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생활인프라·교통망.. 3기 신도시 '3색 매력'

정순우 기자 2020. 4. 8.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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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계획 마련.. 이르면 내년 말 첫 분양]
- 서울서 가장 가까운 신도시
교산은 지하철 3호선, 왕숙은 GTX.. 광역교통망 연결 사업도 동시 진행
- 분양가 상한제 적용
서울 아파트 반값 수준서 분양, 30~40대 무주택자들 관심 집중

정부가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건설이 본궤도에 올랐다.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남양주, 하남, 인천 등 3곳의 도시계획 청사진이 확정된 데 이어 민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세부 설계 용역 절차도 최근 시작됐다. 이르면 내년 말쯤 첫 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3기 신도시는 정부가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2018년 9월 발표한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의 핵심이다. 1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가까운 위치에 아파트 등 주택을 짓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잇는 게 골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서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에 30~40대 무주택자들의 관심이 뜨거울 전망이다.

◇윤곽 드러내는 3기 신도시

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 3곳의 '신도시 기본구상 및 입체적 도시공간 계획' 공모를 통해 기본적인 도시공간 계획을 마련했다. 이 기본 계획을 토대로 LH는 각 신도시의 세부 계획을 도화엔지니어링, 유신 등 민간 기업들과 함께 설계하고 있다.

왕숙 신도시는 주변 도시와 교류하며 함께 성장하는 '공생(共生)도시'가 기본적인 개발 콘셉트다. 특히 도시 내에 공원, 녹지를 최대한으로 만들고 '제로에너지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등 '생태도시'를 표방한다. 제로에너지 단지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자체 조달한 에너지로 생활에 필요한 전력을 충당하는 구조다.

교산 신도시는 도시 내를 12개 생활권으로 세분하고, 업무 및 생활편의시설을 집중시키는 '콤팩트시티'를 표방한다. 특히 지하철 신설역을 중심으로 '역세권 복합용지' 3곳을 지정해 상업·문화 시설과 체육관 등 생활 밀착형 인프라(SOC) 시설을 밀집시킬 방침이다. 중부고속도로가 도시를 관통하면서 생기는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도로 위로 '인공 도시고원(高原)'도 만든다.

계양 신도시는 주요 교통망이 도시 구석구석으로 연결되는 '초(超)연결 도시'가 청사진이다. 지하철 김포공항역(5·9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GTX-B, 7호선, 대곡소사선)을 이어주는 간선급행버스(S-BRT)가 교차로 등에서 막힘 없이 운행될 수 있도록 공중 노선을 도입하고 주거단지에서 걸어서 8분 이내에 S-BRT를 이용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교통망을 계획했다. 또 자동차 전용도로를 지하화해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든다.

◇서울 가깝고 분양가 저렴

3기 신도시는 대부분 서울 접경지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조성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만들어진 신도시 중 서울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깝다. 신도시 개발과 광역교통망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도시가 완성될 때쯤이면 서울로의 출퇴근은 더욱 편리해진다. 교산 신도시는 지하철 3호선이 연결될 예정이며, 왕숙 신도시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노선이 연결된다. 특히 교산 신도시는 주변에 미사지구, 감일지구 등 대규모 택지지구가 있어 상권 활성화 등 집적효과도 기대된다.

3기 신도시는 공공택지여서 분양가 상한제가 기본적으로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단지 분양가나 시세와 비교한 '상대평가'가 적용되지만,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는 건설 원가를 기준으로 한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가 30% 정도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다.

3기 신도시 분양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초기 분양 단지의 경우 인접한 서울의 아파트 시세 대비 반값 정도에 분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기 신도시의 조성 목적이 '서울 집값 잡기'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분양가를 낮춰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려 할 것이란 논리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기 신도시 중 서울로 이동하기 편리한 지역의 시범 분양 단지들은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많이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신혼부부나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정확한 분양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는 내년 연말 시범단지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승범 국토부 공공택지기획과장은 "실수요자들의 주택난 해소를 위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양질의 주택이 공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택지도 탄력, 서울은 지지부진

3기 신도시와 함께 추진 중인 수도권 중소 규모 택지 개발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의정부·시흥·부천·고양·안양·의왕·성남 등지의 택지가 지구 지정 절차를 마치고, 개발 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 택지들에서 공급될 주택은 약 8만 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집값 안정 효과가 가장 큰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하다. 2018년 9월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당시 서울시는 도심 내 유휴시설 개발을 통해 주택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지금까지 지구 지정이 완료된 곳은 1600가구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개발할 땅이 없기 때문에 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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