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아파트값, 2주 연속 하락..전세 상승폭도 줄어
서울 15억 초과 아파트값 하락전환
"빠른 시장 안정세" vs "약발 유효기간 6개월"
3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월 넷째주(2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 셋째주 이후 최저 수준의 상승폭이다. 12·16 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해 12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10%이었지만 이후 상승폭이 계속 축소됐다.
감정원 관계자는 “12·16대책 영향과 설 연휴로 관망세 지속된 가운데 상승세 주도하던 고가의 주요 단지 하락 영향으로 인근 및 외곽의 중저가 단지 갭메우기 상승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의 집중타깃인 강남3구는 2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0.03%)ㆍ송파(-0.04%)ㆍ서초구(-0.04%)는 재건축 등 고가 주요 단지뿐만 아니라 보합세 유지하던 단지에서도 일부 하락한 매물이 나오며 하락폭이 확대됐단 게 감정원 측 분석이다. 강동구는 둔촌ㆍ길동 일부 단지 위주로 소폭 올라 0.02% 상승했지만, 강남4구를 묶으면 변동률이 마이너스(-) 0.03%다. 작년 6월 둘째주 이후 33개월만에 하락전환한 셈이다.
강남4구 외엔 구로(0.08%)ㆍ관악구(0.05%)가 상대적으로 가격대 낮은 단지 위주로, 금천구(0.04%)가 신안산선이란 교통호재로 상승했다.
경기도는 이번주 0.20% 상승해 서울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수원 영통구(1.20%)는 망포역 인근, 팔달구(0.84%)는 화서역 인근 위주로 올랐고 수원 권선구(1.09%)는 신분당선 연장과 수인선 개통 등 교통호재 영향으로 상승했다. 용인 수지구(0.81%)는 리모델링 등 호재 있는 풍덕천동, 용인 기흥구(0.52%)는 구성역 인근과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 있는 구갈동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다.
5대 광역시는 0.10% 올라 전주(0.15%)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대전(0.39%)은 상승폭 낮았던 단지들이 있는 유성구의 하기ㆍ지족동, 울산(0.11%)은 구축이 모인 북구의 신천ㆍ매곡동 등지에서 올랐다. 세종시 역시 0.44% 올라 전주(0.3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국적으로는 전주(0.09%)보다 소폭 오른 0.10%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전세값도 상승률이 0.05%로 전주(0.10%)보다 낮아졌다. 직주근접성이 좋은 역세권이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 위주로 상승세 지속되나 설 연휴에 따른 거래 감소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단 게 감정원 분석이다. 서초구(0.16%)는 반포ㆍ서초ㆍ방배동 신축 위주로, 강남구(0.04%)는 자곡ㆍ일원동 위주로, 송파구(0.02%)는 장지ㆍ문정동 위주로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줄었다. 강동구는 4000여가구의 고덕 아르테온 등 신규 입주물량 영향으로 마이너스 0.03%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선 인천 중구(0.17%), 수원 영통구(1.02%) 등에서 오름세가 눈에 띈다. 5대 광역시의 경우 울산(0.30%), 세종(0.27%)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전체 상승률은 0.10%로 전주(0.12%)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전국 전세가격 변동률은 0.08%로 전주(0.11%)에 못 미쳤다.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벌여온 국토교통부에선 감정원의 이같은 조사 결과에 고무적인 반응이다. 국토부는 서울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매매가 변동률이 지난달 셋째주 0.40%에서 이번주 마이너스 0.05%로 돌아서고, 특히 강남4구에선 0.07%까지 떨어진 점을 강조하고 있다. 9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도 같은 기간 0.17%에서 0.08%로, 강남4구는 0.36%에서 마이너스 0.01%로 하락했단 점도 주목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간 집값 상승을 견인한 15억원 넘는 초고가주택은 12.16 대책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9억원 이하 중저가주택도 상승세가 둔화되는 중”이라며 “강남4구 중저가주택이 하락 전환하는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풍선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약발’이 연말까지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로 인한 가격 안정이라 일시적으로는 시장이 안정화되겠지만 공급이 늘지 않는 한 6월께를 넘어 가격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로 봄 이사철을 넘어 상반기까지는 안정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기준금리와 3기 신도시 토지보상자금 유입 문제 등 변수들이 있어 하반기엔 흐름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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