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반전처럼, 트로트 열풍 [톡톡TV]

2020. 2. 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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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는 비주류 문화였다. 송가인이 입바람을 불고, 유산슬이 불을 지피기 전까지 말이다.

트로트 가수들은 신곡을 출시하면 서울이 아닌 지역 방송사나 동네 노래교실로 먼저 달려가 입소문에 기대 곡을 홍보해왔다. ‘그들만’의 시장 형성은 지역 축제를 중심으로 한 행사, 지역 방송사 성인가요 프로그램의 무대로 국한됐기 때문이다.

TV조선, MBN

트로트 가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었다. TV 주시청자인 젊은층의 선호도에 따라 트로트는 음악방송에서 사라졌고, 음원차트나 대중매체에서도 철저히 외면당해왔다. 때로는 트로트 가수 장윤정·홍진영 그리고 김연자가 EDM트로트 〈아모르 파티〉로 선전했지만 개인의 인기에 지나지 않았을 뿐 트로트 붐업까지 이루지는 못했다.

비주류였던 트로트가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유산슬 프로젝트〉는 20∼30대 젊은층을 트로트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고, 지상파 설 특집으로 〈송가인 단독 콘서트〉를 편성해 시청률 6%를 보장했다. 방송사들의 트로트 예능 제작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지난 1월에 시작한 TV조선 〈미스트롯〉의 시즌2 〈미스터트롯〉은 시청률 20%에 육박하며(지난 23일 4회 방송,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종편 최고 시청률인 JTBC 드라마 〈SKY 캐슬〉의 22.3% 기록을 가볍게 넘보고 있다. MBN은 〈미스트롯〉의 주부 버전 〈보이스퀸〉을 제작해 6~7% 시청률을 유지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았고, 현재는 상위 순위권 참가자들의 전국투어 공연을 준비 중이다.

지상파 SBS도 ‘트로트’와 ‘해외 버스킹’을 합친 〈트롯신〉이라는 예능을 제작해 1월 초 첫 배경지인 베트남에서 촬영을 마쳤다고 알려졌다. 〈트롯신〉은 트로트를 국내시장에서 ‘K-트롯’이라는 글로벌 장르로 확대하는 원대한 기획 의도도 품고 있다.

사라졌던 과거 프로그램이 심폐소생술을 받기도 했다. MBC 음악예능 〈나는 가수다〉의 트로트 버전인 MBC every1 〈나는 트로트 가수다〉가 2월 5일 첫 방송을 맞는다. 7명의 트로트 가수가 경연을 펼치고 청중 평가단에게 심사를 받는 경연 포맷인 해당 프로그램은 2011년 명절 특집으로 방송됐다가 최근 트로트 붐을 타고 부활했다.

살랑살랑 봄바람처럼 불기 시작하는 트로트 바람이 ‘특정 연예인의 개인 인기를 탄 것뿐’이라고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주목할 만한 점은 중·장년층 트로트 애호가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적극적인 소비의 주체로 나선 것이다.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고 핑크색 굿즈를 거리낌 없이 흔든다. 휴대폰앱을 통해 음원 사이트에서 좋아하는 곡을 찾아 듣기도 하고 팬 카페 활동으로 서로의 결속을 다진다.

강력한 팬덤 문화는 트로트를 하나의 어엿한 소비 장르로 정착시킬 토양을 마련한다. KBS1 〈노래가 좋아-트로트가 좋아〉 가수 조명섭이나 〈미스터트롯〉의 새 얼굴들, 새로운 예능이 시청자의 시선을 끌면서 그 토양은 더욱 다져지고 풍요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유진 스포츠경향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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