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려도 대출 안돼 '그림의 떡'.. 기존 대출자는 이자 줄어 '득' [제로금리 시대의 그늘]

김현우 2020. 3. 17. 18: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의 사상 초유 '0%대 금리인하'에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 효과는 지금 같은 '대출 불가 시장'에서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각종 규제로 묶인 부동산 시장에 금리인하 카드가 경기전망을 뒤집을 만큼 새로운 수요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한다.

한편 전세시장에서도 집주인들이 '월세+전세'식의 반전세로 선회하는 비율이 높아져 금리인하가 자칫 이런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된 상황에 꺼낸 카드
신규 수요 일으킬 가능성 낮아
부동산으로 자금유입 제한적
비규제 6억이하 단지 풍선효과

정부의 사상 초유 '0%대 금리인하'에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16대책을 거치며 정부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대출을 통해 집을 사는 것을 꽁꽁 묶어 놓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 효과는 지금 같은 '대출 불가 시장'에서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코로나19발 경기위축 우려감에 유동자금이 부동산 신규 수요로 몰리기보다는 기존 대출자에게만 유리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0%대 금리에 부동산 들썩? "글쎄…"

한국은행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건 9·11 테러와 금융위기 직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7일 한국 기준금리는 연 1.25%에서 0.75%로 내려가면서 사상 처음 0%대 금리 영역에 도달하게 됐다.

한은은 그동안 부동산을 자극할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며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자 '0%대 금리'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한은의 우려는 기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 25개 자치구를 포함한 31개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대출이 불가능하고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30%로 축소됐다. 세종·성남·동탄2·광교·안양·수원 일부 등 44곳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며 지난 2·20 부동산대책을 통해 LTV가 9억원 이하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더 낮아졌다. 여기에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지역 역시 기존 '투기과열지구 3억원 이상'에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 또는 '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갭투자는 물론 신규수요까지 억제된 가운데 금리인하로 인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오기에는 코로나19발 경기전망까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억원 떨어진 강남발 급매 확산될까

고강도 규제책의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강남에서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며 이미 호가를 낮춘 매물이 쌓이고 있다.

대표적 강남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고점 대비 3억원가량 떨어진 매물이 소화되고 있고, 고가 단지인 송파구 리센츠 전용 84㎡는 같은 기간 5억원 떨어진 급매까지 나왔다.

송파는 물론 마포, 용산 등에서도 매매가뭄 속에 실거래가가 거래건별로 수억원씩 출렁이며 눈치보기 장세에 돌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각종 규제로 묶인 부동산 시장에 금리인하 카드가 경기전망을 뒤집을 만큼 새로운 수요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0%대 금리가 이자부담 경감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낳기보다는 경기위축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급격한 시장 위축을 방어하는 정도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6억원 이하 반사이익, 분양은 양극화

부동산 시장도 장기적으로 구매자 관망과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한 가운데 가격급등 피로감이 크거나 대기수요가 취약한 지역의 하방압력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아파트 분양시장도 분양시기 조율과 물량감소가 예상되고, 지역별 양극화가 커질 전망이다.

다만 대출규제가 덜한 경기 비규제지역 6억원 이하 단지들은 수도권 공급부족이 이어지는 한 당분간 풍선효과와 함께 실수요가 집값을 떠받치는 장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전세시장에서도 집주인들이 '월세+전세'식의 반전세로 선회하는 비율이 높아져 금리인하가 자칫 이런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르면 이번주 공시지가 인상 발표가 예고되며 다주택자에게 세금 인상에 따라 보유비용이 늘어난다는 시그널을 줄 경우 반전세 확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