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등학교 마스크 보유량 일주일도 못버틴다..비축분 천차만별

조아현 기자 2020. 3. 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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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개별로 방역용 마스크 구매 사실상 불가능"
교육청 면마스크 대책 내놨지만..의협은 사용 권장 안 해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한 초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 연기로 운영되는 긴급돌봄교실 신청 학생이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고 있다. 2020.3.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부산지역 각 초등학교마다 보유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가 일주일도 채 버티기 힘든 양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서 기존에 학교에 비치하도록 권장한 양을 기준으로 보면 학생에게 지급되는 마스크는 1인당 1.34개 정도다. 1회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고 햇볕에 말려서 재사용 하더라도 최대 일주일을 버티기가 힘들다.

또 방역용 마스크(KF80, KF94)는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이후 공적 판매처에서만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교육청은 조달청에서도 구매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일선 초등학교는 마스크제조 업체에 의뢰해도 학생들을 위한 마스크를 대량구매 하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하반기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를 구입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1명당 3매씩 지급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했다.

당시 학교에서는 자체 예산과 교육청 예산을 더해 개별적으로 마스크를 구입했고 미세먼지 오염이 심할 경우에만 배부했기 때문에 비축분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부산지역 초등학교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그마나 여유가 있는 초등학교는 전교생 1명당 3개의 마스크를 지급할 수 있는 물량을 가지고 있지만 또다른 초등학교는 학생 1명당 마스크 1매만 겨우 돌아갈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사하구의 A초등학교는 현재 방역용 마스크 200매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전교생이 530여명이기 때문에 방역용 마스크는 1인당 1개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얇은 1회용 보건 마스크를 포함하면 겨우 1개씩 돌아간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예산은 내려왔는데 방역용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창구가 없어서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다"며 "방역용 마스크는 공적 마스크 판매처에서 살 수 있고 온라인으로도 대량구매가 불가능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번 쓰고 나면 잃어버리거나 안가져 오는 학생도 많을텐데 매주마다 무한정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구매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지원청에 일괄 구매와 배포를 여러차례 요청했지만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부산 금정구의 B초등학교는 현재 방역용 마스크와 1회용 보건 마스크를 포함해 약 2000매를 구비하고 있다. 전교생 1명당 2개씩 돌아갈 정도의 양이다.

B초등학교 관계자는 "마스크는 학생 개인이 준비해오는 것을 전제로 하고 학교가 확보해 놓은 마스크는 비상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해 놓은 상황"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마스크 물량 확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감염예방수칙을 잘 지키도록 교육하겠지만 열화상 카메라도 한 학교당 하나씩만 공급해 주기 때문에 학생들이 다니는 출입구를 어떻게 통제해야할지도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C초등학교의 재학생은 1370여명이다. C초등학교는 현재 방역용 마스크와 1회용 보건마스크를 합해 4200매를 비축해두고 있다.

C초등학교는 최근 기장군청으로부터 방역용 마스크를 받아 학생 1인당 10매씩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보유하고 있는 마스크로는 개학 이후 전교생에게 1매씩 나눠줄 경우 재사용 하더라도 일주일이면 모두 사라질 물량이기 때문에 각 가정에서 자녀에게 마스크를 씌워 보내주길 기대하는 상황이다.

C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라고해서 마스크 업체가 물량을 빨리 보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 2월에 주문한 방역용 마스크나 손소독제도 한꺼번에 오는 것이 아니라 생산되는만큼 조금씩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열화상 카메라도 전교생이 600명 이상인 학교에만 1대씩 지급되고 1500명이 넘어야 2대가 내려온다"며 "너무 추울때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출입구를 하나로 정해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예비비 15억원을 투입해 부산지역에 있는 모든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 교직원에게 면마스크를 지급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제시한 '비상상황에서 한시적 지침'인 마스크 사용 개정 권고사항을 보면 면 마스크 사용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면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안쓰는 것보다는 낫다'는 입장이다. 의협에서는 면 마스크 사용과 일회용 마스크 재사용 모두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만한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학교와 교육청 차원에서도 추가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로 방역물품을 구입하도록 예비비와 특별교부금을 내려줬는데 지금은 교육청도 방역용 마스크를 살 수 없어 면 마스크를 배부하기로 했다"며 "면 마스크에 끼울 수 있는 필터도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 구매가 힘든 실정이기 때문에 우선 면마스크를 구입해서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hoah45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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