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 대리점, '순정 부품' 아닌 제품 취급 가능..계약기간 최소 3년 보장

박광연 기자 2019. 12. 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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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 대기업 자동차 제조사의 판매대리점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속거래 비중이 높아 현대차 등 대기업 자동차 제조사의 ‘순정 부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자동차부품 대리점들이 앞으로는 다른 업체의 부품을 구매해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부품·판매 대리점의 계약기간은 최소 3~4년 보장되고, 대리점이 발주한 제품 내역을 공급업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뼈대로 하는 자동차판매·부품 대리점 표준계약서를 제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자동차판매·부품 대리점들은 매출 전부를 특정 자동차 제조사 등 공급업자에 의존하는 전속거래 비율이 95.1%·73.1%에 달해 ‘물량 밀어내기’ 등 불공정거래를 경험할 확률이 높은 업종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표준대리점계약서에 들어갈 내용을 구체화했다.

자동차부품점은 계약된 공급업자가 아닌 다른 업체가 만든 부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앞서 공정위 실태조사 결과 자동차부품점의 29.2%가 공급업자로부터 ‘구입 강제’를 경험했는데, 구입 강제 대상 부품의 72.7%가 ‘순정 부품’이었다.

순정 부품은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만들거나 생산을 위탁해 제작한 부품이다.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만든 부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자동차 제조사는 ‘순정’이라는 이름을 붙여 유사한 기능을 하는 다른 업체의 부품보다 최대 5배 높은 가격에 부품을 공급했다. 전속거래 아래서 선택권이 제한된 대리점들은 어쩔수 없이 순정부품을 공급받는 경우가 많았다.

공정위는 표준대리점계약서에 ‘별도 약정이 없으면 공급업자가 아닌 다른 사업자의 부품을 취급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공정위는 “자동차부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순정부품에 대한 구입강제를 완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자동차판매점은 대리점 인테리어 시공업체를 선정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판매점들은 공급업자가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시공업체를 일방적으로 선정하는 등의 ‘경영 간섭’을 문제로 지적해왔다. 이에 공정위는 공급업자가 2개 이상의 시공업체를 제시해 대리점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인테리어 재시공 기간을 ‘5년 이상’으로 설정해 잦은 시공에 따른 대리점 부담을 줄였다.

자동차부품·판매점 표준계약서에는 대리점이 발주·반품 청구한 제품 내역을 공급업자가 일방적으로 수정하거나 부당한 수정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공통으로 담겼다. 남양유업이 2013년 대리점의 주문내역을 임의로 변경해 제품 구입을 강제했다가 공정위 제재를 받는 등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공급업자는 자동차부품·판매점의 영업거점·지역에 변동이 생길시 이를 대리점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자동차판매점과 자동차부품점의 최소 계약기간은 각각 4년과 3년으로 보장된다. 공급업자는 중대한 계약위반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대리점의 계약갱신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동차판매·부품점이 외관만으로 즉시 발견할 수 없는 제품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반품을 허용하는 등 구체적인 반품 기준도 마련됐다. 공급업자의 부당한 반품 거부·지연 등으로 대리점이 입은 피해비용은 공급업자가 부담토록 했다.

제약업종 대리점 표준계약서에는 ‘공급업자(제약사)가 대리점에 리베이트 제공을 요구할 수 없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리베이트 제공과 관련해 신고하거나 수사 협조한 대리점에 보복조치를 해서는 안된다. 리베이트 제공을 요구받은 대리점은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제약 대리점의 최소 계약기간은 4년이 보장된다. 제약사가 대리점에 공급하는 의약품 가격이 의료기관에 직접 공급하는 가격보다 ‘정당한 사유 없이’ 높을 경우 대리점은 공급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 홈페이지] 자동차판매·자동차부품·제약업 표준대리점계약서 제정안 전문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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