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거래, 부쩍 증가한 경기 지역..비규제지역 12·16 대책 이후 50% 늘어
[경향신문] ㆍ집값 상승의 바로미터 2월 거래량 25% 급증·서울은 52% 급감
ㆍ경기 지역 매매 심리지수도 137로 상승해 2년5개월 만에 최고
ㆍ“자금 부담 적은 주택 위주로 거래…금리 하락, 대출 더 조여야”
“전세 낀 매물만 찾는 서울 손님들이 꽤 있어요. 갭투자하려는 거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호재가 있으니까.”
16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동안 의정부는 좀처럼 집값이 오르지 않아 정부 규제에서도 비켜나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의정부뿐만이 아니다. 군포·부천·시흥시 등 그간 집값 상승에서 소외돼있던 경기도의 비규제지역에서 부동산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한 집값 상승세가 규제로 막히면서 부동산 거래가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거래 증가는 해당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서울·경기 지역의 아파트 매매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경기 지역의 거래량은 2만5995건으로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11월(2만766건)에 비해 25.2% 증가했다. 반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469건으로, 지난해 11월(1만1492건)보다 52.4%나 감소했다. 부동산 업계에서 매매거래량은 가격 향방의 전조로 본다. 통상 거래가 활발하면 집값이 오르고 반대의 경우에는 가격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경기 지역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거래는 주로 비규제지역에서 이뤄졌다. 비규제지역 거래량은 1만5455건으로, 규제지역(1만540건)보다 많았다. 12·16 대책 전후를 비교하면 비규제지역의 증가세는 더 확연해진다. 규제지역은 지난해 11월(1만436건)보다 소폭 늘어난 데 반해 비규제지역은 지난해 11월(1만330건)보다 49.6%나 증가했다.
비규제지역 중에서는 동탄2를 제외한 화성시(1748건), 군포시(1360건), 시흥시(1219건), 부천시(1200건) 등의 매매가 많았다. 경기 비규제지역의 매매거래 중 대부분은 주택 가격이 6억원 이하(1만5046건)인 경우다. 이번 분석은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수원·안양·의왕시를 포함해 과천·광명·구리·남양주(별내·다산동)·성남·용인(수지·기흥)시 등을 규제지역으로, 그 밖의 지역을 비규제지역으로 구분해 이뤄졌다. 집값 상승세가 경기 지역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 결과를 보면 경기 지역의 2월 매매 심리지수는 137.1로 전달(131.4)보다 5.7포인트 올랐다. 2017년 7월(137.3)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 중개업소 2338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 것이다.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역과 가격대의 아파트 거래가 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가치가 높지 않아도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은 아파트 위주로 거래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면서 시중 유동성은 수익률을 좇아 부동산으로 더 몰릴 것”이라며 “최근 수도권으로 번진 풍선효과는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출을 특정지역만 핀셋으로 규제한 결과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 시 정부가 대출을 더 조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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