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우한 교민' 350명 아산·진천 등 격리시설로 출발..유증상자 18명은 병원 이송
착륙 지점은 ‘개인용 전세기 터미널’인 SGBAC
귀국 후 1~2차 검역 종료…유증상자 18명 병원 이송
350명 아산·진천行 버스 36대 나눠 타…지친 기색 역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지역에 머물고 있던 한국인 368명이 탑승한 전세기(대한항공 보잉 747기)가 31일 오전 8시쯤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전날 오후 8시 57분 인천공항을 이륙한 지 11시간 만에 귀환한 것이다.
교민들은 오전 8시 40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비행기에서 내린 뒤 온도 체크, 문안지 작성 등 1~2차에 걸친 검역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검역 기준인 37.5도를 넘어, 발열 증상이 확인된 18명은 유증상자로 분류돼, 격리병동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 중이다. 나머지 350명의 교민들은 오전 10시 49분 준비된 버스를 타고 격리시설이 있는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으로 출발했다.

◇새벽부터 ‘경계태세’ SGBAC…충청 격리시설 향하는 350명, 지친 기색 역력
전세기가 착륙한 곳은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로, 일반 여객기가 아닌 개인용 전세기 이용객들이 입출국을 하는 장소다. 일반 여행객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SGBAC는 평소에도 차량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경계가 삼엄한 곳이다. 우한 교민들이 들어오는 이날 SGBAC 인근은 경찰차 수십여대와 경찰 100여명이 동원돼, 한층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6시쯤부터 SGBAC 입구로 향하는 도로 양측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되고, 이를 통제하는 경력이 배치됐다. 오전 7시 30분쯤부터는 격리생활시설이 위치한 아산·진천 관할 순찰차 약 30대와 구급차량 20여대가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구급차량에 탄 대원들은 고글과 마스크, 흰색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SGBAC 인근에 있는 직원들과 취재진, 경찰·소방 인력도 모두 마스크를 낀 모습이었다.
오전 8시쯤 김포공항에 도착한 교민들은 오전 8시 40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비행기에서 내리며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체온 체크, 문안지 작성 등 검역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검역 기준 체온 37.5도를 넘는 인원이 1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유증상자로 분류돼 1명 당 구급차 1대에 탑승했고, 오전 10시부터 국립중앙의료원(14명)과 중앙대병원(4명)으로 이송됐다.



검역을 통과한 나머지 350명의 교민들은 미리 준비된 경찰 기동대 차량과 소형 버스 등 총 36대 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정부가 격리생활시설로 지정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두 곳으로 나뉘어 향했다.
아산으로 향하는 버스 18대가 오전 10시 49분 먼저 출발했고, 뒤이어 진천으로 향하는 버스 18대가 오전 11시 9분 공항을 빠져나갔다. 아산·진천 관할 순찰차들이 버스 앞뒤를 에워싸고 가는 길을 동행했다. 버스 운전자는 방호복과 마스크, 고글 등을 착용했고, 교민들 역시 모두 마스크를 꼈다. 감염 위험성을 의식한듯 교민 1명당 각자 좌석 2개 자리를 차지해 앉게 했다. 대부분 창가에 고개를 기대고 잠들어있는 등 길어진 귀국 시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아산·진천행 버스는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등을 통해 이동한다. 서울청 기동대 차량 6대 등이 수송 차량 인근에 배치돼 고속도로 진입 때까지 서울 시내 도로 통제를 돕는다. 아산까지는 1시간 40분, 진천까지는 2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민들, ‘바이러스 최장 잠복기’ 14일간 격리 생활…"외부 출입·면회 금지"

교민들은 앞으로 14일간 아산과 진천에 격리 수용된다.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를 14일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감염의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어, 14일간 격리를 하고 일단 건강 상태를 체크한 이후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바로 격리를 해제할 수 있다.
교민들에게는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춘 1인 1실로 방이 배정되며, 감염예방을 위해 식당을 이용하는 대신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다. 다만 어린아이는 보호자와 함께 지낼 수 있다. 또 1인실을 나와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KF94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시설에 입소한 교민은 외부 출입과 면회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또 세면도구와 침구류 등은 개인별로 제공받고, 사용한 뒤에는 폐기물로 처리한다. 격리시설에는 행정안전부 소속 등 공무원 148명도 상주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생활시설에 배치된 의료진은 매일 2회 교민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며 "발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고 했다.
앞서 정부 신속대응팀과 우한에 전달할 긴급 의료구호 물품 등을 실은 대한항공 KE9883편 보잉 747 여객기는 전날 오후 8시 57분쯤 인천공항을 이륙했고, 같은 날 오후 11시 23분쯤 우한 톈허(天河)공항에 도착했다. 교민들을 태운 대한항공 KE KE9884편 보잉747 여객기는 이튿날 오전 6시 5분쯤(현지 시각 오전 5시 5분) 귀국길에 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오전 3시 45분쯤 전세기를 우한 공항에서 출발시킬 예정이었지만, 검역 등을 꼼꼼하게 진행하면서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우한과 인근 지역에서 전세기 귀국을 신청한 한국 교민은 총 720여 명에 달한다. 정부는 당초 전날 오전 10시와 정오에 각 1대씩 총 2대의 전세기를 띄우고 이날도 2대를 보내, 총 700명에 이르는 교민을 전원(全員) 수송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이 돌연 "1대씩 순차적으로 보내자"는 입장을 밝혀오면서 계획이 변경됐다.
정부는 이날 탑승하지 못한 한국인 수송을 위한 계획도 중국 측과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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