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입학 3개월 가이드..색연필 12색, 바른 자세 앉아있기는 필수

2020. 2. 1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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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ㅣ 초등 입학 3개월 가이드
입학 전엔 아이와 학교 둘러보고
3월 열리는 학교 설명회 필참해야
알림장·가정통신문 매일 확인
기초 생활습관 잘 잡도록 돕고
읽기·쓰기·말하기 등 신경 써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이 입학식이 끝난 뒤 1년 동안 생활할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예비 초1 학부모 이정우‧정혜영씨는 요즘 아이 초등학교 입학 준비에 한창이다. 나름 준비된 부모라고 생각했는데, 초등 입학 첫걸음이 아이의 학교생활 12년에 줄 영향을 생각하니 조바심이 든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부모도 함께 1학년이 된다. ‘자녀가 몇 학년인지에 따라 부모의 계급도 달라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이정우‧정혜영씨는 ‘선배 학부모’에게 조언을 받기로 했다. 2학년 아이를 둔 김서영씨와 함께 초등 입학 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우유갑 따기, 용변 처리 연습하자

“용변 본 뒤 스스로 뒤처리하고 물 내리기 등 단순하지만 중요한 규칙들을 부모가 차근차근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김서영씨의 말이다. 김씨는 “8살 아이들이 공동체 안에서 규칙을 지킨다는 건 참 힘든 일”이라며 “가정에서 밥 먹은 뒤 식기 정리 등을 해냈다면 칭찬해주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전했다.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거나 무서워하는 것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다. 3월 입학 뒤 첫 3개월을 잘 보내야 하는 이유다. 원인은 신발 바로 신는 것부터 우유갑 혼자 따기, 점심시간에 맞춰 밥 먹기 등 낯선 상황을 두려워하는 데 있다.

예비 초1 학부모는 입학 전 자녀를 학교에 데려가 교실에서 화장실까지의 동선을 알려주고 ‘낯선 건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줘야 한다. 입학 뒤에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여분의 바지와 속옷 등을 사물함에 넣어두는 것도 중요하다.

■ 제출 서류는 꼼꼼하게 준비하자

학생상담 기초자료, 우유 급식, 식품 알레르기 조사, 학생건강 기초조사, 시엠에스(CMS) 자동이체 출금 동의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등 초등 1학년 1학기 초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꽤 많다. 관련 서류 제출 건 등으로 거의 매일 가정통신문이 나가기 때문에 되도록 아이가 하교한 뒤 알림장 등을 확인해 바로 사인하거나 서류를 준비해주는 것이 좋다. 알림장도 보호자가 학교나 교사와 소통하는 채널인 만큼 매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3월에 열리는 학교 설명회는 꼭 들어야 한다. 학교 관리자의 교육관을 비롯해 어떤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있는지, 학부모회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 설명회가 끝나면 아이의 담임교사를 만나는 시간이 진행된다. 또한 1학년 학부모 총회를 구성하는 시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꼭 참석해야 한다.

학생상담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한 ‘상담 주간’은 약 7일 동안 이뤄진다. 담임교사와 보호자가 수업 후부터 저녁 시간까지 면담을 통해 아이의 특징과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3월 상담은 특히나 보호자가 아이들의 장점과 특기 등을 교사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기회라 놓치면 안 된다.

녹색어머니회, 학교운영위원회, 급식 도우미 등 단체 활동도 예비 학부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김씨는 “아이들 등굣길 교통안전 지도를 하는 녹색어머니회나 급식 도우미 등은 순번제”라며 “급식 도우미, 학교운영위원회, 도서관 명예교사, 녹색어머니회 가운데 현실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한두 가지 모임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했다. 보통 ‘반장 엄마’가 도맡았던 학부모회 같은 경우 요즘엔 자발적으로 조직하기 때문에 크게 임원 엄마라고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 예·결산, 학칙 제정 등에 관여하고 의결까지 하는 ‘국회’ 구실을 한다.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보호자가 퇴근 뒤 시간을 따로 내거나 휴가를 써야 할 때도 있지만, 학교생활과 운영을 큰 그림으로 볼 수 있는 기회라 충분히 의미가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이 끝난 뒤 학부모들이 교실 밖에서 입학생들을 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 돌봄교실‧방과후학교는 뭔가요?

돌봄교실은 ‘오후 돌봄’과 ‘저녁 돌봄’으로 나뉜다. 오후 돌봄은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 저녁 돌봄은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한다. 학교마다 돌봄교실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전화 등으로 꼭 확인해야 한다. 학교에 따라 오전 돌봄을 해주는 곳도 있으니 누리집 등을 통해 알아보면 된다.

돌봄교실은 아이들이 정규 수업을 마친 뒤 음악 줄넘기, 전래 놀이, 축구, 종이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단체활동을 할 수도 있고 숙제와 독서, 일기 쓰기, <교육방송> 시청 등의 활동도 가능하다. 비용은 교육비 지원 대상 학생은 전액 무상이며, 그 외 학생은 학교 여건에 따라 급식비와 간식비를 보호자가 부담한다. 이런 돌봄교실은 학교 밖에도 많이 있으니 해당 지역 교육청을 통해 ‘학교 밖 돌봄교실’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방과후학교는 3월, 6월, 9월, 12월, 즉 분기마다 학생들을 모집한다. 주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하며 방학 중에도 운영해 보호자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만큼 경쟁률이 높아서 빠르게 신청해야 한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학기 중과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해당 학교 학부모들의 요구와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개설하는 만큼 수학, 영어, 과학, 발명, 예체능, 독서 방법, 학습법, 로봇 등 다양한 수업이 열리고 만족도도 높다.

국어는 교실살이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생존 교과’다.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법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1학년 교과서에 실린 주요 작품을 눈여겨보고 아이와 함께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 출결 관리와 학습 방법은?

기본적으로 학년 수료 기준은 수업 일수(190일)의 3분의 2 이상을 출석하는 것이다. 교외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현장 체험학습, 친인척 방문, 가족 동반 여행, 고적 답사 등은 출석으로 인정해준다. 교외 체험학습은 수업 일수의 10%(19일)를 초과할 수 없다. 또한 평일 5일까지의 체험학습만 출석으로 인정하며 6일부터는 무단결석 처리된다.

입학 뒤 한달 동안은 학교생활 적응에 관해 배운다. 교실에서는 주로 사람, 동물 등 그리기를 많이 하고 체육 활동으로는 줄넘기를 하는 편이니 미리 연습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등 1학년은 일주일에 22시간 수업을 받게 되는데, 부모 세대의 슬기로운 생활, 바른 생활, 즐거운 생활이 ‘통합교과’로 묶여 있다. 통합교과 수업 시간엔 교사가 아이들에게 경험한 것을 발표시키는 경우가 많다. 발표력을 높이려면 가정에서 교과서를 미리 톺아보고 아이가 어떤 체험을 했는지 상기시켜주는 것도 방법이다.

국어는 교실살이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생존 교과’다.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법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1학년 교과서에 실린 주요 작품을 눈여겨보고 아이와 함께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가 방식으로는 받아쓰기와 수학 단원 평가, 관찰평가 등이 있다. 평가 내용은 학교 누리집에 올라와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 가족회의부터 시작해보자

입학 뒤 3개월 동안의 학습능력을 키우기 위해 집에서 연습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로 많은 초등교사가 ‘가족회의’를 꼽는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보호자와 아이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연습을 하면 발표력이 높아지고 정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서기록을 만들어 가족회의 내용을 아카이빙하면 우리 가족의 한해살이가 담긴 멋진 기록물이 된다.

이밖에 집에서 일기 쓰기, 공부 계획표 작성, 글씨 쓰기, 책 읽기, 바른 태도로 앉기 등을 꾸준히 연습하는 게 좋다. 특히 바른 태도로 앉기가 입학 뒤 첫 3개월 동안 가장 힘든 부분이다. 수업 시간 40분 동안 바로 앉아 있고, 쉬는 시간 10분을 기준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연습해보면 좋다.

■ 준비물은 어떻게?

초등 입학 전 챙겨야 할 학용품으로는 연필, 가위, 풀, 공책 등이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문구류지만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에게는 수업 참여 태도를 가르는 중요한 준비물이다. 떨어뜨렸을 때 큰 소리가 나는 철제 필통이나 게임 기능이 있는 필통은 학습 방해 요소가 되기 쉽다. 헝겊이나 플라스틱 필통으로 준비해주자. 연필은 1교시당 연필 한 자루를 기준으로 하루에 다섯 자루를 준비하는 게 좋다. 크레파스는 24색, 색연필과 사인펜은 12색 정도면 충분하다. 토시와 앞치마도 함께 준비하자. 48색 구성은 책상 자리만 많이 차지하고 무거워 실용성이 떨어진다. 그림물감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없다. 1학년 교실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 개인 물품에 이름을 써서 붙여주면 분실했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다. 크기는 3㎝×1㎝가 적당하다. 이름 스티커를 붙여준 뒤 학용품 각각의 제자리는 어디인지 함께 알려주며 정리정돈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하자.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도움말: 김서영씨(학부모), 이서윤 교사(유튜브 ‘이서윤의 초등생활 처방전’), 김민아 교사(병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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