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발표한 '중대한 시험 7분'.. '위성폭탄' 개발 나섰나

변지희 기자 2019. 12. 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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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BS, 핵폭탄 실은 위성 띄운 뒤 수직 낙하하는 무기 체계

현존 MD 체제론 방어 어려워…"세계 최강국, 미국도 속수무책"

상업용 민간 위성 플래닛랩스에 포착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7~8일 모습. 엔진 추력 시험 이후인 8일(오른쪽 사진) 엔진 시험대 아래 지표면의 흙이 쓸려간 모습이 관측됐다. /플래닛랩스

북한이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두 차례 연속 '중대 시험'을 했다고 공개하면서 또 다른 전략 무기 개발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신형 엔진 개발 가능성과 함께 '부분궤도 폭격체계'(FOBS)라는 새로운 무기 개발에 나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북한이 동창리에서 실시한 시험에 대해 FOBS 연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발표한 7분이라는 시간은 발사 첫 단계 엔진 실험으로는 상당히 길다"며 "재진입체 실험 외에 부분궤도 폭격체계 또는 다탄두 미사일 등 다음 단계 비행 실험과 연계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FOBS는 일명 '위성 폭탄'으로 불리는 무기체계다. ICBM이 인공위성처럼 고도 1000㎞ 안팎의 궤도를 돌다가 목표를 향해 낙하해 공격하는 방식이다. 이 ICBM은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역추진 로켓을 이용해 목표지점으로 강하한다. 어느 곳이 공격 대상이 될지 공격 개시 전까지 알 수 없어 대응이 어렵다. 옛 소련이 개발해 실험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미국과 소련은 '위험성'을 이유로 FOBS의 개발 중지에 합의했다. FOBS는 현존하는 미사일방어(MD) 시스템으로는 방어가 불가능한 무기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이언 윌리엄스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미 본토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알래스카 등 북극을 향해 쏘는 미사일을 염두에 두고 배치된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언급한 무기가 남극 쪽에서 강하하는 FOBS일 경우, 사실상 대응 가능한 조기경보체계가 없다"고 전망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다만 "FOBS 기술은 북한으로선 아직 어려운 분야"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지만 추진체 고도화에 좀 더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FOBS 개발 이야기는 2017년에도 한번 나온 적이 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러시아에서 들어온 것인데 이 과정에서 FOBS 기술도 같이 전수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이어 "FOBS를 확보하기 위해선 2단계 로켓 엔진 성능과 급진 낙하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급진 낙하 기술은 이스칸데르형 미사일 실험을 통해 일정 수준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런만큼 이번에 동창리에서 실시한 엔진 시험이 2단계 로켓 엔진 성능 시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그러면서도 "아직까진 FOBS의 기술을 완전 확보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교류가 계속 활성화된다면 FOBS 기술 확보까지 갈 수도 있다"고 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현재 알려진 것 만으로는 북한이 어떤 실험을 했는지, 또 향후 어떤 다른 무기체계 개발에 적용할지 예단하기 매우 어렵다"고 했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이번에 발표한 실험이 엔진 실험인지 확인하지 않고 있는데다, 7분이라는 시간은 고체연료 실험이라고 하기에는 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아예 다른 성격의 실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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