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SNS 정보 '거리두기'.. 훈훈한 옛영화는 '다시보기'

김구철 기자 2020. 3. 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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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우울감이 커지는 요즘, 일상을 긍정적으로 풀어낸 영화나 드라마를 다시 보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미국 드라마 ‘프렌즈’, 영화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사랑의 블랙홀’, ‘뉴 폴리스 스토리’.

- 하지현 정신의학과 교수 ‘코로나 극복’ 슬기로운 미디어 활용법

“코로나 확산 뉴스 계속 보면

우울감 밀려오고 불안감 엄습

정보 수용량 줄여도 문제없어

불확실한 내용의 신작보다는

따뜻한 감성 옛 작품서 위로를

프렌즈·러브 액츄얼리 등 추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재택근무하는 부모와 개학이 연기된 자녀가 하루 종일 집에서 복닥거린다. TV를 켜면 온통 코로나19 확산과 피해 상황을 전하는 뉴스가 나오고, SNS에서도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넘쳐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요즘, 대부분의 가정 모습이 이렇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그 상황이 조절될 가능성이 없을 때 스트레스가 올라간다”는 하지현(사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한 미디어 활용법에 대해 들었다.

◇시간 정해놓고 뉴스 보기=모든 방송이 코로나19 특집을 편성해 확진자 증가 수와 전 세계로 퍼지는 추이 등 관련 소식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반복되는 뉴스를 보고 있으면 현실이 막막하게 느껴지고 우울감이 밀려온다. 그렇다고 안 보자니 주요 정보를 놓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하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확실한 뉴스를 계속 보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며 “정보 수용량을 조금 줄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좋은 소식보다 놀랄 일을 많이 전하는 뉴스 접근을 제한해야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다. 하 교수는 “방역 당국의 새로운 발표가 나오는 시간 등을 체크해 아침, 점심, 저녁 등 정해놓은 시간에만 뉴스를 보는 게 좋다”며 “그래야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NS 통한 정보의 거리두기=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SNS 접속 시간도 길어진다. 단체 대화방에는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계속 올라오고, 습관적으로 그 정보를 가족, 친지, 친구 등과 공유한다. 하 교수는 “불안도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듯 정보의 거리두기도 필요하다”며 “SNS를 통한 코로나19 관련 정보 공유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평소 하던 대화를 나누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계절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볼 만한 책이나 영화,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 등을 서로 추천하는 것이 조바심을 내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재미있게 봤던 영화·드라마 다시 보기=다중이용시설인 극장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TV(IPTV)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 교수는 “세상이 불확실하게 돌아가는데 영화나 드라마마저 내용과 결말을 모르는 신작을 보기보다는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작품을 다시 보는 게 좋다”며 “위기 상황을 펼치거나 역사, 통찰, 대오각성, 인생 변화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보면 불안감이 커지니 심각하지 않으면서 일상을 긍정적으로 풀어낸 작품을 고르는 걸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사랑의 블랙홀’ 등 로맨틱 코미디물과 명절이면 찾아오는 청룽 주연작, 미국 드라마 ‘프렌즈’ 등을 추천했다. 하 교수는 “코로나19로 위기의식을 느끼며 삭막해진 마음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은 따뜻한 사랑 이야기로 치유된다”며 “또 가족을 중심으로 떠오르는 감정과 기억을 소환해주는 작품도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빌 머리, 앤디 맥도웰 주연 ‘사랑의 블랙홀’은 자기중심적이고 냉소적인 기상통보관이 봄을 알리는 성촉절 취재차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마을에 갔다가 폭설로 갇힌 후 매일 반복되는 무한 루프에 빠진 채 살아가다가 사랑의 힘을 깨닫는 이야기를 그렸다. 하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일상이 단조로워졌고, ‘사랑의 블랙홀’ 주인공처럼 무료한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하지만 그 안에서 작은 변화를 찾고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달으면 이 시간도 헛되지 않음을 알게 된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프렌즈’는 10시즌을 이어온 미국 드라마의 대명사다. 뉴욕에 사는 6명의 친구가 우정과 사랑을 나누며 지지고 볶는 이야기를 보다 보면 코로나19 사태도 지나갈 것”이라며 “‘폴리스 스토리’ ‘프로젝트 A’ 등 청룽 주연 시리즈물을 가족과 함께 보며 옛날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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