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씨에 태풍 같은 강풍, 비까지..부산 겨울이 이상하다

부산/박주영 기자 2020. 1. 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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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관측 이래 3번째 고온…"봄 날씨처럼 푸근해져"

금정구에 51.5mm 비 내려… 중형 태풍급 강풍 피해 속출

"지구온난화 때문…아주 이례적 기상 현상"

봄 날씨처럼 기온이 올라가고 장맛비같이 장대비가 내리고 태풍 비슷한 강풍이 불어 담벽이 무너지거나 간판이 날아가고. 부산의 겨울이 이상하다. 지난 6일부터 8일 새벽까지 부산엔 37mm의 비가 내렸다. 이 기간 종일 비가 왔다. "장마도 아니고 겨울철에 비가 며칠간씩 오노?", "무슨 겨울에 가랑비가 아니라 장대비가". 금정구의 경우 51.5mm가 내렸다. 부산 인근 경남 밀양 34.1mm, 함양 37.5mm로 관측 이래 1월 중 최고 많은 겨울비가 왔다.

부산기상청은 8일 "기온 상승으로 북쪽 찬 공기인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가 낮아진 반면 남쪽 바다의 따뜻한 남서기류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가고 비가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부산에 내린 비는 같은 기간 2018년 6.4mm, 2017년 4.6mm 등에 비해 5~6배쯤 양이 많다. 2019년, 2016년, 2015년엔 아예 비가 오지 않았다.

지난 7일 오후 9시55분쯤 빗속에 불어닥친 강풍으로 부산 중구 대교로 한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 현장의 출입문과 상단 간판이 도로 방향으로 휘어졌다. 이로 인해 부산대교 방향 3개 차로가 한때 전면통제됐다./ 부산경찰청 제공

6~8일 중 지난 7일 부산의 최고 기온은 17.7℃까지 올랐다. 봄 날씨 온도다. 부산기상청 측은 "1904년 부산기상청 관측을 시작한 이래 1월 기온 중 3번째로 높은 기록"이라고 말했다. 이 3일간 부산의 최고 기온은 9~17.7℃였다. 최근 5년간 같은 날짜의 1월 기온은 최저 0.8~7.4℃, 최고 6.2~13.5℃였다. 대략 올해가 4~5℃쯤 높았다.

강수량이나 기온만 아니다. 바람도 거셌다. 8일 오전 1시 15분쯤 부산 부산진구 서면로 서면시장 맞은편 10층 상가 건물 외벽의 가로 5m, 세로 15m 규모 단열재가 강풍에 인도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지난 7일 오후 11시 8분쯤엔 영도구 동삼동 영도도서관 현관 천장 마감재가 바람에 날려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부쉈다. 또 7일 오후 10시 45분쯤 부산진구 신천대로 102번길 인근 주택가 골목에서 담벼락 일부가 강풍에 넘어져 맞은편 주택 대문 일부를 파손했고, 이날 오후 9시쯤 기장군 대변리 동해어업관리단 입구에 세워진 교통 지주대가 부러져 전봇대에 걸렸다.

이 밖에 중구 창선동 국제시장에서 강풍에 날아온 플라스틱 패널이 커피숍 유리를 깼고, 중구 남포동 비프 광장 인근 4층 건물 옥상엔 어디선가 쇠 철판이 날아오는 등 부산 곳곳에서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7일 오후 9시 부산 기장군 대변리 동해어업관리단 입구의 도로표지판 지주대가 강풍에 부러져 전봇대에 걸려 있다./부산경찰청 제공

7일 밤과 8일 새벽 사이 부산 남구 용호동 북항지점엔 초속 30.6mm, 중구 대청동 관측소엔 초속 28.9mm의 강풍이 분 것으로 측정됐다. 우리 기상청 기준에 따르면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25~33m를 강도 중급의 태풍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시적, 국지적으로 중급 태풍이 몰아닥친 셈이다.

서경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최근 며칠간 부산에서 일어난 기후현상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지구 온난화로 약해진 북쪽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과 예년보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남쪽 북서태평양 지역의 따뜻한 저기압 세력이 충돌해 발생한 것으로 향후에도 가끔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부산=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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