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결산│② 올해의 시청률 제조기부터 올해의 타노스까지

아이즈 ize 글 강명석, 김리은, 임현경 2019. 12. 1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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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강명석, 김리은, 임현경

[믿기 싫겠지만, 보름 뒤면 2019년이 끝난다. 2010년대의 마지막 해에 일어난 수많은 사건과 주목받았던 인물들을 ‘ize’가 16,17,18일 3일간 세 개의 기사로 나눠 정리한다.]

올해의 시청률 제조기: 송가인
송가인이 떴다 하면 시청률이 올라간다. 송가인이 우승을 거둔 TV조선 ‘미스트롯’은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 18%(닐슨 코리아 기준)를 달성했는데, 그가 등장 직후부터 사실상 유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승부에 대한 긴장감보다는 송가인이라는 인물 자체가 시청률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TV조선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기혼 여성의 일상을 그린다는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마저 포기하며 ‘아내의 맛’에 그를 섭외했다. 그 결과 ‘아내의 맛’ 시청률은 평균 2~3%대에서 송가인 출연 직후 5%대로 상승, 최고 7.6%까지 치솟았다. ‘뽕 따러 가세’ 또한 최고 시청률 7.8%를 기록하며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전체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MBC ‘복면가왕’과 KBS 2TV ‘해피투게더 4’는 각각 직전 회차 대비 1.7%, 1.4% 상승효과를 누렸고, tvN ‘풀 뜯어먹는 소리 3’는 방송 후 첫 3%를 달성했다. 지난 달 10일 MBC에서 방송된 단독콘서트 ‘가인이어라’는 본방송 8.5%, 재방송 6.6%라는 성원에 힘입어 17일 자정 특별 편성됐다. 이쯤 되면 방송사들은 위기에 빠질 때면 나타나 구해주는 송가인을 ‘방송사 명예 소방관’으로 위촉하는 게 어떨까.

올해의 악마: Mnet, 그리고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
투표를 하라더니 선관위가 조작을 하고 있었다. 방송사 제작진이 주도한 Mnet ‘프로듀스 101’의 투표 조작 사건은 K-POP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할 만큼 악질적인 범죄였다.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를 데뷔 시킨다는 기대가 무너졌고, 대중에게는 K-POP에 대한 불신을 일으켰으며, 이 여파로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결성된 걸그룹 아이즈원과 보이그룹 X1이 활동을 중단하면서 K-POP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동력이 끊겨 버렸다. 매출에 유리한 그룹을 만들기 위해 멤버를 조작하고, 기획사로부터 접대 받은 멤버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서도 조작을 했다. ‘프로듀스’ 시리즈마다 데뷔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밤새 연습하던 출연자들을 보면서 ‘접대’를 주고 받던 제작진과 그 기획사 경영자들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아무 생각 없었겠지. 사람이면 그럴 수 없었을테니까.

올해의 직업: 유튜버
“일을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 됐을 때 대기업 임원 수준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라고 밝힌 유튜버 도티는 MCN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창립자이자 카카오임팩트 이사로서 회사 매출 연 2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에, 퇴사를 희망하는 고달픈 직장인들은 오늘도 한숨을 쉬며 부질없이 중얼거린다. “나도 유튜브나 할까.......” 이전엔 수익 활동으로 치킨집, 카페, 스타트업 등 창업을 고려했다면 최근에는 유튜브 이용자수 증가 및 세계화에 따라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크리에이터(유튜버)는 1위 운동선수(11.6%), 2위 교사(6.9%)에 이어 희망직업 3위(11.6%)에 올랐다. 의사, 요리사, 프로게이머, 경찰, 법률가, 가수, 뷰티디자이너(헤어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네일 아티스트, 타투이스트, 뷰티매니저)가 차례로 뒤따랐다. 2017년 조사에서는 사실상 직업이라는 인식이 약했고 2018년에 5위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상위권에 들었던 크리에이터가, 올해는 운동선수와 교사 다음으로 초등학생들이 원하는 직업이 됐다.

올해의 코스프레: 조커
‘조커’의 포스터가 공개된 순간 많은 사람들이 직감했다. 올해의 할로윈, 그 중에서도 이태원, 그 중에서도 이태원의 ‘그 계단’엔 빨간 코트를 입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란 것을. 그리고 그들 중 몇몇은 김흥국의 ‘호랑나비 춤’과도 비교됐던 조커의 그 춤을 췄다. 여러 연예인들 역시 조커 분장을 하고 SNS에 사진을 올렸다. 영화에 대한 많은 논란과 별개로, 광대 분장의 남자가 붉은 재킷을 입고 알 수 없는 몸짓을 하는 것은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남겼다.멋있는 것 같은데 기묘하게 웃기기도 한 이 장면, 이 복장, 이 현상이야말로 조커가 남긴 웃음에 대한 통찰일런지도 모르겠다.

올해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지상파 및 종편이 유튜브의 트렌드를 쫓아가기 바쁘고, 60분짜리 드라마보다는 5분짜리 영상이 더 흥미로운 2019년이다. 그렇기에 ‘KBS’의 ‘드라마’에 큰 기대를 걸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로맨스(4) 휴먼(4) 스릴러(2)는 거들뿐인 4:4:2 전술드라마’라는 ‘동백꽃 필 무렵’의 전술은 성공적이었다. 통속적인 멜로가 될 수 있었던 동백(공효진)과 용식(강하늘)의 서사는 동백을 노리는 정체불명의 살인범 ‘까불이’의 동선과 결합되면서 눈을 뗄 수 없는 멜로 스릴러가 됐고, 가부장제 아래에서 약자로 살아온 옹산 주민 여성들의 수평적인 혐오가 연대로 바뀌는 과정은 보편적인 인간애의 묘사로 이어졌다. 요컨대 ‘동백꽃 필 무렵’의 대본은 시대적인 정신에 부합하는 이야기를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영민하다. 주인공인 강하늘과 공효진을 비롯해 김선영, 이정은, 고두심, 손담비, 염혜란 등 주조연을 막론하고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배우진들의 결합도 이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다. ‘동백꽃 필 무렵’의 흥행은 2019년 TV의 최고 성과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경고음이기도 했다. 진짜 문제는 채널이 아니라 콘텐츠일지도 모른다는.

올해의 무법자: 장성규
2019년은 장성규의 한 해였다. 그가 각종 아르바이트를 체험하는 형식의 유튜브 웹 예능 ‘워크맨’의 구독자 수는 현재 353만 명(2019. 12. 14 기준)을 돌파했다. 지상파 및 종편에서도 장성규는 JTBC ‘방구석 1열’, ‘취향존중 리얼라이프’, tvN ‘슈퍼히어러’, Mnet ‘니가 알던 내가 아냐’, ‘퀸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등 각종 방송 프로그램들의 진행 및 패널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다. 시작은 JTBC 아나운서였지만,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은 후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에서 ‘선넘규’ 캐릭터를 확보한 장성규의 행보는 SBS 개그맨 공채로 데뷔했지만 인터넷 방송에서의 ‘독설가’ 이미지를 기반으로 방송에 재진출한 김구라를 연상시킨다. 웃음과 무례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포스트 김구라’ 장성규의 등장은 커뮤니티 기반의 음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제약 없는 웃음의 수요가 TV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연 이 ‘무법자’의 등장은 앞으로 한국 예능에서 대중이 선호하는 웃음의 기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올해의 히어로: 캡틴 마블
마블의 첫 여성 히어로 무비 ‘캡틴 마블’을 둘러싼 영화 내부와 외부의 현실은 마치 여성에 대한 공격의 총집합과도 같았다. ‘캡틴 마블’의 포스터가 공개됐을 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일부 팬들은 주연 배우 브리 라슨이 웃는 표정을 짓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브리 라슨의 외모가 충분히 예쁘지 않다는 공격이 가해지거나, 2018년 브리 라슨이 “백인 남성이 싫다는 것이 아니다”라는 전제를 덧붙이면서 평론계 내 성별 및 인종 다양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발언은 ‘캡틴 마블’의 개봉을 앞두고 그가 백인 평론가의 영화 평가 자체를 거부한다는 가짜 뉴스로 왜곡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영화 개봉 전부터 페미니즘과의 연관성을 이유로 영화에 대해 무차별적인 별점 테러가 이어진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자신이 가진 힘을 의심받고 통제당하던 캐롤 댄버스가 마침내 자신의 힘을 그대로 발휘하며 영웅으로 거듭난 것처럼, ‘캡틴 마블’은 국내 관객 수 580만 명,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900억 원)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영화에 대한 각종 논란과 공격들이 얼마나 불필요하고 소모적이었는지를 보여줬다. 캐롤 댄버스의 대사 한 마디로 이 모든 상황을 요약할 수 있겠다. “난 네게 증명할 게 없어.”

올해의 전쟁터: 멜론 차트
2119년, 인간과 기계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는데….

올해의 연습생: 펭수
EBS ‘자이언트 펭TV’ 주인공 펭수의 공식적인 신분은 아직 데뷔를 준비 중인 ‘연습생’이다. 그러나 펭수는 이미 106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버이자, 각종 매체에서 앞다퉈 인터뷰하는 인기스타다. 인크루트가 성인 23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펭수는 ‘2019 올해의 인물’ 1위(20.9%)로 뽑히며 송가인(17.6%)과 방탄소년단(16.7%)을 앞질렀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인기에 주목,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11일 ‘For young Koreans, Pengsoo the penguin is a bigger deal than BTS’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펭수의 인기는 곧 EBS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펭수의 경제적 가치가 뽀로로(5조 7000억 원)를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잘 키운 연습생이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는 건 어딜 가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올해의 타노스: 디즈니
2019년 12월 17일 현재 올해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넘은 영화는 다섯 편이다. 그 중 두 편의 한국 영화를 제외하면, 나머지 세 편은 ‘어벤져스 : 엔드게임’, ‘알라딘’, ‘겨울왕국 2’다. 이 작품들은 모두 디즈니 또는 디즈니가 인수한 마블의 작품들이다. 6~10위 역시 소니와 마블이 합작한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이 7위, 마블의 ‘캡틴마블’이 8위다. 헐리웃 전체가 아닌 단 한 회사의 영화가 다른 나라의 영화 흥행 TOP 10 중 절반을 가져갔다. 그나마 한국은 선방한 편이다. 전세계 흥행 순위에서는 아예 디즈니가 1~5위를 전부 차지했고, 10위 안에 일곱 작품이 들어갔다. 영화산업 역사상 한 회사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경우가 있었던가. 과연 이 타노스를 이길 어벤져스가 있을까? 어벤져스도 디즈니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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