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식객 유혹하는 울진 대게 맛보셨나요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매년 이맘때 경북 울진 후포항은 여행자들로 붐비며 대목이 시작된다. 속살을 쏙쏙 빼먹기 힘들 정도로 살이 꽉 차 올라 대게 맛이 절정에 달하기 때문이다. 거제의 대구는 생선살이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며 통영의 물메기는 취객들의 쓰린 속을 달랜다. 생선이 가장 맛있는 요즘, 식객들의 입은 쉴 틈이 없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이야기가 있는 겨울 음식’을 따라가 본다.
#살이 꽉 차오른 겨울철 별미 대게
후포항에서 대게 맛집으로 소문난 왕돌회수산을 찾았다. 식당 직원이 삶기 전에 대게와 붉은대게를 나란히 보여주는데 육안으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잘 안 빠져 나올 정도로 속이 꽉 차오른 붉은대게의 우윳빛 속살을 어렵게 꺼내 입안에 밀어넣는다. 담백하면서 고소하다. 적당한 짠맛이 바다를 닮았다. 쏙쏙 속살을 빼먹는 재미도 커 순식간에 붉은대게 한 마리가 껍질만 남긴다. 대게는 살이 조금 덜 차 빼먹기 아주 쉬웠다. 붉은대게보다는 달달해 아이들이 좋아할 맛이다.
대게는 임금 수라상에 오르던 귀한 음식. 보통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지만 8개 다리의 마디가 마른 대나무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게의 왕은 박달대게. 경매가가 한 마리에 10만원이 넘는데 배 한 척이 하루에 2∼3마리 정도 잡을 정도로 귀하기 때문이다. 박달나무처럼 속살이 단단하게 차있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붉은대게는 요즘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 식당 주인 임효철씨는 “붉은대게가 많이 잡힐 때는 7박8일 어업하면 배당 5000마리도 잡았다. 하지만 지금은 15대가 나가서 작업해도 많이 잡아야 모두 3000마리 정도”라고 설명했다.
곰치
동해에서는 물곰국 또는 곰치탕, 남해에서는 물메기탕으로 불리는 곰치는 맛 좀 아는 취객들에게는 최고의 겨울 해장음식이다.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 울진 죽변항 우성식당에서 물곰국을 한 그릇 주문한다. 흐물흐물해 씹을 것도 하나 없는 생선살을 숟가락으로 입에 떠 넣자마자 미끄러지듯 식도를 타고 내려가니 신기한 경험이다. 비린 맛은 전혀 없고 담백한 데다 국물 맛이 끝내준다. 묵은지를 넣고 푹 끓여 내오는데 김치의 깔끔한 신맛과 곰치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며 울렁거리던 속을 금세 달래준다.
통영을 갔으면 봉평동의 봉수골 골목을 거닐어 보자 ‘추상미술의 대가’ 전혁림 화백의 미술관과 문화 사랑방 ‘봄날의 책방’, 카페, 베이커리와 옛 목욕탕, 찻집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벌교 꼬막과 함께 겨울이면 미식가를 부르는 음식이 인근 장흥의 매생이다. 완도, 고흥에서도 매생이가 나지만 장흥 내전마을 매생이를 으뜸으로 친다. 올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바다 향이 진하게 담겨서다.
억불산에 조성된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에서는 편백숲을 걸으며 상쾌한 피톤치드 향을 가득 마실 수 있다. 도심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인근 보림사는 우리나라에 선종이 제일 먼저 들어온 곳으로 가지산 자락에 울려 퍼지는 범종 소리가 아름답다.
울진=글·사진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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