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8)로우 미"..BMW M8 컴페티션은 '포르쉐·페라리 킬러'

최기성 2019. 12. 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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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MW]
영화 킹스맨의 주인공은 멋진 슈트를 입는다. "정장은 현대 신사의 갑옷이며, 킹스맨 요원은 신시대의 기사단이다"는 말과 함께. 킹스맨 주인공인 해리 하트는 잘생기고 탄탄한 몸매를 지녔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유명한 대사처럼 행동 하나하나에도 기품이 넘친다. 하지만 테러리스트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무술 실력자다.

플래그십 고성능 스포츠카 BMW M8 컴페티션을 타본 뒤 머리에 맴돈 단어는 '킹스맨'이다. BMW M8은 BMW가 20년만에 부활시킨 럭셔리 스포츠카 BMW 8시리즈가 모태다.

8시리즈는 BMW그룹이 스포츠카 분야에서 새 장을 연 모델이다. 강력한 퍼포먼스, 감성적인 디자인,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최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갖췄다. 플래그십 스포츠카이자 또 다른 도로의 제왕이다. 굳이 따지자면 BMW 7시리즈는 '문(文)의 제왕', 8시리즈는 '무(武)의 제왕'이다.

BMW 8시리즈 중 가장 강력한 모델은 BMW M8 컴페티션이다. BMW 고성능 서브브랜드로 평범(?)한 차를 고성능 퍼포먼스카로 변신시키는 BMW M의 손길을 거쳤기 때문이다.

BMW M8 컴페티션은 일반 M8보다 더 고성능이다. BMW M은 고성능 M 모델의 성능을 더 향상한 상위 고성능 버전을 '컴페티션'이라 부른다.

BMW M8 컴페티션은 8시리즈의 가치를 높여준다. 왕을 지켜주는 유럽 중세 시대 '기사'와 같다. '킹스맨'의 뜻처럼 왕을 지켜주고 왕을 빛내주는 '왕의 남자'다. M8은 그 자체로 BMW 고성능 스포츠카의 제왕이기도 하다.

BMW M8 컴페티션은 다이내믹한 성능을 갖춘 BMW 모델을 타다 포르쉐나 페라리 등 고성능 스포츠카나 슈퍼카로 옮겨가는 고성능 퍼포먼스 마니아들을 붙잡는 것은 물론 포르쉐나 페라리 구매자들을 BMW로 끌어들이는 역할도 담당한다.

[사진제공=BMW]
전장x전폭x전고는 4865x1905x1380mm다. 베이스 모델인 8시리즈보다 20mm 길고, 5mm 넓고, 40mm 높다.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8시리즈와 달리 V8 가솔린 엔진을 적용했다. M 모델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이다. 또 8단 M스텝트로닉 변속기와 M전용 어댑티브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625마력, 최대토크는 76.48kg.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3.2초에 불과하다. 웬만한 슈퍼카보다 빠르다.

최고속도는 M 드라이버스 패키지 적용 때 305km/h에 달해, 현재까지 출시된 BMW 양산형 모델 중 가장 빠르다.

외모는 강렬하다. 갑옷을 입은 듯 근육질로 뭉쳐 범상치 않다. 파란 빛을 발산하는 LED 헤드램프는 눈매가 날카롭다. 좌우로 넓은 키드니 그릴과 범퍼 부분에 있는 카본 공기흡입구는 먹이를 삼키기 위해 입을 벌린 채 돌진하는 상어를 연상시킨다. 앞에 있는 장애물은 모두 집어 삼키겠다는 공격성을 내뿜는다. 앞 펜더 뒤쪽에도 카본 공기흡입구(에어브리더)가 장착됐다.

옆에서 보면 슬림한 창문 디자인과 클래식 스포츠카에서 찾아볼 수 있는 '더블 버블(Double Bubble)' 루프 라인을 채택해 공기역학성능을 향상시키면서 다이내믹한 이미지도 강조했다.

뒷모습도 안정감을 추구하는 세단 디자인과 달리 역동성에 초점을 맞췄다. 날렵하고 긴 엘자(L)형 LED 리어램프는 좌우 폭을 더 넓어보이게 만든다.

요철처럼 오목 볼록하게 굴곡을 준 수평 라인은 보는 각도나 빛에 따라 컬러나 형태가 달라 보인다. 트렁크 끝에 부착된 리어 스포일러와 4개의 머플러 팁은 '고성능'이라는 사실을 말없이 알려준다.

트렁크 속은 좌우 폭이 좁지만 깊이는 깊은 편이다. 뒷좌석 시트를 접어 수납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레버가 트렁크에 들어있다.

문은 묵직하게 열린다. 실내는 한 눈에도 고급스럽게 보이는 가죽 재질로 꾸며졌다. 세미 버킷 시트는 좌우 폭이 넉넉한 편이다. 시트 포지션이 낮아 몸을 살짝 뒤로 젖혀 앉아야 한다. 세단을 운전할 때처럼 등받이 부분을 세우면 오히려 시야가 답답해진다.

뒷좌석은 좁다. 헤드룸은 물론 무릎 앞 공간도 좁다. 성인이 탈 수 있지만 몸을 구겨야 한다. 멋과 성능을 위해 뒷좌석을 포기한 결과다.

10.25인치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풀디지털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는 차량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사진제공=BMW]
M전용 스티어링휠은 그립감이 좋은 가죽으로 감싸졌다. 손에 잡히는 느낌은 두툼하고 묵직하다. 수동변속 기능을 제공하는 패들 시프트 앞쪽에는 빨간색 M1·M2 버튼이 부착됐다.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등을 조율해 차의 성격을 바꿀 수 있게 해준다. 일반적으로 M1은 부드럽게, M2는 강력하게 세팅해둔다. 한번 세팅해두면 버튼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차의 성격이 급변한다.

빨간색 시동 버튼을 누르면 묵직한 8기통 엔진음이 울려퍼진다. 덩달아 심장이 두근거린다. 센터 콘솔에 있는 시동 버튼 바로 뒤쪽에는 M모드 버튼이 있다. M모드는 로드(Road), 스포츠(Sport), 트랙(Track) 중에서 고를 수 있다. M전용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차량 상태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가속페달을 살짝 건드리면 곧바로 치고 나갈 듯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로드 모드를 선택한 뒤 가속페달을 밟으면 묵직하면서도 힘찬 움직임이 발끝을 통해 전달된다. 하지만 중·저속 구간에서는 절제할 줄 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들어선 뒤 가속페달을 밟으면 순간 망설임도 없이 곧장 치고 나간다. 강렬하고 빠른 반응에 몸이 움찔해질 정도다. 움직임을 통제하지 못할까라는 불안감도 든다. 하지만 손과 발의 지시에 정확하게 반응해 불안감은 이내 사라진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에 더 날카롭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5m에 육박하는 거구가 아니라 작고 날렵한 스포츠세단을 모는 것같다.

BMW M8 컴페티션은 일반 도로에서 타기에는 과할 정도의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포르쉐·페라리가 내놓은 고성능 스포츠카나 슈퍼카를 굳이 살 이유를 없애버린다.

'펀(FUN)'을 추구하는 고성능 모델이지만 '편(便)'을 포기하지 않았다. 스포츠 주행을 만끽한 뒤 부드럽게 세팅한 M1 버튼을 선택하고 주행하면 세단에 버금가는 정숙성과 안락함이 폭풍 질주에 경직됐던 몸의 긴장을 풀어준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후진 어시스턴트를 포함한 파킹 어시스턴트 등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도 갖췄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은 2억3950만원이다.

[진도 =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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