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텅 빈 남구로역 건설인력시장 중국인 근로자 'NO'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코로나19발(發) 확산 여파가 건설현장 인력시장에도 몰아 붙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건설현장 근로자 11명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 혼란과 공포가 건설현장에 이어 국내 건설현장 인력시장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2일 새벽 4시 경기도 성남 인력시장(태평동 수진리고개)과 함께 수도권 최대 건설인력시장으로 손꼽히는 남구로역 인력시장을 찾았다. 남구로역 인력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인부들만 일자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욱이 남구로역 인력시장의 경우 중국인 근로자 비율이 압도적인 곳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건설현장에서도 중국인 근로자 채용을 꺼려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남구로역 인력시장은 서울과 수도권 건설현장의 인부들을 공급하는 곳으로, 성수기에는 3~4천명의 근로자들이 몰려들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인근 하나은행 구로동지점을 기점으로 근로자들이 모이며, 2번출구와 5번출구를 끼고 양 도로변에 수십개의 인력사무소가 위치해 있다.
![2일 새벽 4시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인력시장을 찾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02/inews24/20200302131151377pdzu.jpg)
남구로역 인력시장은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열리며, 5시30분 이후부터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인부들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남구로역 인력시장을 찾는 근로자들이 건설현장 일자리를 찾는 방법은 다양하다. 인근에 위치한 인력사무소에 등록을 하고 해당 인력사무소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거나, 하나은행 앞에서 무작위 또는 선착순으로 그때그때마다 인부들을 데려갈 차를 타고 온 각 건설현장 소장의 필요에 따라 고용된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일자리를 구할 경우 일당의 일부를 수수료를 내야 한다. 사무소에 미리 등록을 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근로자들도 새벽부터 사무실에 나와 펑크가 난 자리라도 채가기 위해 대기한다.
이날 찾은 남구로역 인력시장은 불과 1년전보다 눈에 띄게 한산해진 모습이었다. 1년전 만해도 하나은행앞은 일감을 찾는 근로자들로 발디딜틈이 없었고, 은행과 맞닿아 있는 모든 인도와 지하철 남구로역 입구까지 긴 줄이 형성돼 있었다.
![2일 새벽 4시 남구로역 인력시장을 찾은 근로자들이 건설현장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인력사무소와 현장소장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02/inews24/20200302131151565jziv.jpg)
C편의점 직원은 "새벽 4시전부터 편의점 내·외부에 마련된 자리는 만석이었으나 보다시피 지금은 자리가 텅텅비었다"며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지난달 초까지 이렇지 않았다. 점점 인부들이 눈에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로역 인근 J인력 김모 팀장은 "지난해부터 건설현장이 차츰 줄어들면서 인력 유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는 근로자도, 고용하는 인력도 전보다 반 이상 줄어들었다"며 "평소 2~3천명 이상이 모이는데 오늘은 6~700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며칠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이 인력시장까지 미치는 것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며 "특히 건설현장에서 새로운 인부를 채용하는 것을 꺼려하고, 인력시장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족을 포함 중국인 근로자를 배제해달라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구로역 인력시장 인근 인력사무소 외부에 기재된 구직자 안내사항. [사진=김서온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02/inews24/20200302131152621cmre.jpg)
남구로역 인력시장은 5~6년전부터 중국인 근로자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통계청의 지난 2018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의 외국인 취업자 수는 88만4천명 수준이며, 건설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취업자는 11만700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는 공식적인 집계일뿐 불법체류자까지 더하면 20만명을 상회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중국인을 포함 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인 근로자들보다 저렴한 일당을 받기 때문에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다. 통상 일반공의 일당은 11만원~15만원 사이에 책정돼 있지만, 중국인력의 경우 이보다 3~5만원 저렴한 수준에서 시작된다. 비교적 낮은 일당에 국내인력을 대체했던 중국인력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늘어나고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
M인력 사무소 관리팀장 이모씨는 "국내인력과 중국인력을 동시에 등록하고 일자리를 중개했으나, 최근 얼마되지 않는 중국인력을 정리한 상태"라며 "대형건설사 건설현장의 경우 코로나19 발생이후 중국인력 고용을 꺼려하고 있다. 그나마 작은 업장(현장)에서는 여전히 저렴한 일당에 찾는 곳들이 있지만, 인부 3명 중 2명이 중국인이었다면 최근엔 1명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와 건설산업' 특별보고서를 통해 건설현장의 경우 단일 사업장 내 다수의 입출력 인원이 항상 발생하기 때문에 감염 유입과 확산이 손쉽게 이뤄진다고 밝혔다. 또한 다수의 외국인 근로자가 건설현장 내에 근무 중이며 이 중 중국인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홍성택과 함께하는 희망찾기 등산·트레킹 교실▶아이뉴스24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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