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겨울왕국, '눈 가뭄'에도 스키 탈까

유승목 기자 2020. 1. 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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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지 않는 겨울에도 스키장을 찾는 인파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따뜻한 겨울'을 바라보는 스키장의 속내는 마냥 밝지 않다.

스키장들은 눈보단 따뜻한 날씨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스키업계 관계자는 "눈 오는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는 분위기도 스키어들에겐 중요하다"며 "스키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눈 내리지 않는 겨울이 이어지면 스키장 인기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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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강설량 역대 최저 '눈 가뭄'..스키 인파 예년 수준이지만 우려 목소리도
성탄절인 지난 12월25일 오후 스키어와 보더들이 강원 홍천 비발디파크 스키월드에서 은빛 설원을 누비며 겨울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눈 내리지 않는 겨울에도 스키장을 찾는 인파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따뜻한 겨울'을 바라보는 스키장의 속내는 마냥 밝지 않다. 겨울철 대표 레저활동인 스키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는 상황에서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포근한 날씨가 스키 인기 하락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12월 '겨울왕국' 없었다…적설량 '역대 최저'
지난 5일 기상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기상 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기온은 2.8도로 평년(1.5±0.5도)보다 높았다. 몇 차례 반짝 추위가 있었지만 따뜻한 남서기류가 자주 유입되며 가벼운 옷차림도 문제 없을 만큼 한 달 내내 다소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눈이 내리는 모습도 보기 어려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전국 강수량은 26.3㎜로 평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눈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힘을 쓰지 못하며 눈구름대 생성이 원활하지 못했다. 12월 최심신적설 평균은 0.3㎝로 1973년 관측이래 가장 적은 양을 기록했다.

이처럼 추위와 눈이 실종된 날씨가 한 달 내내 지속되며 겨울철 야외활동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 겨울 대표 축제인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는 당초 지난 4일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얼음이 얼지 않으며 11일로 연기했다. '꽁꽁축제' 등 각종 축제들과 겨울 레저활동도 운영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눈 없지만 일단은 스키 타러 왔다
지난 12월5일 오후 경기 이천시 마장면 지산스키장 슬로프에서 제설기가 눈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따뜻한 날씨에도 스키장을 찾는 발걸음은 꾸준하다.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는 11월 오픈 이후 12월31일까지 20만6000명이 찾았다. 전 시즌보다 6000명 가량 적지만 주말 하루 평균 방문객이 80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다. 다른 스키장들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스키장마다 제설장비를 확충해 슬로프를 관리하는 데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고객관리에 힘썼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 강원권 스키장 관계자는 "폭설이 오면 먼 곳에서 오기 힘들어 문제가 생길 때도 있다"며 "눈이 오지 않아 다행스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스키장들은 눈보단 따뜻한 날씨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영상의 기온 탓에 제설을 해도 눈이 얼지 않아 슬로프 조성에 더 공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홍천 비발디파크는 지난 시즌엔 12월 중순부터 모든 슬로프를 운영했지만 올해는 이틀 가량 시간이 더 소요됐다. 하이원리조트도 크리스마스가 지나서야 18개 슬로프를 전부 오픈했다.
'눈 가뭄' 이어지면 스키어 떠날 수도
지난 12월2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LA 근교 빅베어마운틴 리조트에 눈이 내리는 가운데 스노우보더들이 슬로프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스키가 결국 설상레저라는 점에서 눈 내리지 않는 환경은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통상 부드럽고 푹신한 자연설과 단단한 인공설이 섞인 슬로프가 이상적이라 여겨지기 때문에 스키어들이 설질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제설확대로 인한 비용부담 역시 적지 않다.

실제 겨울이면 일본이나 러시아 등 해외 스키여행을 떠나는 스키어가 늘고 있다. 합리적인 비용은 물론 설질 등 인프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스키여행업체 관계자는 "요즘 스키어들에게 설질은 중요한 요소"라며 "해외에서 스키를 경험한 뒤 국내에선 못 타겠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눈 가뭄'은 전반적인 스키 인구 감소도 가속화할 수도 있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 등에 따르면 2018년 스키장 방문객 수는 435만 명으로 2008년 663만 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세다. 실내활동으로 여가문화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스키업계 관계자는 "눈 오는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는 분위기도 스키어들에겐 중요하다"며 "스키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눈 내리지 않는 겨울이 이어지면 스키장 인기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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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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