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프리미엄만 4억".. 성남 구도심 집값 '들썩'
"전용면적 59㎡는 7억5000만원, 84㎡는 11억원까지 올랐는걸요.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만 4억원 가까이 붙었는데 3월 넘어가면 5억원까지 붙을 것 같아요."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서울지하철 8호선 산성역 3번 출구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이른 아침인데도 산성포레스티아 입주권과 분양권 매물을 묻는 전화가 걸려왔다.
산성역포레스티아는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첫 재건축 단지다. 올해 7월 총 4089가구 입주를 앞두고, 성남 구도심의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산성역 주변 A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를 앞두고 더 오른다는 생각에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주에도 84㎡ 물량이 나왔다가 이틀 만에 들어갔는데, 나와도 금방 없어진다"고 했다.
성남 수정구와 중원구가 뜨겁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본격 진행되며 성남시 전체 집값 상승을 견인 중이다.
산성포레스티아 건너편 신흥2구역도 철거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자이 푸르지오’를 5월 분양 예정이다. 477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1718가구의 일반분양 물량이 나온다.
신흥2구역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추가분담금을 제외해도 신흥2구역 59㎡ 입주권은 6억5000만원~7억원을 줘야 살 수 있다"며 "그래도 바로 옆 산성포레스티아보다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청약시장에서 흥행한 지하철 8호선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중1구역 재개발)과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금광 1구역 재개발) 등도 입주권 거래가 활발하다.
단대오거리역 인근 B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 금빛그랑메종 입주권 프리미엄이 3억5000만원 붙었다"며 "올해 말쯤 전매제한이 풀리는데 문의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원구 상대원2·3구역도 재개발구역인데 사업이 시작되면 성남 집값이 다시 한 들썩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남 수정구와 중원구 등 구도심이 주목받는 건 주거환경에 대한 개선 기대감 때문이다. 성남 구도심은 오래된 빌딩과 빌라가 밀집해 있어 낡은 도시라는 이미지가 컸지만,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며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성남 수정구 태평동 인근 C중개업소 대표는 "(성남 구도심은) 송파구와 위례신도시, 분당구와 판교신도시 사이에 위치해 입지는 좋지만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 외면받아왔다"며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돼 5~10년 뒤면 지금과 다른 도시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청약조정지역이어서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라며 "주변과 가까운 서울과 위례, 판교 등의 집값이 많이 올라 키 맞추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역 인근 D중개업소 실장도 "서울 강남에서 투자문의가 많이 오고 특히 30대 투자자도 많이 찾는다"며 "규제에서 벗어나있다보니 많이 내려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성남시 주택을 매매한 건수는 1483건이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3구에서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으로 투자금이 갔다가 이제는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로 가고 있다"며 "서울에 투자하기 어려워졌으니 인근에 입지가 좋은 곳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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