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아기상어

기자 2020. 3. 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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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아기상어'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북미권에서 전해오는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조회 수가 50억에 육박하고 있으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상어는 음식에서도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데 중국요리 '샥스핀'과 경상도 지역의 제사음식 '돔배기'가 그것이다.

그런데 한자를 아는 이들이 상어의 한자 표기 '사魚'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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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아기상어’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북미권에서 전해오는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조회 수가 50억에 육박하고 있으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상어는 음식에서도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데 중국요리 ‘샥스핀’과 경상도 지역의 제사음식 ‘돔배기’가 그것이다. 중국요리 메뉴판에 왜 ‘상어 지느러미’가 아닌 ‘Shark’s pin’의 영어발음 그대로 올라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포를 떠 소금에 절인 것의 이름이 돔배기가 된 것도 궁금하다.

그런데 한자를 아는 이들이 상어의 한자 표기 ‘사魚’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만하다. 아무리 봐도 ‘사어’인데 ‘상어’라고 발음한다. 이뿐만 아니라 ‘부魚’와 ‘로魚’도 마찬가지다. 거의 쓰지 않는 한자이기는 하지만 각각 ‘부어’와 ‘노어’인데 우리가 잘 아는 ‘붕어’와 ‘농어’의 한자 표기이다. 본래의 한자에는 없는 ‘ㅇ’이 끼어든 비밀을 캐려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물고기를 나타내는 한자 ‘魚’의 오늘날 독음은 ‘어’이다. 그런데 과거의 문헌을 보면 오늘날에는 쓰지 않는 옛이응(ㆁ)이 첫머리에 쓰였다. 초성이 없을 경우 이응(ㅇ)으로 채우는데 굳이 옛이응을 쓴 것은 실제로 그 소리가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받침의 이응이 첫소리에 오는 일이 없으니 발음이 궁금할 텐데 ‘응어’를 단숨에 빠르게 발음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첫소리에 옛이응이 있었던 시절에 ‘사응어, 부응어, 노응어’와 비슷하게 발음되던 것이 첫소리에 옛이응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상어, 붕어, 농어’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것이다. 한국어에서는 옛이응 소리가 첫소리에 쓰이지 않지만, 다른 언어에서는 쓰인다. 베트남 사람들 성씨의 40%에 육박하는 ‘응우옌(Nguyen)’이나 케냐의 유명 작가 ‘응구기(Ngugi)’의 첫소리가 바로 옛이응 소리이다. 세종대왕 시절이라면 이 두 성씨를 정확히 발음할 수 있을 것이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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