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공공임대 아파트 분양 전환 '꼼수'..서민들만 울상

KBC 고우리 2020. 1. 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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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년간 임대로 살면 우선 분양권을 주는 공공임대 아파트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제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양을 앞둔 공공임대 아파트에서 건설사가 세입자를 내쫓고 높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하려고 꼼수를 쓰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우리 기자입니다.

<기자>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해 정부가 건설사에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해 지은 광주 광산구의 한 5년 공공임대 아파트입니다.

5년 동안 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내고 거주한 입주자에게 시세보다 싼 값으로 먼저 분양을 한 뒤 일반 분양이 진행됩니다.

그런데 임대 기간 만료를 한 달 남겨둔 지난달 이 아파트 건설사는 한 부동산업체에 임대사업권을 넘겼습니다.

주민들은 건설사가 오른 집값만큼 분양가를 받기 어렵게 되자 사업권을 팔아서 이익을 남기려는 꼼수라고 주장합니다.

건설사는 임대 분양가보다 비싸게 부동산업체에 아파트를 팔고, 업체는 임차인들을 내쫓아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일반 분양을 늘릴 속셈이라는 겁니다.

[강광철/아파트 입주자대표 : 주민은 이런 불안감이 가장 커요. 내가 5년 동안 살았는데 어느 한순간 (임대) 회사의 일방적 주장으로 넌 적격, 너는 부적격. 부적격이면 너 나가.]

실제로 세종시의 한 공공임대 아파트에서는 전체 587가구 중 240여 가구가 부동산업체로부터 분양전환 불가 판정을 받아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광양에서도 우선분양 대상에서 제외된 100여 세대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현행법이 우선분양 자격 조건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 보니 임대사업자 마음대로 세입자들의 분양 자격을 평가하며 벌어지는 일입니다.

[정인화/무소속 의원 : 분양 자격을 법에 엄격하게 규정해서 임대사업자가 임의로 분양자격을 박탈하지 못하도록, 관련 기준을 국토부 장관이 정하도록 (제가 발의한) 개정안에 명시했습니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어진 공공임대 아파트가 허술한 규정으로 업체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서민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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