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하고 여백 많은 한국문학 번역, 어렵지만 보람 크다"

이윤정 2019. 12. 16. 17: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러 나라의 언어로 한국문학을 번역하며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한 우수한 번역가들이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19 한국문학번역상' 간담회에서 윤선미 씨는 "2012년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 이어 '소년이 온다'를 번역했다"며 "한강 작가가 시인이기 때문에 비유적인 표현도 많고, 두 작품 모두 마음을 아프게 하는 주제라 울면서 번역한 부분도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 시상식
윤선미·김소라 등 '번역상'..피오 세라노 '공로상'
"한국문학 해외에 늦게 알려져 아쉬워"
‘제7회 한국문학번역원’ 공로상 수상자인 피오 세라노(오른쪽) 작가 겸 출판사 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문학의 특징이 있다면 문장들이 간결하고 여백이 많은 ‘여백의 미학’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번역만 하는게 아니라 해석과 문화적 의미를 전달해야 해서 힘들지만, 그만큼 도전적인 작업이고 보람도 더 크다.”(윤선미 씨)

여러 나라의 언어로 한국문학을 번역하며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한 우수한 번역가들이 ‘제17회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윤선미 씨는 스페인어로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김소라 씨는 영어로 김언수의 ‘설계자들’을, 이상윤·김환 씨는 러시아어로 천명관의 ‘고래’를 각각 번역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19 한국문학번역상’ 간담회에서 윤선미 씨는 “2012년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 이어 ‘소년이 온다’를 번역했다”며 “한강 작가가 시인이기 때문에 비유적인 표현도 많고, 두 작품 모두 마음을 아프게 하는 주제라 울면서 번역한 부분도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윤 씨는 “나 역시 예전에 ‘소년이 온다’를 번역한 적이 있는데 소년이 엄마의 이야기를 할 때 정말 우는 마음으로 번역을 했다”며 “번역을 끝내고 1년 정도는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몰입해서 번역했던 기억을 전했다.

번역자들은 원작의 느낌을 다른 언어로 살려 번역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소라 씨는 “‘설계자들’의 경우 작품에 욕이 다소 많이 나오는데 그 느낌을 살려서 번역하는 작업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그런 ‘재미’ 때문에 설계자들이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한 씨는 “번역할 때는 사전에 나와있는 뜻을 곧이곧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에 담긴 생각까지도 잘 파악해야 한다”며 “그 나라의 언어를 잘 알아야만 번역도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에서 잘 통하려면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며 “일단 작품의 사건이 재밌으면 번역이 뛰어나지 않아도 인정받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한국문학이 세계시장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직접 설립한 베르붐 출판사를 통해 한국문학 번역서를 50권 이상 출간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한 피오 세라노는 “한국은 안타깝게도 해외에 너무 늦게 알려졌다”며 “한국이 일본과 중국에 비하면 힘이 없어서 경쟁에서 밀렸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고은 시인을 제외하고 다른 작가는 스페인에 전혀 알려져있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스페인 출판사들이 ‘채식주의자’와 ‘설계자들’ 등 세계에서 주목하는 한국 작품들에 먼저 관심을 갖고 출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원작자로 참석한 김언수 작가는 번역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작가는 “어떤 부품을 쓰느냐에 따라 컴퓨터 사양이 달라지듯이, 좋은 문학 작품도 좋은 작품과 좋은 편집이 있어야 한다”며 “국내에서 아무리 절정의 작품을 쓴다해도 훌륭한 번역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홍세태의 ‘김영철전’을 영어로 번역한 배영재 씨, 김혜진의 ‘다른 기억’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클로에 고티에 등 8인이 ‘제18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학번역상은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쌍방향 소통에 기여해온 우수한 번역가를 격려하고 한국문학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을 고취하고자 1993년에 제정됐다. 격년제로 시상해오다 2013년부터는 매년 시상해 올해로 17회째를 맞았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