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일상으로"..스마트홈·8K TV·미래 자동차 경연장 [미리 보는 'CES 2020']
[경향신문] ㆍ삼성·LG, 현대·기아차 등 한국 기업 294곳 대거 참가
ㆍ애플, 28년 만에 참가 눈길
ㆍ중국은 전시 규모 대폭 줄여
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20’의 화두는 인공지능(AI), 8K TV, 미래 운송수단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5개국에서 4500여개 업체가 참가하며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 기업 294개도 나간다.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이번 행사의 소주제로 5세대(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와 기계학습, 건강과 웰니스 등 11개를 꼽았다.
■ ‘스마트홈’과 ‘8K TV’
올해 CES 슬로건은 ‘AI를 우리의 일상으로(AI in everyday life)’다. 지난해 CES 전시장 곳곳에서 “헤이 구글(구글의 음성인식)” “알렉사(아마존의 음성인식)”라는 목소리가 들렸을 만큼 AI를 탑재하지 않은 냉장고, TV, 에어컨, 자동차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자사의 AI 플랫폼과 구글 어시스턴트, 알렉사를 연동한 바 있다.
올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주방과 거실의 기기들이 AI로 연결된 모습을 선보인다. 이들은 타사 제품까지 음성으로 제어하는 AI 스피커, 남은 음식을 활용한 식단과 요리법을 추천해주는 냉장고 기능 등을 공개한다. 집 안뿐 아니라 차량도 AI로 연결된다. 차 안에서 집 안의 가전을 제어하거나 작동상태를 확인하며, 집에서 보던 영화를 차 안에서 이어서 볼 수 있는 기술이 시연된다.
4K의 4배 화소를 자랑하는 8K TV의 기술력도 주요 관심사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지난해 9월 제시한 ‘화질 선명도(CM) 50% 이상’이란 기준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충족한 상태다. 하지만 측면에서 TV를 봤을 때 색감이 떨어지는 문제 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CES 전시현장에서 확인할 대목이다. 8K TV의 최대 시장이 북미 지역이고, 올해 일본 도쿄 올림픽이 8K로 중계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CES에서 8K가 아닌 TV를 찾는 게 더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테두리(베젤)를 아예 없앤 TV가 처음 선보일지도 관심거리다. 여기에 자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하이얼, 하이센스, TCL 등 중국 업체의 기술력이 얼마나 따라왔는지도 눈여겨볼 사안이다.
로봇 분야도 마찬가지다. 요리보조 기능을 하는 팔 모양의 로봇과 청소용 로봇을 지난해 CES에서 선보인 삼성전자는 한층 기술 수준을 높인 모델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잔디깎이 로봇, 서빙 로봇, 요리 로봇을 공개했던 LG전자는 이번에 손님맞이부터 설거지까지 주방의 전 과정을 로봇이 수행하는 모습을 시연한다.
■ 자율주행과 ‘플라잉카’
어느덧 ‘CES의 C는 Car(자동차)가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만큼 모빌리티 분야는 CES의 중요한 축이 됐다. 올해도 자율주행차와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도요타는 자율주행차의 안전장치를, 메르세데스 벤츠는 탑승자가 몸만 움직여도 특정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 도요타는 전기차 기반의 1인용 자율주행차를, 벤츠는 고속도로에서 자동운행이 가능한 새 전기차 모델을 공개한다. BMW는 안락한 카시트와 천장에서 내려오는 스크린 등으로 실내 공간을 구성해 마치 호텔에 있는 것처럼 편안한 콘셉트 전기차 모델을 공개키로 했다.
현대차는 하늘을 나는 운송수단과 개인 맞춤형 이동수단을 도심 속 각각의 환승거점에 배치한다는 비전을 CES에서 선보인다. 정부와 현대차가 2025년 플라잉카 실용화를 목표로 제시한 만큼 그 기술력을 중간 점검하는 장이 될 수 있다. 우버, 벨 등 미국 업체들도 플라잉카 관련 새 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한다. 현대모비스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반의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 기술을 선보인다. 자율주행과 운전자보조 시스템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도 신제품이 공개된다.
이 밖에 접는 휴대전화인 폴더블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 화면이 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올해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기술도 이번 CES에서 새로 공개된다. 1992년 이후 28년 만에 CES에 참가하는 애플은 전시부스는 따로 꾸리지 않지만 개인정보 보호 분야에서 주요한 의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중국 기업들의 전시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고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가 미국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탓이다. 2018년 CES에 참가한 중국 기업은 1551곳에서 지난해 1211곳으로 줄었고, 올해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 역시 전시부스 규모를 지난해보다 30% 줄일 것으로 알려졌고, 기조연설자 중 중국 기업가는 아예 없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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