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본격 프로농구 입덕 제조기' KBL TV 정찬

김영훈 2020. 4. 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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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준희 기자] ‘이제 KBL이 여러분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지난 2018년 10월, 프로농구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KBL TV가 개국을 알렸다. 명장면 모음집은 물론, 그간 팬들이 볼 수 없었던 코트 밖 선수들의 모습을 조명하면서 이제는 농구  팬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구독 컨텐츠’가 됐다. 

어느덧 두 시즌 째, KBL TV는 이제 ‘농구 입덕 제조기’로 거듭났다. 그리고 그 뒤에서 선수들의 깨알 같은 모습을 하나라도 더 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 

KBL TV에서 촬영 및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정찬씨다. 현장에서 묵묵히 촬영만 하고 가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인터뷰를 요청했고, 올스타 휴식기와 설 연휴가 지난 뒤 그를 만날 수 있었다.

※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필스튜디오에서 KBL TV 촬영 및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정찬이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현재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저희는 스포츠 뉴미디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예요. KBL(KBL TV)과 WKBL(여농티비) 등 스포츠 영상 컨텐츠를 제작하고, 감스트와 같은 스포츠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있어요. KBL TV의 경우, 허보람 대표님이 전체적인 기획을 맡으시고 제가 현장에서 촬영이나 편집을 담당하고요. 영상에 들어가는 로고를 담당하는 디자이너까지 포함해 5명이 일하고 있어요. 

처음 KBL TV를 시작하셨을 때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처음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죠. 제 얘기를 잠깐 하자면, 저는 원래 스포티비 뉴스에서 영상기자로 있다가 당시 KBL 컨텐츠를 담당했던 스포티즌으로 옮겨서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스포츠는 다 좋아하는데, 유독 농구와는 인연이 없었어요. 가장 덜 좋아하기도 했고요. 근데 일은 지금 이렇게 농구로 하고 있네요(웃음).

1. 경기 전, 선수들이 몸 푸는 모습을 촬영하면서 간단하게 인터뷰를 진행한다.

KBL이 이렇게 영상 컨텐츠를 전문적으로 하는 게 처음이라 선수들도 카메라를 많이 어색해했을 것 같아요. 
선수들과 관계를 트기까지 반 시즌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선수들이 KBL TV 존재를 알기 시작하면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노출되고 싶었던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농구의 경우, 선수들과 구단 모두 이런 컨텐츠 촬영에 친화적이고, 도움도 많이 주셨어요.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 때문에 저희도 컨텐츠를 그만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편하게 빨리 친해졌던 것 같고요. 

정말 많은 컨텐츠를 하셨어요. 그동안 진행했던 컨텐츠 중 다소 아쉬운 컨텐츠, 뿌듯한 컨텐츠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아쉬웠던 건 ‘쇼미더KBL’을 꼽고 싶어요. 더 다양하게 하고 싶었어요. 선수들이 직접 랩이나 노래를 적극적으로 했으면 했죠. 지금도 버리지 않은 컨텐츠에요. 기회가 되면 하고 싶은 컨텐츠죠. 괜찮았던 건 ‘크블식당’이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정효근 선수의 경우, 단발적인 인터뷰 때 할 수 없던 얘기들도 서로 밥 먹으면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깊은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또, 다른 컨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도 됐어요. 예를 들면 정효근 선수는 강아지, 허웅 선수는 그림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기회가 되면 그것과 관련한 컨텐츠를 준비하려고 해요.

지난 시즌엔 약간 어색함이 있었다면, 최근엔 선수들과 케미가 점점 생기는 것 같아요. 
많이 편해졌죠. 이제는 선수들도 한 번씩 보는 채널이고, 그만큼 잘해줘서 크게 어려운 건 없는 것 같아요. 최근엔 허훈 선수가… 속된 말로 ‘빨아먹는다고 하죠(웃음). 조회수를 잘 나오게 해주는 선수예요. 허훈 선수는 특히 친화력이 있어요. 선수들과 두루 얘기도 잘하고, 카메라에서도 잘하고. 그런 게 굉장히 좋아요. 

2. 경기 도중 인터뷰 및 몸 푸는 영상을 편집, 컨텐츠를 올린다. 경기가 진행될 때는 그날 경기 하이라이트를 모아서 경기 후 ‘찐장면’이라는 컨텐츠로 업로드한다.

KBL TV 개국 이래 ‘대주주’로 불리는 선수들이 있었잖아요. 김종규, 정효근, 이대성, 최근 허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으신가요? 
김종규 선수와 허훈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특히 김종규 선수는 정말 프로예요. 허훈 선수는 약간 징징대는 게 있거든요. ‘또 하냐’ 이러면서(웃음). 그런데 김종규 선수는 항상 열려있고, 주문한 것 이상을 해줘요.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였죠. 

2019년 2월에 구독자 만 명, 2019년 10월에 2만 명을 돌파했어요. 현재 구독자가 2만 9천 명 정도인데(2020년 1월 31일 기준),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추세가 어떤가요? 
첫 시즌은 어느 정도 한 만큼 나왔다고 생각해요. 올 시즌은 수치 면에서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아졌어요. 그 부분에선 허재 감독님과 현주엽 감독님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저희도 열심히 했고, 허훈 선수처럼 잘 따라주는 선수도 있었지만 그 외적으로 감독님들께서 노력해주신 게 컸죠. 덕분에 저희도 많이 알려지고, 조회수도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팬들과 소통이나 호흡도 중요할 것 같아요. 
여러 의견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질타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예전엔 너무 보이는 선수만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농구 외적인 것만 보여준다는 이야기도 많았고요. 요즘은 LG 팬들이 많아지면서 LG 컨텐츠가 적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다 맞는 것 같아요. 다만 저도 어느 정도 목표를 가지고 하는 입장에서 그런 팬분들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죄송스러울 때가 있죠. 

KBL에 속하신 건 아니지만, 어쨌든 KBL 이름을 걸고 하시는 거잖아요. 리그 흐름에 따른 칭찬이나 비난도 있으실 것 같아요. 
스트레스가 없진 않죠. 그것보단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저희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잖아요. 농구적인 부분에서 정말 노력을 많이 하고, 외적으로도 팬들뿐만 아니라 일적으로 만나는 저희한테도 잘해주는 선수들이 많아요. 리그에서 활약이나 이슈 때문에 여론이 좋지 않을 때 많이 안타깝죠. 선수들의 좋은 부분을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아 아쉬워요. 그래서 앞으로 컨텐츠를 진행할 땐, 최대한 선수들의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알려드리고 싶어요.

3. 경기 후 승리팀 선수들이 퇴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경기 후 ‘퇴근길에서 생긴 일’ 이라는 컨텐츠로 업로드된다. 정찬 씨의 말에 따르면, 본인이 올 때마다 원정팀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아 매번 원정팀의 모습이 담긴다고. 홈팀에서 KBL TV를 꺼려한다는 후문.

현재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양면성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자체적으로는 구독자 수나 관심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사실 다른 종목에 비해선 부족한 게 많아요. 지금은 수치적인 부분에서 많이 끌어올리려고 해요. 팬분들께서 농구장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저희도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어요. 다만 현재 여건상 저희가 모든 경기장을 다 잡기 힘들어요. 어느 정도 풀을 넓힌 다음, 거기서 하면 좋을 텐데 그런 부분이 아쉽죠. 

그동안 KBL TV를 하시면서 가장 감사한 분이 있을까요? 
구단이나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이 정말 감사하죠. 저희는 팬분들이 안 좋게 보시는 시선 중 하나가 연맹이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KBL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저희가 현장에서 직접 뛰고 제작하는 거지만, 연맹의 도움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많이 느끼거든요. 
특히 ‘크블식당’의 경우, 지금은 마케팅팀으로 이동하신 이혁준 전 홍보팀 과장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초기에 선수들과 컨택하기 힘들었을 때도 직접 스케줄을 짜주시고, 만남을 주선해주셨죠. 매번 현장에 동행해주시고요. 저도 여러 종목을 맡아서 일을 해봤지만, 그렇게까지 홍보팀에서 도와주시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솔직히 말하면 일을 주는 외주 입장이잖아요. 그런 게 은연중에 보일 수도 있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어요. 항상 동행자 입장으로 대해주시고, 함께 노력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그게 정말 감사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브레이크 걸리지 않고 쭉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도 연맹과 함께 끌고 갔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일단 저희는 유튜브를 주로 하고 있으니까요. 원래는 구독자 3만 명이 목표였어요. 근데 외부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초과 달성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솔직히 시즌 끝날 때 많이 해봤자 2만 5천 명 정도라고 생각했거든요. 3만 명도 크게 잡았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아마 2월 초 안에는 3만 명을 달성하게 될 것 같아요. 목표는 크게 잡는 게 좋잖아요. 크게 잡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고요. 5만 명으로 잡아보려고요. 팬분들의 의견도 최대한 수용해서 더 많은 분들이 즐기실 수 있는 채널로 만들고 싶어요. 열심히 할 테니, 앞으로도 KBL TV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BL TV는 현재 구독자 3.17만 명을 기록 중이다. 리그 종료라는 좋지 않은 상황이 찾아왔지만, 1차 목표는 달성했다.)

사진  = 김준희 기자

김영훈 kim95yh@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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