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위쳐' 예복습 가이드

홍성윤 2020. 1. 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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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서브컬처-84] 지난달 20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위쳐'가 공개됐다. 괴물들이 날뛰는 어둡고 축축한 시대에서 각자의 운명에 얽혀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드라마 덕에 원작 소설과 게임도 다시금 인기를 끌며 순위권으로 역주행할 정도다. 하지만 매력을 반감시키는 단점도 분명하다. 다른 시점의 이야기들을 별다른 설명 없이 교차 편집해 놓은 탓에 헷갈린다는 평이 나온다. 자칫 정치적 올바름을 위한 작위적인 장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원작과는 동떨어진) 유색인종 캐스팅 등은 제작 당시부터 논란이 됐다. 무엇보다 원작 소설과 게임의 팬이 아니라면 생소할 용어와 세계관이 진입 장벽을 높였다. 혹자는 '이야기가 시청자를 왕따시키는 것 같다'고 할 정도다. 드라마 '위쳐'를 더 재밌게 보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용어와 세계관을 알아보자. 드라마 등장 순서 순으로 정리했다.

헨리 캐빌이 연기한 드라마 속 게롤트(오른쪽)는 게임 속 게롤트(왼쪽)과 매우 흡사하다. 위쳐는 전투에 대비해 비약을 복용, 신체를 강화하는데 그때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눈가에 핏발이 서는 등 변화가 일어난다. /사진 제공=CDPR·넷플릭스

◆위쳐(1화)

초인간적인 능력을 능력을 갖춘 괴물 사냥꾼. '풀의 시련(시험)'이라는 가혹한 인체 개조와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일종의 강화인간이다. 인간 이상의 근력과 반사신경, 감각은 물론이고 독에 대한 탁월한 저항력과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지녔다. 평범한 인간보다 수명도 길다. 좋은 점만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위쳐가 되기 위해 거치는 수련 과정이 혹독하고 인체 개조 시술이 매우 위험한 탓에 그 과정에서 상당수가 사망한다. 또 위쳐가 되더라도 신체적인 변형으로 인해 불임이 된다. 수명은 길어지지만 이형의 존재와 맞서 싸우는 게 업(業)인 탓에 천수를 누리는 경우는 없다. "위쳐는 침대에서 죽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 위쳐는 한 곳에 정착하는 일 없이 여기저기 떠돌며 일거리를 받고 괴물을 처치해준 대가로 보수를 받는다. 영웅으로 떠받들여질 것 같지만 실제 대우는 용병에 가깝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은 '인간과 다르다'는 이유로 위쳐를 배척하고 멸시한다. 위험한 괴물 처리를 맡기면서도 보수가 너무 비싸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고양이나 뱀의 연상시키는 짐승의 눈이 특징. 강철검과 괴물 사냥용 은검 두 자루를 들고 다닌다. 강력한 비약을 섭취해 일시적으로 신체를 강화시켜 싸운다. 드라마에서도 몇 차례 묘사된 바 있는데, 이때 게롤트를 보면 얼굴에 핏발이 서고 눈의 색깔이 달라지며 검은자위가 눈 전체를 채울 정도로 커진다. '표식'이라고 부르는 마법도 쓸 수 있다. 마법사의 본격적인 마법에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손짓만으로 발동시킬 수 있어 긴박한 전투에서 활용하면 매우 효율적이다. 드라마에서도 바람을 일으켜 상대방을 밀쳐내는 '아드' 표식을 사용한다.

위쳐 세계관에서 활약하는 여성 마법사들. 왼쪽부터 테메리아의 궁정마법사 키이라 메츠, 트리스 메리골드, 필리파 에일하트, 벤거버그의 예니퍼, 프린질라 비고. /사진 제공=CDPR

◆마법사(2화)

성별에 따라 소서러(남)와 소서리스(여)라고 불리지만, 드라마에서는 마법사로 통칭한다. 선천적으로 능력을 타고난 극소수의 이들이 아레투자 등 마법 교육기관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아 마법사로 거듭난다. 마법으로 신체적 결함이나 얼굴 생김새를 성형할 수 있어 미남·미녀가 많다. 드라마에서는 마법 성형의 대가로 불임이 되는 것으로 묘사하는데, 원작과는 다르다. 여자 마법사이면서 아이를 낳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원인불명의 불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레투자 교육을 수료한 마법사들은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다. 특히 고위 마법사들의 모임인 챕터는 각 왕국에 파견된 궁정 마법사를 통해 대륙의 정세를 조율하는 등 정치적인 세력으로 묘사된다.

마법사들은 강력한 능력 덕에 늙지 않고 장수한다. 드라마가 워낙에 시간대를 종횡무진하며 진행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헷갈리기 쉬운데, 수십 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예니퍼와 게롤트의 외모 역시 혼란을 부추긴다. 구체적인 연표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드라마에서 짧게 언급되는 내용과 팬들의 추측에 따르면, 닐프가드군이 북부 왕국을 침략하는 시점(1화)에서 게롤트와 예니퍼는 이미 100세에 가까운 나이다. 드라마 속에서는 주요 사건마다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지나가듯 묘사해준다. 게롤트의 활약을 묘사한 음유시인 야스키에르의 노래를 어느새 국민가요(?)처럼 따라 부르는 사람들이나, 예니퍼가 야스키에르를 보며 "눈가의 주름이 늘었다"고 놀리는 부분 등이 그것.

◆천구의 합(2화)

여러 천구(天球), 세계가 하나로 합쳐진 약 1500년 전의 사건. 분리되어 있던 각자의 평행우주가 충돌한 불가사의한 대격변인 셈. 인간과 비인간 종족, 괴물들이 한 세계에 모여 살아가는 계기가 된다. 천구의 합 이후 괴물들이 날뛰게 되면서, 인간들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괴물 사냥에 특화된 강화인간 위쳐를 만들어내게 된다.

◆대청소(2화)

천구의 합 이후 고대 엘프들은 혼돈을 제어해 마법을 쓸 수 있는 힘을 인간에게 전수해준다. 강력한 힘을 얻은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고자 엘프를 비롯한 비인간 종족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이 전쟁이 바로 '대청소'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 인간은 세계의 주도권을 쥐게 됐고, 패배한 엘프들은 대부분 죽거나 인간을 피해 숨어 살게 된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엘프(왼쪽)와 실반 종족. 게롤트는 실반과의 첫 대면에서 "어미가 염소랑 잤냐?"며 패륜 공격을 한다(다음 장면에서 실반은 백발인 게롤트에게 "네 어미는 눈사람이랑 잤냐?"고 반격한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엘프(2화)

인간과 닮은 외모에 긴 귀가 특징인 종족. 인간에게 마법을 전수해준 고대 종족이지만, 지금은 세계를 지배한 인간 종족에 밀려나 몰락했다. 비인간이란 이유로 박해받고 학살당한다. '반지의 제왕' 속 우아한 엘프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낯선 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간을 피해 숨어 살며 인간에게 적대심을 갖고 있는 엘프들이 많다. 드워프도 멸시 받기는 마찬가지다. 이러한 종족 차별과 갈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증오는 위쳐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실반(2화)

천구의 합 이전부터 존재했던 괴생물 종족. 머리에 뿔이 달린 염소처럼 생겼지만 이족 보행을 하고 인간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지적 생명체다. 드라마에서는 인간에 반감을 가진 엘프 무리와 교류하는 모습이 묘사된다.

의외성의 법칙은 위쳐 세계관을 관통하는 중요한 관습이자 많은 사건의 원인이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의외성의 법칙(Law of Surprise, 4화)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관습. 누군가의 생명을 구해준 보답으로 요구할 수 있는 절대적인 법칙이다. 보통 '집으로 돌아갔을 때 처음으로 만난 것' '집에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것'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것' 등 선문답 같은 조건을 내걸고 그 대상을 요구한다. 의외성의 법칙으로 엮이게 되면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힘이 둘 사이를 연결하게 된다.

원래 위쳐 세계관의 드루이드는 녹색 피부를 지닌 여성 부족이다. 드라마에서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서인지 흑인 배우가 연기한다. /사진 제공=CDPR

◆드라이어드(4화)

브로킬론 숲에 살고 있는 숲과 나무를 사랑하는 종족. 원작에서는 아마조네스처럼 여성만으로 구성된 녹색 피부의 존재로 묘사된다. 인간 같은 타 종족의 소녀들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때 브로킬론 숲의 물을 마시게 되면 모든 기억을 잃고 드라이어드로서 살아가게 된다.

◆도플러(5화)

원하는 대상의 외형, 목소리, 성격과 지식까지 똑같이 흉내낼 수 있는 종족. 선한 천성을 지닌 존재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악당으로 등장한다.

◆하얀불꽃(6화)

닐프가드 제국의 황제인 에미르 바 엠레이스를 지칭한다. '적의 무덤 위에서 춤추는 하얀 불꽃'이란 긴 별칭을 줄여서 부른 것. 드라마 속에서는 하얀불꽃님으로 부르고 있어서 위쳐 시리즈를 처음 접한 사람들 중에는 무슨 사이비 종교의 교주쯤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 북부 왕국에서는 닐프가드인에게 '흑종(black one)'이라고 낮춰 부르기도 하는데, 닐프가드 제국의 병사들이 검은 갑옷을 입은 것에서 유래된 멸칭이다. 드라마에서는 이 갑옷이 세탁기에 넣어 놓고 깜빡 잊은 옷처럼 묘사됐다.

◆백색 서리(7화)

시리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자 돌변하며 외운 주문에서 처음으로 묘사된다. "보라, 너희에게 말하노니 칼과 도끼의 시대, 눈보라의 시대가 오리라. 백색 서리와 백색 빛의 때가 오리라. 광기와 모멸의 때가 오리라." 이 주문은 원작에서 여러 차례 묘사된 바 있는 고대 엘프이자 유명한 예언가 이틀린의 종말에 관한 예언이기도 하다. 이틀린은 백색 서리(white frost)라는 이름의 강력한 빙하기가 도래해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늑대교단의 본거지인 케어 모헨. /사진 제공=CDRP

◆케어 모헨(8화)

위쳐들을 만들어내고 교육하는 시설인 교단 중 하나인 늑대교단의 본거지. 늑대교단은 게롤트가 속해있는 교단이다. 노장 베스미어는 늑대교단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이자 게롤트의 스승이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크 스카이워커를 연기한 배우 마크 해밀이 베스미어 역할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소식이 몇 차례 전해지기도 했다. 늑대, 바이퍼, 살쾡이, 그리핀, 곰, 만티코어 등 총 6개 교단이 존재한다. 위쳐들은 자신의 교단을 상징하는 목걸이는 착용하고 다닌다. 드라마 3화에서도 게롤트가 위쳐의 시신에서 목걸이를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 원작에서 위쳐의 교단 목걸이는 주변에 괴물이나 마법의 흔적이 있을 경우 흔들리며 위험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홍성윤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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