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구매 5부제 하루 앞두고 전국 곳곳서 또 '전쟁'

전창해 2020. 3. 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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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시행 전 한 장이라도 더 사두자" 불안 심리 작용
약사들도 피로감 호소..시민들 "정책 수시로 바뀌어" 불만 가득

(전국종합=연합뉴스) 일요일이자 '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을 하루 앞둔 8일 한 장의 마스크라도 더 사두려는 주민들의 '마스크 구매 전쟁'이 재연됐다.

'공적 마스크 물량 확보'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8일 오전 전북 전주시의 한 약국 앞으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0.3.8 warm@yna.co.kr

정부는 오는 9일부터 출생연도 기준으로 지정된 요일에만 공적 마스크를 1인당 주 2매씩 살 수 있는 마스크 구매 5부제를 시행한다.

출생연도의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 구매가 제한된다.

대리 구매는 어린이(2010년 포함 이후 출생), 노인(1940년 포함 이전 출생),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장애인 등에게만 허용된다.

공적 판매처인 농협과 우체국도 약국 전산 시스템과 연동해 개인별 마스크 구매 제한이 철저히 관리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담화문을 통해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가능한 한 공평하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자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니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요일인 이날 전국 곳곳의 공적 판매처에는 마스크 한 장이라도 더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뤘다.

까다로워진 구매 제한 조처로 마스크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공적 판매처 중 한 곳인 우체국이 휴무한 데다 약국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구매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공적 마스크 입고됐습니다'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8일 오전 전북 전주시의 한 약국에 공적 마스크가 입고됐다는 소식을 듣고 시민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0.3.8 warm@yna.co.kr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약국 앞에는 개점 시간을 1시간 앞둔 오전 9시께부터 시민 15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 A(69) 씨는 "내일부터는 어디를 가나 마스크를 주 2장씩만 살 수 있다고 하니 가능한 한 개라도 더 사두려고 나왔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가족이 쓸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약국이 보유한 마스크 200장은 판매 개시 10분 만에 동났다.

일부 시민은 빈손으로 돌아서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약국 관계자는 "마음 같아서는 모든 분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고 싶지만, 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당장 내일 들어올 공급 물량도 알 수 없고, 연일 걸려오는 문의 전화에 확답을 못 하는 우리 역시 피로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마스크 250장을 판매한다고 알려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의 한 약국 앞도 시민들의 구매 행렬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줄을 선 B(55) 씨는 "내일부터 일주일에 딱 2개만 살 수 있으니까 오늘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전 11시 40분부터 기다렸다"며 "지금 착용한 마스크 외에는 여유분이 없어 확실히 구매 순위권에 들고자 일찍 나왔다"고 전했다.

봉투에 담긴 공적 마스크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8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시민이 공적 마스크를 구입한 뒤 갯수를 확인하고 있다. 다음날부터 약국에서 마스크 구매는 1주일에 1인당 2매로 제한되며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5부제를 적용해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요일도 제한된다. 2020.3.8 scape@yna.co.kr

또 다른 시민 C(40) 씨도 "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을 앞두고 마스크를 더 사두려고 오후 1시부터 줄을 섰다"며 "내일도 구매 가능한 날이라 또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약사가 번호표를 배부하자 줄을 섰던 시민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내 앞에서 딱 끊겼다. 너무 아쉽다"고 지인에게 전화하며 쉽게 약국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시민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주 완산구 효자동의 한 약사는 "오늘 150장을 가져다 놨는데 1시간여만에 동났다"며 "대기 중이던 손님이 지인에게 전화하고,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순식간에 약국 안이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마스크 대란'이 조금은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가 들면서도 제도 시행을 미처 알지 못한 손님들과 실랑이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90%가 몰려 마스크 구매가 '하늘의 별 따기'인 대구에서는 마스크 판매처 곳곳에서 고성이 오갔다.

지난 6일부터 개인별 구매 이력 관리에 들어간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시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의 한 약국을 찾은 40대 여성은 "약국에서 5부제를 다음 주부터 한다고 들었는데 왜 구매 이력 관리를 벌써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고 나면 정책이 바뀌어 시민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보배 이덕기 이승민 전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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