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북 인접지 차단이 관건..출근 공무원 '임시숙소'

차주하 2020. 3. 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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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합천이나 창녕, 거창 등은 대구 경북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이 많은데요.

혹시 모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구 경북 출·퇴근 공무원 280여 명이 집에 돌아가기를 포기하고 지역 방역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구를 오가는 버스가 하루 네 번씩 오가는 합천의 버스터미널.

공무원들이 승객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혹시 모를 확진자를 가리기 위해 온종일 선별진료소를 지킵니다.

지리적으로 대구 경북과 가깝고 대구를 다녀온 확진자들도 확인돼 전 직원이 비상 방역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박정연/합천군 주무관 : "모든 부서에서 차출돼서 나와서 밖에서 계속 있어야 하니까 많이 힘듭니다. 업무가 많이 쌓이다 보니 평일 야근도 많이 늘었고"]

방역을 마치고 퇴근길, 박정연 주무관이 향한 곳은 대구에 있는 집이 아니라 합천의 임시 합숙소입니다.

지난달 말부터 2주 넘게 집에 가지 않고 있습니다.

주변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저녁은 전날 사 둔 음식이나 즉석식품으로 때우기 일쑤.

대구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되고 보고 싶지만, 합천 지역 방역을 위해 꾹 참아냅니다.

[박정연/합천군 주무관 : "확산을 막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합천에 있는 게 직원들도 마음 편하고 저도 마음 편하고. 가족들 걱정이 많이 되고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한은...(합천에서 지낼 거예요.)"]

대구에 사는 이정희 부면장은 아예 합천에 월세방을 구했습니다.

변변한 세간살이도 없어 불편하지만 대구를 오가다가 방역에 지장이 생길까 봐 일찌감치 거처를 옮겼습니다.

대구를 오가는 합천 공무원 76명 가운데 대구에 지원 간 1명을 뺀 전원이 합천에서 숙소나 방을 빌려 지냅니다.

[이정희/합천군 적중면 부면장 : "개인 집을 얻는 게 훨씬 주변 사람들한테 피해가 안 갈 것 같아서 제 걱정보단 직원들이 다 힘든 시기니까 대구 출·퇴근 직원들은 저와 마음이 같을 거에요."]

대구 현풍 신도시와 차로 30분 거리인 창녕군은 출퇴근 직원이 150명이라 더욱 긴장합니다.

지난달 27일부터 대구 출퇴근을 막아 130여 명은 합숙소나 친척 집 등에 머물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합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합숙 생활이 벌써 녹록치 않지만 고령층이 많은 창녕군의 안전을 위해 수개월은 더 버티겠다고 다짐합니다.

[이성봉/창녕군 우포따오기과장 : "(창녕에) 고령 인구가 많으니까 걱정 많이 되죠. 합숙 근무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불편함이 나타나겠죠. 내가 전파하면 안 되니까 그런 사명감이 있으니까."]

대구·경북을 출퇴근하는 경남 지역 공무원은 280여 명,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가족과 떨어지는 어려움을 감수하고 지역 방역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차주하 기자 (chas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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