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진천 격리 중국 교민 700명 퇴소..평범한 일상으로 복귀

조한필,이상헌 2020. 2. 16. 15: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 연합뉴스]
16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에는 눈이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피켓 등을 들고 퇴소하는 334명의 중국 우한 교민을 배웅했다. 초사동 마을입구까지에 이르는 도로에는 '귀가를 축하합니다', '꽃길만 가득하길', '아산은 여러분을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인쇄된 현수막 수십 개가 내걸렸다.

이날 오전 9시56분께 교민들이 정부합동지원단이 준비한 대형 버스 17대에 나눠 경찰인재개발원 앞을 나서는 동안 아산시 공무원, 경찰, 시민 등 300여 명은 손을 흔들며 작별했다. 마스크를 쓴 채 버스에 타고 있던 우한 교민 중 일부는 차창 커튼을 열고 환송객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버스에는 교민들이 요청한 '아산 멋져요 꼭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i♡아산 i♡진천 we♡대한민국', '도시락 구르마 소리는 못 잊을 것 같아요. 앞으로 편의점은 oo로 갑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들이 붙여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초사동 주민대표 김재호 씨(온양5동 초사2통장)는 "처음에는 감염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걱정이 있었지만 마을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 감염 등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무엇보다 교민들이 무사히 14일을 견디고 이렇게 건강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신들을 품어준 아산을 잊지 말고 기회가 되면 다시 찾아달라"라고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귀국한 뒤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해온 중국 우한 교민 700명이 전원 퇴소했다.

이들 교민은 바이러스 잠복기 2주를 무사히 넘겨 15일(아산 193명, 진천 173명)과 16일(아산 334명) 이틀에 걸쳐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당초 우려했던 지역 사회 감염 확산도 말끔히 씻게 되면서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환송 행사도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 됐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교민 환송행사에 참여했다. 진 장관은 교민들과 직별 인사 후 약 300여m 떨어진 곳에 임시로 마련된 초사2통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대표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대형 TV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진 장관에게 시민 등 1500여 명이 함께 참여한 아산지역 '경찰종합병원 유치'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진 장관은 이어 도지사 임시 사무실인 마을회관에서 가진 주민 환담회에서 "이번 아산시민과 충남도민이 보여준 모습은 모범사례로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이 같은 동포애를 발휘해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도 '그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고 이번 임시생활 시설 운영에 협조해준 주민들에게 고맙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앞서 15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머물던 우한 교민들도 무사히 전원 퇴소했다. 교민들은 버스 9대를 나눠 타고 인재개발원을 떠나 각자의 집이나 국내 체류지로 향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시종 충북지사,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주민이 인재개발원 앞에 나와 손을 흔들며 떠나는 교민들을 환송했다. 인재개발원 진입도로 양 옆을 가득 메운 주민 등 환송 인파 400여명은 "진천 덕산에 놀러와라", "무사 귀환 축하드린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퇴소하는 교민들을 향해 작별 인사를 했다. 주민 한재희 씨(60·덕산읍)는 "교민 입소 당시 정부의 미흡한 사후 방역대책 등에 따른 주민 분노가 표출되면서 제대로 된 환영 의사를 표시하지 못했다"며 "건강한 모습을 퇴소하는 교민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아산과 진천 수용시설에서 교민들을 돌봐온 정부합동지원단 111명은 폐기물 소각과 건물 방역작업 등을 마무리한 뒤 교민들보다 하루 늦은 17일 퇴소한다. 이들에게는 최대 6일간의 대체 휴가가 주어진다.정부는 이들 시설에서 나온 폐기물을 전량 소각하는 한편 퇴소 후 이틀에 걸쳐 방역소독 할 예정이다.

아울러 퇴소 후에도 2~3일에 걸쳐 교민의 건강상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퇴소한 교민들에 대한 추적조사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거주지가 마땅히 없는 퇴소자들에 대한 재정지원 역시 별도로 하지 않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내 거처가 따로 없는 교민들이 40여명으로 파악됐으나 개인적 사정으로 정부가 지원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우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교민은 없으며 연고가 없는 교민 일부는 호텔에서 생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산 = 조한필 기자 / 진천 = 이상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