1만 원, 그외 한정식 4인(12만 원)

▶케이블카 타고 오르는 두륜산 고계봉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고계봉에서 본 전망
등산으로 오르는 두륜산도 좋지만 시간이 없고 체력적으로 힘들다면 케이블카를 타 보는 것도 좋다. 대흥사 해탈문에서 마주하게 되는 누워있는 불상의 모습에서 제일 오른쪽에 있는 두륜봉이 머리, 가련봉은 가슴, 건너편의 고계봉이 발의 형상을 하는데 바로 그곳 고계봉을 오르는 코스다. 케이블카를 타고 상부 승강장에서 내려 고계봉까지는 286계단을 더 올라야 한다. 5분 정도의 거리로 계단 하나 오르면서 느껴지는 공기가 예사롭지 않다. 아직 차가운 바람에 봄 기운의 단내가 훅 느껴지는 기분 좋은 싱그러움에 층계를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런 기분을 더 달뜨게 하는 고계봉 전망대는 그야말로 가슴이 뻥 뚫리는 한 방을 선사한다. 30분 투자로 이런 자연 풍광을 경험할 수 있다니! 케이블카보다 등산에 늘 후한 점수를 준 필자였지만 고정관념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직접 땅을 밝고 오르는 것이 진리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여의치 않는 사람들에게 케이블카란 비교할 수 없는 드라마틱한 공간 이동일 테니까. 특히나 이곳의 전망은 등산을 성공한 사람만이 보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로 감동적이다. 저 멀리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이 보이고 발끝으로 내려다보이는 두륜산은 가련봉과 대흥사 계곡을 휘돌아 감싸는 준봉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멀리 남해 보길도와 노화도도 흐릿하게 존재감은 드러내고 있다. 날이 좋은 날은 제주도의 한라산까지 보인다니 바로 저 남촌에서 봄 손님이 왔구나!

▷Food

전남 손맛, 천일식당

천일식당 외관의 모습, 육즙 제대로 배인 고소한 떡갈비, 천일식당의 떡갈비 정식 한상차림
떡갈비 정식으로 유명한 천일식당. 홀이 아닌 개별 방으로 이뤄진 식당, 노곤한 다리를 쭉 피고 방안에서 기다리면 그야말로 잘 차려진 한상을 앉아서 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주 메뉴인 불고기(1인 2만4000원), 떡갈비정식(1인, 2만9000원)을 주문하면 20여 가지가 되는 밑반찬, 쌈, 고등어 구이가 함께 나온다. 석쇠에 구워 불 맛 제대로 낸 떡갈비는 도톰하니 꽤 양이 푸짐하다. 적당하게 다져 식감 제대로 살린 고기, 숙성 양념으로 간을 한 달콤 짭조름한 떡갈비를 한 조각 잘라 입에 넣으면 그동안 먹은 떡갈비의 기준을 다시 세울 정도로 맛나다. 고기 맛 제대로 느끼며 한입 먹었다면, 두 번째는 쌈으로. 곁들이는 음식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는 떡갈비의 맛을 느껴보자. 한우, 쌀, 김치 모두 국내산을 사용하는 이 곳의 반찬들은 새콤달콤한 미나리 무침, 매콤한 낙지 볶음, 잡채, 양념게장, 묵은지 등 차려진 한상을 보는 것도 군침 돌지만 사실 한두 가지만으로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게 하는 전라도 손맛에 젓가락이 바쁘다. 남도 특유의 젓갈들도 비릿한 맛없는 진한 감칠맛에 ‘맛있다’는 연발하게 만든다. 귀경길이라면 포장해 가고 싶은 맘이 절로 든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포장 가능.

위치 전남 해남군 해남읍 읍래길 20-8 영업시간 09:30~21:30 *명절 당일 휴무

[글 최주연(자유기고가) 사진·자료 제공(김연수(보성), 최명순(광양), 박진주(진도), 송민철(해남))]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24호 (20.04.14)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티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