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직원에 선물세트 판매 강요 사조산업, 15억 과징금

이명철 2020. 1. 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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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과 추석 명절에 임직원들에게 계열사가 만든 명절선물센트를 강제로 구입해 판매케 한 사조산업(007160)이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받았다.

사조산업은 사원 판매를 하나의 유통 경로로 보고 매년 실적을 관리하는 등 직원을 주요 매출 수단으로 삼았다.

매년 사원 판매용 명절선물세트를 별도를 출시해 회장 직속 경영관리실이 주도하면서 임직원들의 심리 부담감도 컸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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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임직원에 선물세트 구입·판매 강제 행위 적발
사원 판매 별도 매출창구 분류..목표치 세워 매일 압박
내달 7일까지 '부당한 사원판매 신고센터' 운영
선중규 공정거래위원회 운영지원과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사조산업의 사원판매 행위 제재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e브리핑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설과 추석 명절에 임직원들에게 계열사가 만든 명절선물센트를 강제로 구입해 판매케 한 사조산업(007160)이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받았다. 사조산업은 사원 판매를 하나의 유통 경로로 보고 매년 실적을 관리하는 등 직원을 주요 매출 수단으로 삼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조산업의 임직원 대상으로 선물세트 구입·판매를 강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14억79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2012년부터 매년 명절마다 임직원에게 사조산업 등 6개 계열회사의 명절선물세트를 구입·판매토록 했다. 계열회사에게는 일방적으로 목표금액을 할당하고 매일 실적을 보고토록 지시했다.

2018년 추석에는 일부 계열회사 대표이사의 경우 목표금액 중 1억2000만원을 다시 할당 받았다. 부장은 3000만~5000만원, 과장 2000만원 등 부담하는 금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회사는 일별 실적을 집계하고 그룹웨어에 공지해 계열회사별 실적을 관리했다. 공문이나 사장단 회의 등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목표 달성을 지속 지시했고 실적이 부진한 계열회사에게는 회장 명의로 불이익을 언급하는 공문을 보냈다.

사원판매는 별도 유통 경로로 분리해 실적을 분석·관리했으며 다음연도 사업계획에도 반영했다. 목표금액은 최소 100억원(2013년 설)에서 최대 216억원(2017년 추석)으로 100억~200억원대다. 지금까지 관리 실적을 보면 2012년 추석부터 2018년 추석까지 총 13회 중 9회는 100% 이상 목표를 달성했다. 나머지 4회도 90% 이상 목표치를 채웠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사조산업의 이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사원 판매 행위에 해당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매년 사원 판매용 명절선물세트를 별도를 출시해 회장 직속 경영관리실이 주도하면서 임직원들의 심리 부담감도 컸다는 지적이다. 매일 실적 관리와 회장 명의 공문 등은 강제성을 인정하는 수단이 됐다.

선중규 공정위 운영지원과장은 “사원 판매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판매 목표를 부여하거나 달성토록 강제한 경우 문제가 된다”며 “여러 수단을 통해 임직원들이 압박감을 느끼도록 강제한 행위에 대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고용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원 판매라는 불공정한 경쟁수단을 활용한 사조사업의 행위를 제재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조치로 사원 판매 행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공정위는 명절선물세트 관련 사원판매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17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 명절선물세트를 제조하는 8개 사업자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공정위는 참석자들에게 사원판매 행위 사례·요건을 설명하고 업무를 추진할 때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또 명절기간 부당한 사원판매 행위를 막기 위해 설과 추석 명절 전후로 ‘부당한 사원판매 신고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공정위 홈페이지에서 신고 가능하며 각 지방사무소 전화 상담도 할 수 있다. 올해는 지난 20일부터 운영을 시작해 내달 7일까지 신고를 받는다.

선 과장은 “사원판매 행위는 회사 내부에서 은밀하게 행해져 임직원의 적극적인 제보·신고가 중요하다”며 “접수된 사건은 임직원들의 피해를 줄이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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